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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Gary Clark Jr. - Blak And Blu
    rhythmer | 2012-11-18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Gary Clark Jr.
    Album: Blak And Blu
    Released: 2012-10-22
    Rating:
    Reviewer: 강일권









    록을 기반으로 하지만, 흑인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사랑받는 대표적 뮤지션이 둘 있는데, 바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와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가 그들이다. 특히, 피부색을 빼면, 온전한 흑인음악과 교집합이 그리 크지 않은 지미 헨드릭스에 비해 소울과 힙합에도 상당한 지분을 할애해온 레니 크라비츠는 더욱 많은 지지를 얻어왔는데, 여기 개리 클라크 주니어(Gary Clark Jr.)의 이름도 조만간 그 리스트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2004년경에 앨범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던 그가 록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2010년경부터였다. 비비 킹(B.B. King),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지지 탑(ZZ Top) 등등, 기라성 같은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록 페스티벌에서 눈도장을 찍었던 클라크는 곧 몇몇 매체에서 '주목할만한 신예'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발표한 메이저 데뷔작 [Blak And Blu]를 통해 그는 탁월한 연주 실력과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스스로 '숨은 보석'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 출신답게 그의 음악은 블루스의 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으며, 군데군데에서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의 영향 또한, 강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그에게 굳이 지미 헨드릭스라는 전설과 비교하는 영광과 부담을 동시에 안겨줄 필욘 없을 듯하다. 그는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이 탄생한 시대를 살았던 까닭에 힙합과 알앤비라는 자양분까지 듬뿍 흡수했기 때문이다. 본작에서 클라크가 자신의 음악을 전통적인 록 사운드, 록과 (간간이 힙합을 포함한) 소울 음악의 결합, 전통적인 알앤비/소울 사운드 등, 세 지점으로 나누고 그 곡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앨범을 꾸리는 솜씨는 참으로 절묘하다. 또한, 잔뜩 노이즈 낀 채 느긋하게 점화하는 기타 연주와 반대로 달콤한 음색의 알앤비 스타일 보컬의 결합이 선사하는 맛도 일품이다.

    앨범은 달리는 기타와 드럼 연주와 함께 레트로 소울의 풍성하고 탄탄한 브라스 섹션의 맛을 한껏 살린 “Ain't Messin 'Round”로 시작해서 클라크의 핑커 피킹 연주가 작렬하는 후반부가 깊은 여운을 남기는 블루스 록 넘버 “When My Train Pulls In”, 앨범에서 가장 힙합과 알앤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두 곡 “Blak and Blu”, “The Life” 등을 지나 잔뜩 디스토션 걸린 기타 사운드의 연희 위로 지미 헨드릭스를 연상하게 하는 보컬이 어우러진 “Numb”, 클라크의 소울풀한 팔세토 보컬이 빛을 발하는 두왑(doo-wop) 스타일의 “Please Come Home”, 모타운 소울의 향을 그득 담은 “Things Are Changin'”, 톰 모렐로(Tom Morello/Rage Against The Machine)의 플레이를 떠올리게 하는 기타 스크래칭이 귀를 잡아 끄는 지미 헨드릭스 커버 “Third Stone From The Sun/If You Love Me Like You Say” 등으로 진행된다. 흡사 1930년대에 녹음됐던 블루스 레코드를 그대로 수록한 듯한 트랙 “Next Door Neighbor Blues”로 앨범을 마무리하는 건 또 얼마나 노골적이면서도 감성적인가?!

    개리 클라크는 록과 블루스 계에서 차세대 주자로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는 뮤지션이다. 그래서 이를 고려했을 때 알앤비/소울과 록이 꽤 눈에 띄게 분리되는 트랙의 지분 또한 상당한 본작이 해당 장르 씬의 기대에서는 살짝 벗어나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가 될 수도 있고 말이다. 어쨌든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Blak And Blu]는 록과 블루스, 그리고 알앤비/소울 등 여러 장르적 관점에서 동시에 바라보아야지만, 그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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