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소울 다이브 - Mad Scientist & Sweet Monsters
- rhythmer | 2009-11-11 | 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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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소울다이브(Soul Dive)
Album: Mad Scientist & Sweet Monsters
Released : 2009-09-16
Rating :
Rating (2020) :
Reviewer : 이병주
도회적인 감성과 정갈한 사운드로 상징되던 인피닛 플로우(Infinite Flow)와 기본기를 바탕으로 독특한 기획의 앨범을 통해 활동하던 브라운 후드(Brown Hood)의 만남, 지금 다루는 소울 다이브(Soul Dive)에 대한 간략한 소개다. 넋업샨과 지토(Zito), 디테오(D. Theo)로 이루어진 이 3인조 랩 그룹은 구성 자체부터가 특이하다. 생각해보면 ‘거리의 시인들’과 ‘CB매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랩퍼 세 명으로 이루어진 힙합 팀이 앨범을 내며 주목할 만한 활동을 펼쳐 보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이들은 인피닛 플로우에서 들려지던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운드의 색채를 옮겨오지는 않았으나, 감성적인 면모는 여전히 드러나고 있다. 미친 과학자의 실험과 관련한 앨범의 독특한 기획 내용과 소재는 브라운 후드 시절의 그것에서 이어져오는 부분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둘의 조합은 이제껏 해온 것과 가진 것을 단순히 섞어놓는 데에 그치지 않고, 새로움에 대한 모색을 통해 여타 몇몇 프로젝트 팀들의 작업물과 차별화를 이루는 데 성공하고 있다.
전반적인 곡들의 사운드가 메마르지 않고 울림이 큰 부분은 감성적인 면을 증폭해주는 역할과 함께 랩이 더 잘 들리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앨범의 성격 자체를 랩의 주도권 하에 풀어나가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 그 흔한 랩 피쳐링 하나 없이 세 명의 멤버가 각각 자신의 메시지를 빼곡히 담아 낸 벌스들만 보더라도 그러하다. 프로덕션은 대체로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변화무쌍한 면모를 보이는데, 넋업샨이 큰 비중을 갖고 음악 감독으로서 활약하고 있고,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 상의 프로듀서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메트로놈과 점차 빨라지는 심장의 고동소리가 잔잔한 건반과 함께 깔리며, 무언가의 탄생을 암시하고 앨범 전체의 전조로 작용하기도 하는 인상적인 도입의 “Skywalker"는 진취와 넋업샨이 함께 프로듀싱한 곡으로 힘찬 가사와 완성도 있는 프로덕션이 맞물린 앨범 내 베스트 트랙이라 할 수 있다. 소울풀한 보컬 샘플과 간결한 전자음이 어느 것 하나 과도히 앞으로 튀어나와 곡을 지배하듯 이끌어가지 않고 랩을 받쳐주는 비트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타이틀 곡 "Cool Running"은 많은 힙합 그룹들이 이른바 메이져 타깃용 타이틀곡을 만들면서 빠지게 되는 오류를 범하지 않고 팀만의 고유한 매력을 그대로 살려 이어가며 대중적이고 흥겨운 분위기를 잘 살려 내고 있다. 로직(Lozik) 프로듀싱의 "Energy (E=MC2)"는 앨범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일렉트로니카 요소가 극대화 된 트랙인데, 제목만큼이나 생기 넘치고 희망찬 느낌의 곡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그 밖의 곡들에서도 다양한 프로듀서들의 비트 위에 세 명의 랩퍼가 진중히 각자 위치에서 필요한 만큼의 역할을 해내며 일정한 완성도를 뽐내고 있다.
수준급의 비트와 랩, 그리고 뚜렷한 방향성이 모여 빚어낸 소울 다이브의 본 앨범은 기대치를 웃도는 또 하나의 훌륭한 데뷔라고 할 만 하다. 탄탄한 기본기 없는 난잡한 시도나 끝없는 자기 복제에 빠진 트렌디한 힙합들에 염증을 느끼는 리스너들이라면 주저 말고 접해봐야 할 앨범이다. 이 프로젝트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흔치 않은 3인조 랩 그룹으로서 성공적인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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