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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Apathy - Honkey Kong
    rhythmer | 2011-09-19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Apathy
    Album: Honkey Kong
    Released: 2011-08-23
    Rating: 
    Reviewer: 양지훈









    분야를 막론하고 실력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보스턴 커넥티컷(Connecticut)의 랩퍼 애퍼씨(Apathy)는 현재 누구도 함부로 비난할 수 없는 위치에 등극해 있다. 아미 오브 더 패로우스(Army of the Pharaohs, 이하 AOTP)와 데미가즈(Demigodz)의 멤버로서 보여준 실력만으로도 그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의 기라성 같은 랩퍼 중 한 명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게다가 자신의 이름을 당당하게 내걸었던 솔로 앨범들은 어떠한가. 지금까지 발매한 정규 앨범과 EP, 그리고 믹스테잎을 통해, 그는 쉴 틈 없이 달리는 열혈 엠씨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이처럼 매번 완벽하진 않더라도 확실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에게도 어느덧 식상함에서 벗어나야 하는 때가 도래했다. 2집 [Wanna Snuggle?]에서 소울 샘플을 첨가한 작법을 가미하며 슬며시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패턴은 다름이 없었기에 획기적인 변화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지금까지 애퍼씨가 걸어온 행적을 꾸준히 지켜봤던 리스너라면, 이제는 제아무리 출중한 실력의 인물이더라도 반복되는 패턴에서 슬슬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음을 직감했을 것이다. 영리한 애퍼씨가 자신의 이러한 맹점을 방치해둘 리가 없었다. 세 번째 정규 앨범 [Honkey Kong]에서는 스케일의 확장이라는 용단을 내린다.

    [Honkey Kong]을 통한 변화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raw hiphop'이라는 기존의 컨셉트에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방침은 고수하되 푸짐한 잔칫상으로 변신을 꾀한다는 것이다. 애퍼씨 본인의 프로듀싱이 완전히 배제되진 않았지만,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 비트마이너즈(Da Beatminerz), 에비던스(Evidence), 스태틱 셀렉타(Statik Selectah) 등 전작까지 볼 수 없었던 화려한 프로덕션으로 앨범을 가득 채웠다. 게다가 2CD라는 초강수를 두어, 80여 분 동안 하드코어 랩의 진수를 보여주고자 아예 작정을 했다. 여전히 많은 게스트 랩퍼를 대동하면서 말이다. 애퍼씨가 초대한, 지역을 막론하고 집결한 프로듀서들은 언뜻 보기에는 저마다 개성이 뚜렷해 보이지만, 다행스럽게도 따로 노는 경향 없이 'raw hiphop'이라는 방향성의 유지에 공헌한다. 매드 라이언(Mad Lion)의 걸쭉한 목소리에 깜짝 놀라게 되는 "Never Say Never", 디제이 먹스(DJ Muggs)의 프로듀싱에 감탄할 "Fear Itself"는 '90년대 힙합을 연상케 하는 준수한 트랙이다. 디제이 프리미어의 비트("Stop What Ya Doin")는 아쉽게도 기대한 만큼의 결과물이라 보기 어렵지만, 앨범의 전반적인 컨셉트에는 충실한 산물이다. 엠씨들도 최선을 다했다. 에소테릭(Esoteric)과 셀프 타이틀드(Celph Titled)의 참여는 식상함의 여부를 떠나서, 애퍼씨를 포함한 세 명의 엠씨가 여전히 AOTP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들임을 입증한다. 웨스트 코스트 진영의 엑지빗(Xzibit)의 참여("The Recipe")도 매드 라이언 못잖게 반갑다. 친절하게도 "Army of the Godz"에서는 AOTP 멤버들의 실력을 다시금 확인해보는 시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요약하자면, [Honkey Kong]은 '90년대식 힙합이라는 컨셉트를 바탕으로 주인공을 포함한 많은 랩퍼가 각자의 실력을 뽐내는 무대이다. 작년에 셀프 타이틀드가 [Nineteen Ninety Now]에서 보여줬던 '90년대 힙합의 정수에 준하지는 않더라도 방향성만큼은 뚜렷하며, 거대한 스케일의 위엄은 절대 무시할 수가 없는 수준이다. 만약, 몇몇 트랙을 걸러내 한 장의 CD로 만들었다면, 더욱 타이트한 작품이 되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드러난 애퍼씨의 실력과 자신감은 인정받아 마땅하다. 그는 확실히 '난 사람'임에 틀림없다.



    Track List

    101. Honkey Kong f Vinnie Paz (prod. Vanderslice)
    102. Holy Ghost f. Slaine (prod. Apathy)
    103. The Villain f. Ill Bill (prod. Apathy)
    104. Check to Check (prod. Evidence)
    105. Stop What Ya Doin f. Celph Titled (prod. DJ Premier)
    106. The Recipe f. Xzibit (prod. Stu Bangas)
    107. Fear Itself (prod. DJ Muggs)
    108. Who Got Da Juice f. Blacastan (Skit)
    109. It’s Only Hip-Hop f. Brevi (prod. Statik Selektah)
    110. I Dedicate This To You f. Tosha Makia (prod. Smoke The World)
    111. All I Think About f. Action Bronson (prod. Vanderslice)
    112. Never Say Never f. General Steele & Mad Lion (prod. Teddy Roxpin)
    113. Albino Gorillas f. Esoteric (prod. DJ Wayne Ski)
    114. Peace Connecticut (prod. Da Beatminerz, cuts by Evil Dee)
    115. Army Of The Godz f. Esoteric, Blacastan, Reef The Lost Cauze, Planetary, Crypt The Warchild, Motive, Celph Titled & Vinnie Paz (prod. Teddy Roxpin)
    116. 1:52 AM (prod. Apathy)

    201. East Coast Rapist
    202. Squeeze
    203. Dear Lord
    204. Make Alotta Money
    205. Smoke Weed Everyday
    206. No Rapper
    207. Death to the Culture Vul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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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성훈 (2011-09-23 23:02:47, 58.143.80.**)
      2. 물론 좋긴 하지만 약~간 아쉬운 느낌, 좀 더 돌려봐야겠어요!
      1. 뮤직쿤 (2011-09-21 03:04:01, 220.122.244.***)
      2. 캬... 환상적인 한줄평이네요! ㅋㅋㅋ
      1. unknownn (2011-09-21 01:43:44, 112.154.228.**)
      2. 이 앨범의 유일한 단점은 애퍼시는 이것보다 더 잘만들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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