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콜 리뷰] Various Artists - The Show (O.S.T)
- rhythmer | 2011-05-23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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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Various Artists
Album: The Show (O.S.T)
Released: 1995-08-15
Rating:
Reviewer: 남성훈
"Hiphop is writing and rhyming 힙합은 라임을 쓰고 뱉는 거야/ hold a mic in your hand, and crush everything in front of you, that's hiphop 네 손의 마이크를 잡고, 네 앞의 모든 것을 조져버려, 그게 힙합이야" - "Hiphop is...(Interlude)" 중힙합 다큐멘터리 필름 [The Show/*1984년 레이블 데프 잼(Def Jam)을 설립한 러셀 시먼스(Russell Simmons)가 기획했다.]의 오프닝에서 따온 앨범의 인트로 "Hiphop is..."에서 래퍼들이 내놓는 힙합의 정의는 단순명료하고 꾸밈없다. 95년 당시 북미에서 힙합은 장르 음악이 만들어 내는 문화의 순수한 멋과 쾌감을 대중이 만끽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도 새로운 것이었으며,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거대 음반사와 미디어에 의해 확대되었다. 그리고 아티스트들에겐 자신의 것을 그대로 더 보여주기 위한 돈이 되는 기회일 뿐인 시기였다. [The Show]는 그 절묘한 순간과 약간의 이면을 잡아낸 작품이다. 무엇보다 앨범의 사운드트랙은 영화와는 별개로 힙합 역사상 가장 뛰어난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꼽을만하다. 컴필레이션 앨범의 성패를 결정하는 구성의 미학에서 이 앨범은 다른 편집앨범들과 그 수준을 달리한다.
생전의 투팍(2Pac), 노토리어스 비아이쥐(The Notorious B.I.G)부터 워렌 쥐(Warren G), 엘엘 쿨 제이(LL COOL J),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까지 당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역할에 맞는 곡들을 선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앨범에 자리한 곡들은 가상의 큰 지도를 만들고,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결정된 컨셉트 아래 뭉쳤다기보다는 ‘95년 당시의 힙합’이라는 시대를 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발매 당시 장르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었던 것은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본작이 이제는 아련함으로 남게 된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투팍의 사후 앨범 [Better Dayz](2002)에 실린 리믹스를 통해 대중에게 더 알려진 이지 모 비(Easy Mo Bee) 비트의 “My Block”과 같은 곡은 물론, 어닉스(Onyx)특유의 하드코어함을 뽐내는 “Live!!!”에서도 느낄 수 있는 앨범 수록곡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흥겨움 속 편안함이다. 힙합 고유의 멋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상용 힙합앨범으로서 기능하게 하는 탁월한 곡 선택이다. 하지만, 단순히 높은 완성도의 편안한 곡들을 모아놓은 것이 [The Show]의 가치를 만든 것은 아니다. 앨범의 중반부 본 떡스(Bone Thugs-N-Harmony)의 “Everyday Thang”을 시작으로 “Everyday It rains”, “Ol’ Skool”로 이어지는 보컬트랙들과 당시 크게 주목받은 것을 고려한 듯 많은 부분을 할당한 서부 힙합 트랙들이 만들어 내는 굵직한 흐름은 지루함을 없앰은 물론, 발견의 즐거움을 준다.
무엇보다 [The Show]의 사운드트랙이 가진 구성의 미학은 아티스트들의 인터뷰에서 따온 인터루드(Interlude)를 통해 드러난다. 사실 이것들이 앨범의 가치를 결정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 27트랙의 앨범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인터루드들은 하나같이 주옥같고 앞뒤의 곡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예를 들어 메소드 맨(Method Man)이 최고급 마리화나만 피운다고 너스레를 떤 다음 -“Headbanger Boogie(Interlude)- 레드맨과 함께한 명곡 “How High”가 나오고, 바로 닥터드레(Dr.Dre)가 “It’s Entertainment… (Interlude)”에서 ‘우리가 하는 것은 엔터테인일 뿐이야, 레코드에 나온 걸 따라오는 것은 그냥 바보짓이지. 우리에게 레코드를 만드는 건 일종의 직업이야.’라고 말하는 구성은 언제 들어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대중이 어떻게 이질적인 힙합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이보다 어찌 더 짜릿하게 가이드할 수 있을까? 노토리어스 비아이쥐가 어머니가 사 온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들이 자신의 전부였다고 회상하는 “All I Had (Interlude)”때문에 “Ol’ Skool”이 만들어내는 아련함은 더 커지고, 자신들이 살아온, 또 그리고 있는 부당한 현실을 바꾸며 자신을 구원해야 한다는 스눕 도기 독(Snoop Doggy Dogg)의 “Save Yourself (Interlude)” 덕분에 그 메시지와 딱 맞는 워렌 쥐의 “Still Can’t Fade It”은 더욱 의미심장해진다. 앨범의 마지막 “It's What I Feel Inside...(Interlude)”에서 ‘힙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인트로와 비슷한 대답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이해하는 폭이 앨범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커져 있기에 매우 다른 것으로 들리는 것도 흥미롭다.
러셀 시먼스는 힙합의 정수와 이면을 대중에게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있었던 시대에 [The Show]라는 다큐멘터리 필름을 기획했으며, 영화에서 소스를 따와 촘촘히 나열한 구성의 사운드트랙 앨범은 영화와는 별개로 생명력을 가지고 그 시대를 담고 있는 걸작이 되었다. 게다가 당대의 기획자인 그도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95년은 많은 힙합팬에게 순수함과 상업성이 교차한 지점으로 남았고, [The Show Soundtrack]은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1. Hip Hop Is... (Interlude) - Kid Creole, Kid Capri, Ecstasy
2. Live!!! - Onyx
3. Move On... (Interlude) - Slick Rick
4. My Block - 2 Pac
5. What's Up Star? - Suga
6. Headbanger Boogie (Interlude) - Method Man
7. How High - Redman/Method Man
8. It's Entertainment... (Interlude) - Dr. Dre
9. Everyday Thang - Bone Thugs N Harmony
10. Everyday It Rains - Mary J. Blige
11. It's All I Had (Interlude) - The Notorious B.I.G.
12. Ol' Skool - Isaac 2 Isaac
13. Domino's In The House - Domino
14. Summertime In The LBC - The Dove Shack
15. The West Coast (Interlude) - Treach
16. Sowhatusayin - South Central Cartel Productions
17. Zoom Zooms And Wam Wam - Jayo Felony
18. Droppin Bombz - Tray D/So. Sentrelle
19. Save Yourself (Interlude) - Snoop Doggy Dogg
20. Still Can't Fade It - Warren G Productions
21. Papa Luv It - L.L. Cool J
22. Glamour And Glitz - A Tribe Called Quest
23. Nuttin' But A Drumbeat... (Interlude) - Russell Simmons
24. Kill Dem All - Kali Ranks
25. Me And My Bitch (Live from Philly) - The Notorious B.I.G.
26. It's What I Feel Inside... (Interlude) - Kid Creole, Ecstasy
27. The Show Theme - Stanley Clarke featuring Slick 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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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사장 (2011-08-14 18:56:46, 175.122.160.**)
- 대단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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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knownn (2011-05-23 15:04:23, 112.154.228.**)
- 명작이죠. MP3플레이어가 나오기 전의 시절...MP3로 시디구워서 들었던게 아직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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