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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Plies - Da REAList
    rhythmer | 2009-10-27 | 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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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st: Plies
    Album: Da REAList
    Released : 2008-12-16
    Rating :
    Reviewer : 예동현







    플라이스(Plies)는 어쩌면 지극히 영리한 뮤지션일지도 모른다. 많은 더티 사우스 래퍼들이 릴 웨인(Lil Wayne)과 루다크리스(Ludacris)를 초대해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뺏어가는 것을 방관하고, 거액을 들여 유명 프로듀서의 비트를 가져오는 것에 바빴다. 그런데 플라이스는 다른 방식으로 성공했다. 우선 그는 더욱 거칠어지는 서던 랩과는 반대로 R&B 스타들을 초대해 말랑한 트랙들을 만들어내고 유명 프로듀서들의 비트는 앨범의 중요한 포인트를 찍는 것에만 사용했다. 거친 듯 달콤한 서던 랩-발라드 트랙으로 세일즈를 노리면서 동시에 "REAL"이란 타이틀을 지속적으로 노출하면서 거리의 지지도 잃지 않았다.

     하지만, 플라이스가 영민하다고 느끼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커리어가 유행에 의존한 것이며 또, 그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음을 직감하고 그에 대해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현실적인가? 만약 정상에서 오래 머무르고자 하는 이라면 1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3장의 비슷비슷한 앨범을 찍어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그의 행보는 벌 수 있을 때 바짝 벌어두자는 태도로 보인다. 그리고 확실히 이 전략은 지금까지는 꽤 잘 먹히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애석하게도 본작 [Da REAList]에 이르러서는 그의 전략이 힘을 잃어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앨범이 전작들만큼 꾸준히 팔려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가장 큰 이유는 앨범의 얼굴이 예전만큼 매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Put It On Ya"와 "Want It Need It"의 반응이 미지근한데 더 큰 문제는 이들을 대체해 지금의 부진을 단숨에 뒤엎을만한 카드도 없다는 점이다. 재밌는 것은 오피셜 싱글들이 부진하지만 앨범 전체적인 사운드는 그의 커리어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고 다채롭다는 점이다. 물론 전혀 새로운 것도 없고 대단히 매력적인 것도 아니지만 서너 곡 외에는 너무 비슷한 스타일로 채워져 지루함을 주었던 전작들에 비해 앨범 전체를 감상하는 것이 조금 더 즐겁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앨범은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노출하고 있다. 이미 말했던 약한 싱글들과 다채롭지만 인상적인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는 완성도, 변변한 랩 게스트조차 없이 비슷한 내용을 - 그것도 짧은 시간에 세 번이나 되풀이하는 플라이스의 랩은 청자에게 이 앨범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호소하지 못한다. 메인스트림에서 세 번째 앨범은 가장 어려운 갈림길이다. 어떤 이에게 세 번째 LP는 발전과 성숙의 계기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몰락의 첫 단추가 되기도 한다. 플라이스가 현실주의자임은 충분히 알겠지만 속에 큰 꿈을 품지 않으면 그의 현실은 차갑기만 한 세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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