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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50 Cent - Curtis
    rhythmer | 2009-10-27 | 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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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st: 50 Cent
    Album: Curtis
    Released : 2007-11-11
    Rating : +
    Reviewer : 예동현







    9월 11일 대결의 1라운드는 (적어도 북미에서는)칸예의 승리처럼 보인다. 피프티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결과일 것이다. 왜냐하면, 본 작은 피프티 센트(50 cent)의 커리어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탄탄한 앨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결과가 납득할만한 것으로 생각한다. 피프티의 기대 받은 신보는 분명히 탄탄한 완성도를 지닌, 평균점이 높은 커머셜 하드코어 앨범이긴 하지만 동시에 뮤지션으로서 피프티 센트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새로운 프로듀서들과 작업한 몇 곡을 제외하면 과반수의 트랙은 지겹게 들어온 전형적인 지-유닛 스타일의 그럭저럭 준수한 변형에 그치고 있다. 사실 이런 트랙들은 그 구성이 너무 헐거워 깊이 음미하면서 들을 만큼 깊은 여운을 담고 있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만큼 감각적인 트랙이 많은 것도 아니다. 전혀 인상적이지 않고 자리만 차지하는 에미넴(Eminem)의 두 트랙은 평균점 유지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고 닥터 드레가 손을 댄 “Come & Go”는 나쁜 것은 아니지만 스눕의 앨범에서 보여준 호조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허나 마크 뱃슨(Mark Batson)의 키보드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드레답지 않은 리듬이 신선한 “Fire"의 팝적인 감각은 흥미롭다. 나쁘지는 않지만 한결 느슨해진 ”Come & Go"보다는 타이 파이프(Ty Fyffe)의 작업을 보정해준 ”Straight To The Bank"가 그나마 가장 활력 있는 드레식 비트의 트랙인데 그나마도 [2001] 시절의 무난한 트랙 수준에 불과해 [Detox]에 대한 우려는 커져만 간다.

    물론 본 작은 필사적인 피프티 센트의 노력이 보인다. 블렌드 믹스로 명성을 얻은 에이펙스(Apex)가 프로듀스한 앨범의 베스트 트랙인 “I Get Money"는 익숙한 오디오 투(Audio Two)의 샘플보다도 분위기 전체를 주도하는 캐시디(Cassidy)의 ”I'm A Hustla"의 드럼 소스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전혀 새로운 분위기를 이끌어낸 것이 더욱 인상적이다. 가장 달콤한 “Amusement Park"의 은밀하고 음란한 속삭임은 피프티 센트의 여유로운 가사 때문에 더욱 달콤하고 유혹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그가 항상 곡을 휘어잡지는 못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와 팀발랜드(Timbaland)를 초대한 것은 어찌 보면 다양한 프로듀서와의 작업을 통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하려는 것일 텐데 "Ayo Technology"라는 결과물 자체는 근래 그들 콤비가 보여주었던 스타일을 그대로 수용한 나머지 막상 주인공이어야 할 피프티가 주목을 뺏긴다. 또 다른 트렌드세터 에이콘(Akon)이 참여한 “I'll Still Kill"은 그나마 균형을 맞춘 작업이긴 하지만 여전히 곡을 주무르는 건 에이콘의 훅이다. 그래서인지 “Follow My Lead"에서의 로빈 씨케(Robin Thicke)나 “Fire"의 영 벅(Young Buck), 니콜 셰르징거(Nicole Scherzinger)등과 균형 있는 작업을 펼쳤지만 앞서 말한 두 곡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서인지 그들의 참여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물론, 피프티 센트의 실력은 아직까지 건재하다. 비트를 고르는 능력도 준수하며 그의 최대 장점으로 손꼽히는 훅 메이킹 능력도 변함없이 매력적이다. 문제는 아직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는 그의 태도이다. 피프티 센트식 갱스터 랩의 진실성(단어 그대로의 의미보다는 진실하게 보이는 것 같은…)은 2집에 이르러 말초적인 클럽튠에 의해 어느 정도 훼손된 상태다. 그 때문에 여전히 자신이 잘 나가는 갱스터임을 뻐기는 "I Sill Kill" 의 경우 훌륭한 라임에도 이전처럼 그 특유의 거칠고 저돌적인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고 오히려 자신의 장기 가운데 하나인 음담패설에 관한 재치를 양껏 드러낸 “Amusement Park"나 노골적인 돈 자랑인 ”I Get Money"가 훨씬 피프티 센트답게 들린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부자가 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죽겠다던 시절의 갱스터멘탈리즘을 고수하고 싶어 하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그것 자체는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그 표현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같은 말을 자꾸 하는데 그 어떤 천재라도 표현이 닳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같은 주제를 달리 다루려면 주제를 꿰뚫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한데 피프티 센트에게 거기까지의 생각은 귀찮은 게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피프티 센트라는 이름 그 자체가 유행이었고 그가 하는 것이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유닛(G-Unit) 멤버들의 두 번째 솔로 앨범들이 연이어 실패하자 피프티 그 자신도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칸예와의 대결에서 그렇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위기의식 속에서도 자신의 지난 성공에 안주했다는 것은 팬으로서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재미있는 것은 본 작이 피프티 센트 커리어에서 가장 탄탄한 완성도를 지닌 동시에 그가 발표한 가장 심심한 앨범이라는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예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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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minem (2009-10-28 16:37:31, 58.120.231.**) 삭제하기
      2. 아무래도 Graduation한테 발릴 이유가 없는데 판매량에서 진게 이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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