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India Arie - 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
- rhythmer | 2009-10-27 | 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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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India Arie
Album: 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
Released : 2006-06-27
Rating : +
Reviewer : 오이
2002년 그래미에서 준 고배는 가벼운 기분으로 웃어넘길 수 있을 만큼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인디아 아리(India Arie). 이제는 다소 통속적인 소개로 사용되고 있는 그녀의 'Acoustic Soul'은 조금 더 많은 이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다양한 음악을 통솔해, 세 번째 앨범 [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을 발표하였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멜로디, 외면 보다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그녀의 메시지는 어쿠스틱한 소울을 기반으로 블루스, 컨츄리, 포크 등 다양하고 풍성하게 편성된 팝적인 사운드로 사람들에게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
인디아 아리가 야심 차게 준비한 네 가지의 연작 시리즈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앨범 [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에서 가장 먼저 듣게 되는 곡은 에이콘(Akon)과 함께한 싱글 곡 'I Am Not My Hair'이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I Am Not Your Expectations'라고 외치는 그녀의 짧은 머리카락은 이번 앨범에서 그녀가 자신의 모습을 얼마나 해체하고, 재조합시켰는지에 대한 물음이자 답처럼 느껴진다. 싱글로 골라냈다는 점과 다른 곡들에 비해 트랜디하다는 점 때문에, 처음에는 그녀의 선택이 조금 의아스럽기는 했지만 자신의 메시지를 주지시키는데 더 없이 좋은 선택이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암중에 울려 퍼지는 트럼펫 소리가 듣는 이의 심연을 자극하는 'These Eyes'는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쓸쓸한 트럼펫 소리가 일품이다. 걱정어린 그녀의 목소리가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 곡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조 섞인 가사와 조용히 자신의 목소리를 이해시키려는 듯, 사색적이고 관조적인 사운가 서글픈 감정을 자아내기도 하는 'Good Morning'은 앨범에서 주목해볼 만한 곡 중 하나. 나른하게 들리는 인디아 아리의 보컬이 매력적인 트랙이다.
사람들 사이의 화합을 주제로 한 'Better People'나 'Wings Of Forgiveness', 그리고 자아에 관한 고백과도 같은 'Private Party'는 그 주제의 심각성에 비해 밝고 경쾌한 멜로디로 풀어나가고 있는 점이 재미있다. 가끔 [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를 듣다 보면 이사카 고타로 소설에 나오는 '정말로 심각한 것은 밝게 전하는 거야'란 말이 떠오르고는 하는데, 심각하다면 심각한 문제를 쾌활하고 산뜻한 사운드로 능청스럽게 풀어내고 있는 긍정적인 면모는 그녀의 앨범 가치를 더욱 특징적으로 부여시켜준다.
베이시스트 빅터 우튼(Victor Wooten)과 컨트리 그룹 래스컬 플래츠(Rascal Flatts)가 함께 한 'Summer'는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곡이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서글픈 가사가 교차하면서 듣는 이의 귀를 아련하게 잡아끄는 이 곡은 여름의 끝을 달려가고 있는 요즘, 마지막 피서처럼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인디아 아리가 준비한 모든 러닝타임이 끝나고 몇십 초간의 침묵 끝에 흘러나오는 'I Choose'는 제목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선택에 대한 경험과 확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디아 아리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잘 짜여진 편곡이 만들어낸 풍성한 사운드는 앞서 들려준 팝적인 성향의 곡들을 심심하게 들었을지도 모를 이들에게 비교적 오아시스 같은 트랙이 되어준다.
사실 [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는 특정 장르를 추앙하는 이들을 위한 앨범이라기보다는 다양한 대중의 귀에 맞춘 팝 앨범에 가깝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토로해보자면 어쩐지 인디아 아리는 점점 그래미의 입맛에 맞는 뮤지션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이런 생각은 첫 앨범부터 시작된 그녀와 그래미의 남다른 인연도 있겠지만, 특정 장르의 범주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전하기 위해 맞춘 대중의 기호는 [Acoustic Soul]을 듣고 호들갑을 떨었던 필자 같은 사람들에게 못내 섭섭한 기분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나와 주변인들의 삶을 기조로 한 인디아 아리의 변함없는 음악
음악이란 역시 듣는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단어가 완성이 되는 법이다. 세상의 모든 창작작업이 혼자만의 세계에서 드러난 고유영역이기는 하나, 누군가가 나의 슬픔과 기쁨을 같이하고, 유대감을 형성하고, 존속시키는 것은 그 나름대로 가치와 의미를 불어넣어 준다. 이미 전작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내면의 감정 표출 등이 주된 사유가 되어왔던 그녀이기에 [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에서 보여주는 주제의식 또한 그녀다운 발상이란 생각이 든다.
데뷔 이후 5년간 자신의 커리어를 군더더기 없이 착실히 쌓아온 인디아 아리. 앞으로 남은 석 장의 'Testimony'가 완성될 때쯤이면 세상은 혹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뀌어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과감히 해본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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