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Drake - Take Care
- rhythmer | 2011-12-01 | 2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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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Drake
Album: Take Care
Released: 2011-11-15
Rating:
Reviewer: 강일권
정규 앨범을 발표하기도 전에 믹스테잎 수록곡으로 차트 상위권을 장식하고 각종 어워드 후보에까지 올랐던 뮤지션은 아마 드레이크(Drake)가 유일무이하지 않을까 싶다. 그는 2009년과 2010년 사이에 걸쳐 등장한 수많은 괴물급 신예 중에서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만큼 그가 지닌 무기는 강력했다. 위트 넘치는 작사실력은 물론, 랩과 보컬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재능의 조합이 이뤄낸 시너지 효과는 드레이크를 힙합 씬에서 가장 바쁜 뮤지션 중 한 명으로 만들었다. 그가 더 대단한 건 트렌드를 좇지 않고 주도했다는 점이다. 드레이크는 전작들에서 우울한 정서가 가득 담긴 마이너 풍의 프로덕션을 꾸리며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확실하게 드러냈는데, 이렇게 그가 선보인 멜랑꼴리 힙합 사운드는 최근 메인스트림 힙합음악 계의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두 번째 앨범 [Take Care]에서 이러한 ‘멜랑꼴리’ 노선은 더욱 확고해졌다. 또한, 장르의 경계마저 완전히 허물어졌다.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 음악적으로 힙합은 약간의 우위를 점할 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드레이크의 시작부터 함께한 프로듀서 노아 “포티” 셰비(Noah "40" Shebib)가 있다. 포티는 드럼 비트를 뒤로 포진시켜놓은 채, 신시사이저로 주조한 감성적이고 우울한 멜로디 라인과 사운드를 부각시키는데, 특히, 앰비언트 뮤직처럼 사운드의 잔향을 은은하게 퍼트림으로써 멜랑꼴리 감성을 극대화한다. 마초적인 성향이 강한 힙합음악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술김에 헤어진 여자에게 전화해서 지질대기’를 담은 “Marvin's Room”은 그 대표적인 예. 또한, 잔잔하게 쪼개지는 하이햇과 80년대 신스 사운드로 연출한 차분한 멜로디가 어우러진 “Shot For Me”, (비록, 기대만큼의 존재감이 느껴지진 않지만)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구슬픈 하모니카 연주가 조력한 “Doing It Wrong”, 릴 웨인(Lil Wayne)과 안드레 3000(Andre 3000)이 뭉친 “The Real Her”, 쥬브나일(Juvenile)의 메가 히트 클럽 뱅어 “Back That Azz Up”을 샘플링하여 감성트랙으로 절묘하게 재탄생시킨 “Practice” 등도 앨범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곡이다. 이러한 프로덕션을 기반으로 드레이크의 보컬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앨범은 힙합, 알앤비, 일렉트로-팝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다.
한편, 강한 킥과 긴박하고 유려한 신스의 운용이 돋보이는 “Make Me Proud”와 오랜만에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의 세련된 소울풀 힙합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는 “Lord Knows”는 본작에 힙합의 기운을 밀어 넣는다.
드레이크가 보여준 세계관과 음악적 특성 때문인지 일부는 이번 앨범을 두고 ‘힙합의 멋을 잃어버린 앨범(사실 이건 순화한 표현이다. 실제 미국 현지 음악팬 중엔 성적인 단어를 비유로 들며 더욱 과격하게 표현한 이들도 적잖다)’이라 평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힙합’에서 한 발 빠져 나와 보면, 준수한 완성도와 매력을 지닌 작품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을 힙합의 잣대에서 볼 것이냐, ‘힙합을 기반으로 한’ 알앤비 앨범, 혹은 일렉트로-팝 앨범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음악적인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듯한데, 이것 참 모호하다. 어쨌든 드레이크의 음악 세계가 기존의 잣대로 쉽게 폄하할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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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애 (2018-10-15 10:56:42, 211.216.136.***)
- Drake 정점 앨범중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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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준 (2012-12-08 10:34:36, 122.34.149.***)
- HipHop 과 R&B 의 사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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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유남 (2011-12-18 08:12:09, 110.34.75.**)
- 아 그냥
올해
칸예를 제외하고는
거의 제일 최고의 앨범.
곡 구성이 미쳤음.
확실히 드레이크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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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anoid (2011-12-15 13:48:38, 118.38.138.***)
- 부드럽고 조용한 느낌이 드레이크의 대명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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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 (2011-12-14 08:09:02, 152.99.152.**)
- Truble Makerz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
드레이크는 이번앨범으로 자기만의 새깔을 더 확실히 해나가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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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uble Makerz (2011-12-07 15:41:58, 175.196.242.***)
- 모든 것의 시작은 질타받기 쉽고 이상해 보이고 룰을 벗어난 다는 것은 그만한 리스크를
감수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드레이크는 정말 진보적이고 획기적인 랩퍼 이자 '아티스트'리고 생각합니다.
힙합에서만 그치는게 아니라 그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네요.
(전 개인적으로 The Weeknd 의 팬이라서 Crew Love 를 좋아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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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칙촉 (2011-12-07 11:58:41, 116.41.74.***)
- 흠.. 저는 marvin's room이나 practice같은 곡들은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더군요.
솔직히 저는 구분도..안...되었... 죄송합니다 저는 막귀입니다.
그냥 드레이크의 곡들 전반에 흐르는 통일적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해 주세요ㅠㅜ
그렇지만 드레이크가 보컬색이 조금 단조로운 만큼 차분한 곡들에도 색다른 느낌의 멜로디나 악기를 넣어줬으면 하는게 제 바람입니다..
개인적으로 그게 잘 되는 케이스가 프랭크 오션이라고 생각하구요.
개성적인 마이너 느낌도 좋지만..저와 같은 막귀를 위해 향신료도 좀 넣어줬으면 해요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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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kka (2011-12-06 19:44:32, 211.246.77.**)
- 배재형 위 예동현님이 잘 정리해주신 거 같은데 좀 답답하여 덧붙이자면 오히려 재형님이 말한 그 문구에 대한 정의가 재형님이 힙합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강일권님의 다른 글들을 보아왔다면이 글에서의 힙합 의미를 그렇게 확정짓지는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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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동 (2011-12-06 14:25:14, 115.90.130.**)
- 전 배재형님의 의견을 약간의 공감은 하지만 조금은 다른 의견인것이...
힙합에 아무리 너그러운 잣대로 평가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방법론이나 전통적인 감성이라는 것은 존재하고 그것들이 모여 기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새 앨범이나 근래의 음악들에 대한 평가가 박해지는 것은 저도 상당히 싫어하고 경계하지만 과거의 작품들을 통해 쌓아올린 기준마저 부정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싶군요.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겠지요.
비록 많이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제가 듣기에도 드레이크의 이 앨범은 상당히 여러장르에 걸쳐두고 있어서 1집과는 분명히 양상이 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비단 보컬의 비중이 커지거나 샘플 소스의 응용의 문제가 아니라 방법론 자체가 일렉트로니카를 위시한 다른 여러 음악과 뒤섞여있는데 넓게 보면 배재형님 말씀대로 좀 색다르거나 얼터너티브한 힙합 앨범으로 간주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힙합을 베이스로 하는 하이브리드 앨범의 색채가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앨범의 전체적인 모양새에서는 다소 벗어나지만 lord knows같은 곡을 수록하고 그 앞뒤의 배치를 기가 막히게 해내면서 전체의 흐름에서 모나지 않게 만든 드레이크의 역량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사실 논란이 되고있는 '게이스러운 힙합의 대명사'라는 하드코어 팬들의 악평도 따지고보면 위에 언급했던 그런 기저가 바탕이 되기 아닐까하고 생각해보기도 했구요.
배재형님의 의견이 맞다 틀리다 하는 것이 아니라, 재형님의 말씀에도 분명한 포인트가 있으나 제 생각엔 이 리뷰에서 사용된 표현의 의도가 이러한 것 같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일 뿐이니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어쨌든 화두가 되고 있는 드레이크의 앨범이 나온김에 한번쯤은 일어나야할 담론이 아닐까싶어 간만에 댓글을 달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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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형 (2011-12-06 10:28:41, 61.250.143.***)
- 그렇게 멀리갈 게 뭐 있나요.
지가 못 때리겠으니까 못 이길 것 같으니까 엄마아빠형 부르는 꼬라지를
권위주의라고 하죠.
저 개인적으로는
'‘힙합’에서 한 발 빠져 나와 보면', 이라는 문구가 걸립니다.
그 문구에서의 힙합은, 리얼힙합, 리얼힙합 거리는 개마초힙합원리주의자, 이 말하는 힙합, 같이 들리거든요. (개인적으로 개마초힙합원리주의자들은 회교 원리주의자들보다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이 앨범이 왜 힙합에서 한 발 빠져나와 봐야되는지 의문입니다.
그 옛날 밥 딜런이 일렉기타 들었다고 개욕 처먹던 (웃기는) 상황과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밥 딜런의 일렉기타가 포크 음악의 본질을 흐렸다고 생각하십니까?
다시 말하면
드레이크의 '리얼힙합'스럽지 않은
소프트하고 여성적이고 마이너한 음악이
힙합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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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MK (2011-12-06 00:57:44, 58.148.130.***)
- 개인적으로 'crew love' 이 트랙 비트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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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nisk (2011-12-05 16:53:59, 112.166.189.***)
- 비트과학자님의 질문에 대한 답은 제가 아니고 리언 페스팅어가 해줄거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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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과학자 (2011-12-04 19:55:57, 175.197.17.**)
- 본인이 별로라고 느꼈으면 그렇게 혼자 생각하면 되지 리드머에서 까주길 바란다는 건 또 뭔가요? ㅋㅋㅋㅋ 왜케 웃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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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know (2011-12-04 11:28:24, 210.104.22.*)
- 싫든 좋든 드레이크는 이슈임 난 좋게들었는데 왜 싫어하지? 음악의 장르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섞이는건 당연한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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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nisk (2011-12-02 21:09:19, 114.29.30.**)
- 하하 리드머 리뷰에서 시원하게 까주길 기대한 제가 잘못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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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성 (2011-12-02 19:49:45, 59.15.20.***)
- 드레이크는, 자신의 색깔이 너무나 확고해서 그게 슬슬 두려워집니다.
랩도 잘하지만, 뭔가 엄청난것도아니고, 노래도 그냥 듣기좋게 잘하니까요.
가사는 기가막히게 쓰지만, 가사는 저는 항상 해석은 못해서...
훅메이킹은 대단하죠. 잘모르겠어요 너무 아끼는 아티스트라 걱정되서그런가?
저도 별4개 주고 싶어요. 근데 소파곤을 10개 주고싶습니다.
근데 이게 소파곤 때 나왔다면 10개를 받았겠죠.
소파곤은 8개를 받았을거구요. 그렇게되는거아닌가...하는생각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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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과학자 (2011-12-02 16:43:24, 110.70.11.***)
- 전작보다 더 안정적이어서 맘에 들었어요 드레이크만의 정체성을 이젠 확고히 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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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루이더킹주니어 (2011-12-02 05:21:18, 216.114.194.***)
- nowadays hip-hop turned gay because of that d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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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yako (2011-12-02 01:56:02, 121.163.80.**)
- 메인 트랙은 아니지만서도,
힙합 팬의 입장에서 보면 Lord Knows같은 곡에 상당한 애착이 가는거 같아요.
포티 셰비가 주도하는 사운드 사이에 날카롭게 파고든
소울샘플 비트의 배치 자체도 적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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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ty (2011-12-01 23:26:30, 112.145.2.***)
- 짱먹어라 니가 진짜... 개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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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Y (2011-12-01 22:38:21, 175.113.134.***)
- 힙합의 굴레안에 그를 묶어놓기엔 드레이크가 가진 버라이어티한 재능이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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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준 (2011-12-01 19:31:32, 118.32.214.**)
- Drake의 이번 Take Care앨범은 확실히 들으면 힙합이란 색깔은 옅고 R&B의 색깔이 짙죠.ㅎ
하지만 계속 듣다보면 그의 멜랑꼴리함의 마성에 빠지게 되서 어느 순간 정주행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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