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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콜 리뷰] Gravediggaz - 6 Feet Deep
    rhythmer | 2013-08-20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Gravediggaz
    Album: 6 Feet Deep
    Released: 1994-08-09
    Rating: 
    Reviewer: 황순욱









    1994
    년은 많은 명반이 쏟아진 해였다. 노토리어스 비아이쥐(The Notorious B.I.G.)와 나스(Nas)의 잊을 수 없는 데뷔앨범 [Ready To Die] [Illmatic]이 등장했고, 아웃캐스트(Outkast)의 데뷔앨범 [Southernplayalisticadillacmuzik]이 이들의 미래 행보를 예견하듯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본 떡스 앤 하모니(Bone Thugs-N-Harmony) 인기의 시발점이었던 EP도 이때 발매되었고, 커먼(Common)의 두 번째 앨범 [Resurrection]과 갱스타(Gang Starr) [Hard to Earn], 피트 락 앤 씨엘 스무스(Pete Rock & C.L. Smooth) [The Main Ingredient], 더 루츠(The Roots) [Do You Want More?!!!??!], 워렌 쥐(Warren G) [Regulate... G Funk Era] 등등, 동서부의 대표 아티스트들이 이때 등장하거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흐름에 우탱 클랜(Wu-Tang Clan)도 빠지지 않았다. 93년 역사적 데뷔앨범을 내놓으며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Wu 무리'의 힙합 씬 정복은 메쏘드 맨(Method Man) [Tical]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들의 중심인 르자(Rza)의 사이드 프로젝트 팀도 바로 이때 탄생했다. 그룹 그래이브디거즈(Gravediggaz)가 바로 그들이다. 사실 이들의 음악은 우탱의 연장선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별개의 음악으로 보기도 어렵다.

     

    그래이브디거즈의 첫 앨범 [6 Feet Deep]의 크레딧을 보면, 르자보다는 프린스 폴(Prince Paul)의 이름이 자주 눈에 띈다. 참고로 프린스 폴은 올드 스쿨 힙합 그룹 스텟사소닉(Stetsasonic)의 창단 멤버이자 빅 대디 케인(Big Daddy Kane), 퀸 라티파(Queen Latifah), 데 라 소울(De La Soul) 등등의 앨범에서 활약한 프로듀서로 유명하다. 이렇게 총16곡 중 11곡이 그의 프로듀싱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음악을 들어보면, 예상외로 폴의 색깔보다는 우탱의 냄새가 진하다. 그만큼 당시 르자의 사운드는 프린스 폴에게도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또한, '호러코어(Horrorcore)'라는 앨범의 확실한 컨셉트 때문이기도 하다. 어둡고 음산한 앨범의 성격은 멤버들의 새로운 아이덴티티에서도 보여진다. 그룹의 멤버로서 그들은 각각 새로운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는데, 르자는 더 르자렉터(the Rzarector), 프린스 폴은 더 언더테이커(the Undertaker), 프린스 폴과 함께 스텟사소닉에서 활동했던 프러콴(Frukwan)은 더 게이트키퍼(the Gatekeeper), 2001년 암으로 사망한 포에틱(Poetic)은 그림 리퍼(Grym Reaper)로 분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던 것이다.

     

    앨범에선 셀프 타이틀곡 "6 Feet Deep"이나 "1-800 Suicide"가 가장 알려진 싱글이지만, 모든 곡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일관성 있다는 점은 본작의 가장 큰 특징이다. 투박한 드럼 비트와 간결하지만, 중독적인 루프소스들 (이 점에서 우탱의 초기사운드와 관계는 뗄 수 없어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멤버들의 자유분방하며 공격적인 랩핑은 랩을 듣는 재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체감하게 한다. 짤막한 인트로에서 바로 이어지는 "Constant Elevation"과 연이어 "Nowhere To Run, Nowhere To Hide"까지 프린스 폴을 제외한 멤버들의 개성이 잔뜩 묻어나는 랩핑을 즐기고 나면, 비즈 마키(Biz Markie) 같은 지금은 잊힌 대가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이어지던 긴장감은 느려진 비트 위로 멤버들의 랩이 기교를 부리듯 비트 사이를 넘나드는 "1-800 Suicide"에서 한 템포 늦추어진다.

     

    사이언티픽 샤바즈(Scientific Shabazz)와 킬라 프리스트(Killah Priest)가 초대되어 절정의 기량을 뽐낸 "Diary of a Madman"도 흥미롭다. 재판 과정을 컨셉트로 한 진행과 음산한 기운의 샘플은 르자와 프러콴을 비롯하여 게스트들의 울부짖는듯한 랩핑과 맞물려 하나의 오싹한 극을 연출하고 있다. 이렇게 고조된 분위기는 "Bang Your Head"에서 더욱 극대화되며, 독특한 후렴구 덕분에 "1-800 Suicide"와 함께 앨범을 대표하는 싱글이 된 "6 Feet Deep"에서는 멤버들의 스타카토 랩핑이 나른한 샘플과 잘 어우러진다. 그리고 "Rest In Peace"를 마지막으로 길고 짧은 16트랙이 끝나면, 이전의 다른 음반들에서는 듣지 못했던 그래이브디거즈만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본 앨범의 원래 타이틀은 [Niggamortis]이었지만, 미국 내에서 "Pass The Shovel"라는 트랙이 빠지고 [6 Feet Deep]이라는 순화된 이름으로 발매되었다. 빠진 트랙도 상당한 수작임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워지는 부분이다. 당시는 지금보다 제약이 심했기 때문에 앨범 발매만으로도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수많은 명반과 겹치며 발매되었기에 이 앨범은 그 완성도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았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6 Feet Deep]은 당대의 유명한 명반들과 견주어도 전혀 모자라지 않으며, 오히려 강한 개성과 중독성 있는 작품이라 할만하다. 호러코어 힙합의 걸작임과 동시에 트렌드와 상관없이 시대를 넘어 감흥을 줄 수 있는 앨범이다.

    ※편집자 주: 앨범의 타이틀인 '6 Feet Deep'은 'six feet under'의 다른 표현으로, '매장되었다', 혹은 '죽은 자'를 뜻한다. 미국에선 흔히 죽은 사람의 관을 땅 속 6피트 아래 묻는다는 것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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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cuba (2013-08-26 19:38:59, 58.126.185.***)
      2. 오 이런 앨범이 있었군요..들어보겠습니다
      1. Methodwoman (2013-08-23 14:41:14, 180.66.106.**)
      2. 저도 이 음반이 왜 안유명한가 아쉬웠었는데 ㅋㅋㅋ
        골든에라 시절 앨범들이 좋은 이유중 하나가 앨범에 일관성이 있단점이 좋았어요
        지금 음반들 들어보면은 딱 하나 분위기 잡고 가는게 없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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