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Warren G - The G Files
- rhythmer | 2009-10-19 | 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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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Warren G
Album: The G Files
Released : 2009-09-29
Rating : +
Reviewer : 남성훈
I'm gettin jacked, I'm breakin myself
I can't believe they taking Warren's wealth
they took my rings, they took my rolex
I looked at the brotha said "Damn, what's next?"
- "Regulate" 中“What's going on? (Marvin gaye)”의 진솔한 거리판 답가였던 “Regulate”에서의 워렌쥐(Warren g)의 유약한 모습과 보이스는 -긴장감을 절대 잃지 않았던 닥터드레(Dr.dre)의 g-funk와는 다른- 청자를 그야말로 '녹여버리는' 특유의 나른한 g-funk 사운드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워렌쥐라는 '브랜드'는 그렇게 탄생했다. 아무리 스눕독, 독파운드(Tha dogg pound) 등 하드코어한 랩을 하는 동료들과 어울려도, 세월이 지나 지금까지도 90년대 서부힙합의 부흥기를 함께했던 팬들에게 워렌쥐는 '아련함' 그 자체다.
많은 힙합아티스트들은 유행에 맞추어, 혹은 새로운 유행을 만들기 위해 스타일을 바꾸고 그것으로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것은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힙합의 법칙이다. 제이지(Jay-z)는 이 법칙에 '거만'의 법칙을 더해 아예 진부해진 유행 '오토튠(Auto-tune)'에 사망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난 g-funk를 온전히 자신의 자아(ego)로 규정하고 그 안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는 워렌쥐는 이런 힙합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휴식처와도 같은 존재다. 동시에 더는 새로운 사운드를 받아들일 생각도 관심도 없는 보수적인 힙합 팬들에게는 지켜줘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The G-files]라는, 팬들의 기대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타이틀의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 앨범을 이야기하기 전에 전작 [In The Mid-Nite Hour]를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메이져 레이블에서 버려지다시피 벗어난 워렌쥐는 실제 연주에 기반해 펑크, 소울, 재즈, 그리고 보사노바까지 g-funk와 버무려 빈티지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세련된 한층 깊이 있는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마빈 게이처럼 기억되고 싶었던 그의 작가적인 욕심이 처음으로 온전히 드러난 [In The Mid-Nite Hour]의 다음 작품인 [The G-files]에 거는 기대는 그래서 더욱 컸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워렌쥐의 이번 앨범에 대해서는 '실망'이라는 단어 말고는 쓸 말이 별로 없다.
물론, 그는 g-funk를 여전히 구현한다(우습지만, 그가 하는 모든 음악은 결국 g-funk다). 올드팬들의 귀를 자극하며 시작을 알리는 “West Is Back”은 반갑지만, 후배들의 트리뷰트(tribute)정도로 들려 이게 왜 이 앨범에 속해 있는지 알 수 없는 트랙이며, 덕분에 이어지는 산만하기 그지 없는 트랙 “True Star”에서 자신을 치켜세우는 워렌쥐만 우습게 만들었다. 마리화나를 즐기는 ‘Weed smoker’ 워렌쥐의 모습을 담은 “Let's Get High”는 전작의 스타일을 따라간 몇 안 되는 곡이지만,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전작의 “The Weed Song”의 몽환적이면서도 펑키했던 강렬함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래퀀(Raekwon)과 함께 한 “100miles And Running”은 워렌쥐보다는 더 게임(The Game)의 앨범에 실렸어야 할 느낌의 곡으로, -병세가 악화돼 다시 목소리를 듣기 힘들지 모르는- 네잇 독(Nate Dogg)의 목소리를 제외하고는 별 볼 일 없는 트랙이며, 래퀀의 랩과 어우러지지도, 그렇다고 곡에 녹아들지도 않는 워렌쥐의 재앙에 가까운 랩은 안타까움만 더한다. 뛰어난 스킬 없이도 곡에 착 감기며 사랑스러움을 더했던 워렌쥐의 랩은 거의 모든 곡에서 가볍고 성급한 비트와 어우러지지 못했다. (믿었던 스눕 독마저 제 몫을 하지 못한) 신예를 전면 배치한 피쳐링 진도 [I Want It All]에서 함께 했던 랩 게임의 베테랑들과 [In The Mid-Nite Hour]에 생명력을 더했던 비숍 라몬트(Bishop Lamont)만 그립게 만들 뿐이다. 사회를 바라보는 의식 있는 시선을 담은 “Hold On”과 “What's Wrong”은 내용과는 별개로 맥 빠진 느낌이고, 앨범의 후반에 자리잡고 있는 커머셜트랙 “Ringtone”과 “Crush”는 평범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작에서 넵튠스의 전매특허인 미니멀한 비트를 g-funk사운드로 구현했던 “Make It Do What It Do”와 같은 객기 넘치는 트랙도, 앨범의 실망감을 상쇄시켜 줄 죽여주는 트랙 하나도 없이 앨범은 결국 끝이 나고야 만다.
[The G-files]는 단순히 워렌쥐의 또 하나의 실망스러운 앨범이 아니다. 두 번째 앨범 [Take A Look Over Your Shoulder]와 워렌쥐 자신도 아쉬움이 컸다고 말한 [The Return Of The Regulator] 역시 앨범의 완성도는 실망스러웠지만, 그 안에는 팬들이 그에게 열광할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항상 클래식을 만들어 낼 수 없는 이치에 따른 자연스러운 징검다리였고, 우리는 그 앨범들 안에 담긴 곡 중에 절반 이상을 워렌쥐의 끝내주는 g-funk트랙들로 언제든지 뽑아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이 곡들 중에서 추천할 곡을 고심해 볼 시간에 차라리 그의 다른 주옥 같은 곡들을 한번 더 듣고 말고픈 심정뿐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남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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