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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콜 리뷰] Pete Rock & C.L. Smooth - Mecca And The Soul Brother
    rhythmer | 2012-11-12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Pete Rock & C.L. Smooth
    Album: Mecca And The Soul Brother
    Released: 1992-06-09
    Rating: 
    Reviewer: 황순욱









    만약 아직도 샘플링이 창작의 방법론이라는 것에 의문을 품는 이가 있다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발표된 피트 락 앤 씨엘 스무스(Pete Rock & C.L. Smooth)의 [Mecca And The Soul Brother]를 들어볼 것을 권유한다. 아마 앨범의 중간이 지나기도 전에 (그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수십 장의 레코드에서 추려낸 재료들을 악기 삼아 피트 락은 마음껏 연주를 시작한다. 알앤비와 재즈를 주요하게 삼았지만, 토킹 헤즈(Talking Heads) 같은 록 밴드의 음악도 간과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이 재료들은 전혀 새로운 피트 락 브랜드의 음악으로 다시 태어나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묶음이 된다. 여기에 씨엘 스무스의 원래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라임까지 보탰다. 그렇게 명작은 탄생했다.

    안 아픈 손가락이 없는 앨범이지만, 그래도 제일 예쁜 손가락은 있다. 헤비 디 앤 더 보이즈(Heavy D & the Boyz)의 멤버이자 절친한 동료였던 고(故) 트로이 딕슨(Troy Dixon)에 헌정하는 "They Reminisce Over You (T.R.O.Y.)"는 누가 뭐래도 베스트 트랙이다. 바하마의 수도 나소에서 활동하던 훵크 밴드 더 비기닝 오브 디 엔드 (The Beginning Of The End)가 제공한 어두운 인트로를 시작으로 중간마다 톰 스캇(Tom Scott)의 색소폰을 첨가하며 훵크와 재즈를 넘나드는 이 비트는 피트 락의 모든 것이라고 말해도 좋다. 여기에 추억이 서린 씨엘 스무스의 가사는 슬픔 대신 아련한 미소를 머금으며 고인을 떠올리게 한다.

    오하이오 플레이어스(Ohio Players)의 관능미를 담은 "Lots Of Lovin'"은 섹시함과 달콤함이 절반씩 섞여 있고, 독특한 드럼 플레이와 스크래칭으로 색다른 느낌을 주는 "It's Like That"은 언제나 흥겨운 기분으로 맞이하게 된다. "Can't Front On Me"는 유명한 뮤지컬 [헤어, Hair]의 사운드트랙에서 차용한 기타 소리가 귓가에 계속 맴도는데, 그야말로 짧지만, 인상적이다. 씨엘 스무스가 대부분의 라이밍을 책임졌지만, 앨범의 후반부에는 오랜 동료들이 합세한 "The Basement"와 "Skinz"가 위화감 없이 어울리고 있다. 특히, 헤비 디의 파트는 오늘날 그의 죽음과 맞물리며, 묘한 여운을 남긴다.

    냉정히 말해 씨엘 스무스가 손꼽을 만한 랩의 달인은 아니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플로우와 거리에 기반을 둔 가사가 인상적이긴 하지만, 최고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피트 락과 파트너를 이룬 결과물에서 그의 존재는 다른 이들로 대처할 수 없는 무결한 매력이 있다. 조화의 문제다. 그는 피트 락의 비트를 온전히 몸으로 느끼는 듯하다. '톰과 제리'에 게토의 삶을 비유한 "Ghettos Of The Mind"나 유연한 딜리버리로 보컬이 또 하나의 악기임을 알려주는 "On And On" 같은 트랙에서 다른 이의 랩을 떠올리기는 어렵다.

    피트 락과 씨엘 스무스는 이후, [The Main Ingredient]라는 또 하나의 걸작을 완성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을 더 자주 듣는 편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어디까지나 [Mecca And The Soul Brother]의 리노베이션(renovation) 버전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더 매끄럽고 깔끔하긴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Mecca And The Soul Brother]에서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앨범이 선보인 지 20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이 앨범에서 수정되었으면 하는 부분을 찾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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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할로윈1031 (2013-09-16 10:18:33, 175.202.126.**)
      2. 90년대 최고의 명작이죠!!
      1. 양지훈 (2012-11-13 00:29:41, 1.241.198.***)
      2. "on and on"을 들으면서 CL Smooth는 랩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며 감탄사를 연발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다시 꺼내서 들어야지. 으아아 좋다.
      1. Fukka (2012-11-13 00:02:34, 110.70.44.***)
      2. 이거 완전 개걸작이죠 ㅎㅎㅎ
      1. 박상후 (2012-11-12 21:10:44, 220.87.20.***)
      2. 전 은은하고 재지한걸 좋아해서 그런지 이 앨범보다 main ingredient를 더 자주 듣게 되던데ㅋㅋ
      1. Messlit (2012-11-12 19:54:19, 222.110.188.**)
      2. 별점 너무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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