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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Brian McKnight - Just Me
    rhythmer | 2011-08-05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Brian McKnight
    Album: Just Me
    Released: 2011-07-12
    Rating: 
    Reviewer: 정휴(객원필자)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보컬리스트가 있다. 한여름 밤, 바람이 불어 물결이 허공에서 뒤엉켜 세차게 바닥을 두드릴 때, 한차례 몰아친 폭우 끝에 뿌연 안개를 뚫고 수증기가 아름답게 형형 빛깔 하늘을 수놓았을 때처럼, 그 존재만으로도 가슴 뭉클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누구나 한 번쯤 브라이언 맥나잇(Brian McKnight)의 노래에 감동한 적이 있을 것이다. 타고난 보컬리스트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그의 새 앨범 소식만으로도 가슴을 두근거린 사람, 분명히 있을 것이다.

    많은 노장이 새 앨범을 발표했을 때 드는 생각이 있다. ‘과연, 그는 변했을까?’, ‘얼마나 적절히 동시대의 흐름과 타협했을까?’와 같은 궁금증 말이다. 열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오랜 시간 활동한 그도 이 물음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그 내용물들이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마빈 게이(Marvin Gaye)? 첫 번째 트랙 “Temptation”을 듣고 마빈 게이의 “I Want You”를 떠올렸다. 첫 싱글 “Fall 5.0”부터 서정적인 가사와 고전의 느낌을 담은 “One Mo Time”, 세련된 감각의 “Gimme Yo Love”까지, 어디서 들어본 듯한 효과음과 멜로디라니, 이거 뭔가 잘못된 느낌이다. 물론, 변화를 보여주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트랙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렉트릭 기타의 강렬한 연주로 록(Rock)적인 느낌을 담은 “Husband 2.1”, 감성적인 피아노 터치와 함께 재즈적인 편곡으로 소화한 왬(Wham)의 히트곡 “Careless Whisper”를 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본 앨범의 평가는 글쎄,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독특함, 또는 빼어남이 모자란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저 앞에서 질주하고 있는 ‘현재 감각’에 속도를 맞추려다가 스텝이 꼬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드니 말이다. 타고난 보컬리스트, 그 하중을 든든하게 받쳐줄 부분에 양질의 음악을 덧대어 메워 주고, 그것이 세상에 공개되는 날 빛이 발하기를 바랐는데, 결과물을 확인하고 보니, 과거의 영광만 남아 있었다.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만한 ‘킬링 트랙(Killing Track)’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위안이 됐을까?

    그럼에도 본 앨범에 의미를 둔다면, 공연 실황을 담은 라이브 음반이 함께 담겨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단 한 장도 없었던 그의 라이브 앨범을 목 빠지게 기다렸던 팬들에게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존재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정규작에서 느낀 실망감을 보너스 라이브 음반으로 위안 삼다니, 조금은 얄미운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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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끌리는대로 (2011-08-08 19:30:40, 121.141.178.**)
      2. 1cd듣고 아 이건 뭐지.. 하다가 라이브듣고 맥나잇 하앜하앜
      1. 양지훈 (2011-08-06 13:43:10, 180.64.74.**)
      2. 항상 느끼는 것인데, 가창력은 오래 전부터 신의 영역에 근접한 싱어이지만 정작 스튜디오 앨범의 완성도는 매번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도 예외는 아니었고요.

        라이브 투어 할 때 동행하곤 했던 아들래미까지 앨범에 끌어들인 모양인데, 그다지 큰 감흥은 없습니다. -.-;;;

        그리고, 70여 분의 라이브 음원을 듣다가 감탄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형이 짱이야.
      1. 부담보이 (2011-08-05 22:29:30, 175.193.205.***)
      2. 저도 라이브 앨범 땜에 샀음

        포켓몬 스티커 모으려 빵산 느낌 ㅋㅋ

        근데 전 솔직히 본 트랙들도 그냥 무난히 좋게 들었어요
      1. unknownn (2011-08-05 21:55:28, 112.154.228.**)
      2. 진짜 라이브 트랙들에서 감동돋습니다. 앨범은 파격적이지도, 현상유지도 못했지만...
      1. 박종국 (2011-08-05 15:30:00, 218.156.194.***)
      2. 촌철살인같은 리뷰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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