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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Ace Hood - Blood Sweat + Tear
    rhythmer | 2011-08-29 | 1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Ace Hood
    Album: Blood Sweat + Tear
    Released: 2011-08-09
    Rating: 
    Reviewer: 황순욱









    디제이 칼리드(DJ Khaled)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지난 두 장의 앨범을 통해 가능성을 전시한 에이스 후드(Ace Hood)는 이제 무언가를 증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사실 그의 앨범은 칼리드가 계획한 프로젝트의 일부였고, 에이스 후드 개인의 무언가를 보여주기보다는 거대한 유행에 동참해 적절히 반응했던 것뿐이었다. 곡들은 제법 괜찮았고 호응도 있었지만, 과연 그것이 에이스 후드를 향한 것이었을까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때문에 그의 앨범은 흥행과 별개로 진부하다는 평가에 갇힐 수밖에 없었다. 이제 세 번째다. 여전히 칼리드의 입김이 세게 작용하지만, 게스트는 상당히 줄었고 당연히 그만큼 에이스 후드에게는 솜씨를 뽐낼 기회가 늘었다.

    일단 게스트 없이 공개된 첫 싱글 "Hustle Hard"는 성공적이다. 렉스 루거(Lex Luger)의 비장한 비트 위에서 강세를 찍어가며 뱉어내는 라임은 경탄할 경지는 아니지만, 적당히 터프하고 유머도 있다. 무엇보다 혼자서 하나의 곡을 책임지고 끌어가는 동력이 충분하다. 이어진 싱글컷 "Go 'N' Get It"도 같은 방식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동어반복이 아니다. 이것으로 앨범의 컨셉트가 결정된 것 같아 오히려 안도감이 생긴다. 여기에 남부의 색채를 간직한 "ErrryThang"과 "Bitter World"같이 강하고 무거운 트랙들을 몇 더하면 에이스 후드가 가려는 방향이 그려지는 듯하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이 앨범은 성공의 공식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메이저 레이블의 한계를 드러낸다. 세 번째 싱글 "Body 2 Body"는 분명히 매력적인 곡이다.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은 애절하고도 부드러운 보컬로 곡의 포인트를 분명히 살렸고, 에이스 후드의 감정도 잘 정리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Spoke To My Momma"의 빌려 온 설정이나 "Lord Knows"의 전략적인 진부함이 차례로 이어지면서 이것은 지나친 의도가 된다. ‘여기선 이 무기를 쓰고 저기선 이 아이템을 쓰자.’ 물론, 뮤직 비즈니스라는 게 그런 거지만,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을 계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알고는 있지만, 그것의 정체를 보기는 싫은 거다.

    에이스 후드의 스타일에는 상당한 개성이 있다. 프로덕션은 클리셰와 공식에 의존해 그에게 안전한 전쟁을 치르기를 원하지만, 강압적인 여건에서도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 넣는다. 느리거나 빠르거나, 강하거나 여리거나 어떤 상황에도 에이스 후드는 적당한 방법으로 플로우를 흘릴 줄 안다. 하지만 이것이 그의 성장에 장애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무거나 잘 어울리니 그냥 주는 대로 입으라는 식으로 말이다. 편리함은 본질을 숨긴다. [Blood Sweat + Tears]에는 이런 시스템의 딜레마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나의 컨셉트가 잡히는 듯하더니, 이내 (없어도 될) 다양함에 묻혔다. 그가 무엇을 잘하는지는 알겠지만,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그의 단호한 악센트를 닮은 음악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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