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마이노스 인 뉴올 - Humanoid/Hypnotica
- rhythmer | 2010-03-23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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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마이노스 인 뉴올(Minos In Nuol)
Album: Humanoid/Hypnotica
Released : 2010-01-22
Rating :
Reviewer : 남성훈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배우, 각본, 촬영, 효과 등 수많은 구성요소가 모여 영화를 만들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고 조합해 다듬는 한 명의 지휘자가 가지는 능력과 의도에 따라 그 결과물의 수준차이가 생기고, 전통적인 감독의 임무를 다 했다면, 작품에 대한 모든 책임은 결국, 그가 지게 되는 것이기에,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음악에도 이런 공식을 적용할 수 있을까? 영화는 오프닝부터 엔딩크레딧까지 한 호흡으로 마감 처리된 하나의 결과물이다. 음악에서 영화와 같은 마감된 결과물은 무엇일까? 물론, 곡 단위로 나누는 이도 있겠지만, CD 한 장의 분량에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포함하며 발매되는 앨범이라는 형식이 가장 근접한 결과물일 것이다. 이 경우는 곡을 만들고 다듬는 프로듀서는 앨범의 구성요소가 되며, 대부분 가수 본인, 혹은 투자-제작자가 감독의 역할을 맡는다. 음악 외적인 상황까지 고려하며 곡들을 엮어 한 호흡을 만드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닐 터. 음원 판매 방식으로 시장이 변화된 최근엔 곡 하나하나에 집중하느라 곡간의 유기적인 연결은 중요하지 않게 된 것도 한 몫 할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이 앨범 전체의 음악을 맡게 되면 감독의 역할까지 겸하면서 앨범을 구성하기에, 청자는 온전히 앨범을 하나의 결과물로 감상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 받는다. 비평의 화살은 정당하게 음악감독에게 날아가고, 어쨌든 그는 결과물에 모든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프로듀서 뉴올이 앨범 전체를 조율한 [Humanoid/Hypnotica]는 서두에서 말한 것을 적용하기 좋은 예이다. 앨범명과 인트로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앨범의 컨셉트는 그 자체만 보면 음악이라는 영역으로 넘어왔을 뿐 식상하다. 미래사회의 기술발달과 인간성의 이질적인 만남으로 인한 부조리는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로 1980년대부터 정형화되어 왔다. 하지만, 막연히 미래라고 생각했던 21세기도 10년이 지나버린 2010년 서울, 사이버펑크의 장르적 특징은 비로소 현실과 만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밤, 우산을 쓰고 거대하게 솟아있는 전자가로수 앞에서 터치스크린을 만지는 사람, 포장마차에서 군것질을 하는 사람, 그리고 모두의 손에서 빛나고 있는 휴대전화가 끝없는 자동차의 불빛과 현란한 광고판들 아래 한데 섞여 있는 장면은 조금의 상상력만 보태면 우리가 사이버펑크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본 앨범을 관통하는 것은 ‘이질성’이다. 디스토피아를 연상시키는 미래적이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을 잃지 않는 뉴올의 비트는 20세기에서 건너 온 자들이 느끼는 미래, 즉 현재를 반영하고, 마이노스의 호소력 짙은 랩은 반대로 현재를 미래로 받아 들이는 -20세기를 현실로 인식하는- 자들을 반영한다. 마이노스의 랩은 앨범 전체에서 유난히 뉴올의 비트와 섞인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데, 청자가 비트에 집중을 하느냐 랩에 집중을 하느냐에 따라 어느 한 쪽이 사라지는 듯한 경험도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는 꽤나 흥미로운데, 듣는 이로 하여금 이질감을 유발하는 둘의 조합은 앨범을 관통하며 사이버펑크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앨범의 기본 방향을 설명하려 하지 않고 비트와 랩의 이질적인 조합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이 앨범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결과물임을 반증한다.
영리한 뉴올은 파트너인 마이노스에게 앨범의 컨셉트와 추구하는 바를 굳이 가사로 설교하도록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앞서 말한 인간형 자체인 마이노스를 자신의 비트 위에 그대로 배치하고 그가 하던 대로 뛰어 놀게 만들었다. 이전보다 약간 격한 발성과 논조를 앨범 곳곳에서 펼치는 마이노스는 앨범의 양 극점을 더 벌어지게 만들며 불편한 느낌을 전해주지만, 그러할수록 왠지 모를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로 작용하기도 한다. 21세기와 20세기가 만나는 부조리의 경계에 선 부적응자의 호통 정도로 들리는 분위기가 이유일 것이다. 이는 마이노스의 실력이나 내용과는 별개로 뉴올이 만들어 낸 공기이다. 뉴올은 마이노스의 인간미 넘치는 단어로 꾸며진 호소력 있는 발성의 랩을 자신의 영역 안으로 끌어와 재료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랩이 끝나자마자 건조하고 탁한 인터루드(Interlude)를 이어 붙여 청자에게 상실감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AM2”와 같은 곡 안의 오토튠의 적절한 활용은 인간과 기술의 만남, 앨범 타이틀이기도 한 '휴머노이드'를 형상화시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청각적 자극을 목적으로 주로 도입되고 있는 오토튠의 창조적 활용의 경우라 하겠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S.E.O.U.L” 과 “Gentleman’s Quality”이다. 정치-사회적으로 꼬이고 기형적으로 비대해진 서울이라는 공간에 투신한 한 외부인의 부적응 속 변화된 모습을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낸 “S.E.O.U.L”은 -앨범의 큰 기운인- 각자의 시간들에만 존재하려는 것들이 만나 나타나는 ‘이질성’을 공간적인 개념으로 끌어들이면서, 결국 이도 저도 아닌 돌연변이 상태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초상을 그려낸다. “S.E.O.U.L”의 주인공은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Gentleman’s Quality”에서 본질은 같지만,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조우하는데, 메카가 손에 잡힐 듯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현대인의 또 다른 자아는 도시라는 공간, 21세기라는 시간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해 살아가는 이들에게 휴식처, 또는 끝까지 부정하고는 있지만, 자신에게는 찾을 수 없는 어느 순간 상실되어 버린 어떤 것을 상징한다. 온전한 감상을 위해 보너스 트랙으로 포함된 두 곡의 플레이를 멈춰야 할 정도로 여운을 남기는 멋진 마무리다.
뉴올은 단지 곡을 잘 만드는 프로듀서를 넘어, 과욕 없는 일관성과 안정된 지휘를 통해 앨범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다듬을 수 있는 감독의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독보적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연을 통한 앨범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노련한 마이노스를 파트너로 택한 것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작가가 원하는 감상의 자세를 청자에게 요구하는 원초적인 걸림돌이 존재한다는 것, 청자의 감정을 뒤흔드는 큰 굴곡이 앨범에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긴 하지만, 의도한 것과 의도하진 않았어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기운들이 합쳐져 근래 보기 드문 작가주의 앨범을 만들었다. 앨범이 물리적인 형식으로만 불려지고, 기껏 수록 곡들의 완급만 조절한 것이 앨범구성의 정당성으로 내세워지는 요즘, [Humanoid/Hypnotica]는 사라지고 있는 앨범의 가치를 환기시킬 수 있는 환영할만한 작품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남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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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ym (2015-05-27 21:25:55, 211.109.114.***)
- 리뷰를 다읽기는 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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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EDIE (2010-03-24 12:33:12, 121.131.181.***)
- 전 많이 별로였는데.. 마이노스는 늘 하던만큼 한 거같은데
(솔직히 한국랩이라는게 뭐가 잘 하는거고 못하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준을 잘 못잡겠네요.)
뉴올리언스가 정말 실망스럽게 곡을 프로그래밍해놔서 뭘 들어도 하나같이 조잡하고 완연한 색이나 퀄리티가 없었던거 같습니다.
그라인딩 잘라붙이면서 그걸 그라인딩과 똑같이 핵심 사운드로 잡고 써버리는 도둑심보도 이해 안되고, 델리보이와 마찬가지로 드럼을 정말 너무 못 잡는거 같아서.. 좀 실망스럽기도하네요.
근데, 예전부터 뉴올이 드럼이 아쉽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곡을 정말 재밌고 인상깊게 잘 만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앨범은 그 인상적임 조차도 없어서 아쉬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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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wannabe (2010-03-24 11:41:53, 59.22.59.***)
- 긴말을 하고 싶지않단건 결국 자기가 한말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단 말로 밖에 안들리는데.. 별 생각도 없이 우선 감정대로 질러놓고 보잔 식이었나요?..
그리고 꿈보다 해몽이란게 어째서 막말입니까??
상식적으로 님이 저에 대해서 쓴 리플하고 꿈보다 해몽이란 말하고
어떤 말이 더 무례한 것 같습니까???
언뜻 꿈보다 해몽이란 말이 리뷰에 대한 무성의한 비난으로 보일 수 있단건 인정하지만, 님처럼 노골적으로 상대를 무시하는 단어를 선택하면서 쓴것도 아니었고.. 또 왜 그런 글을 적었는지 그 의도에 대해선 간략하게 나마 윗 글에서 이유를 적어놨는데도 여전히
"막말"이라고 느끼시나요??
그래도 굳이 한번더 설명하자면 그건 이를테면 빈약한 텍스트의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풍부한 해석을 제시한 것 같다는 뜻으로 한말이니 오히려 마이노스와 뉴올에게는 무례했다고 볼수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긴말하기 싫을 정도로 언쟁을 이어가는게 싫으시다면 앞으론 애초에 다른 사람이 불쾌해 할만한 말은 가급적 삼가하는게 나을 것 같네요.
왜 예술에 있어서 꿈보다 해몽이란 말이 그렇게 멍청하고 무식한 말인지..에 대해서 그 대답을 듣고 싶었지만
결국 자기가 한말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도 이유도 제시하지 못하시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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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 wannabe (2010-03-24 09:15:57, 59.22.59.***)
- /멜루 허허허 어이쿠 그렇습니까?
어떤 의미에서 그렇게 무식하고 대책없고 멍청한 말이란건지??
뉴올과 마이노스의 이질적인 조합이 사이버펑크적인 느낌을 조성한다든지
상실감을 느끼게 만든다든지 하는 감상이 그다지 뉴올과 마이노스가
의도한 바는 아닌 것 같단 느낌이 들었고 반면, 감상하는 입장에선
그런식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리뷰에 대한 감상을 가볍게 적은 말인데, 그게 그렇게나 멍청하고 가치없는
대책없는 소리로 받아드려 질 줄은 몰랐군요?
굳이 "예술"이란 말을 붙이지 않더라도 음악을 통해서 느끼는 지점이라든가,
그에 대한 감상이라던가 리뷰라던가 이런 부분은 각자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 봅니다. 오히려 굳이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예술이란 분야만큼 꿈보다 해몽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분야도 없단 생각이 드는데요
. 거기다 리뷰와 앨범에 대한 짧은 소감에 똑똑한 견해라던가 멍청한 견해가 딱히 존재하진 않는다고 보는데...
뭐, 어쨌든 별다른 설명이나 이유도 없이 대뜸 막말부터 던지며 남의 의견을
깔아뭉게는 걸 보니 오히려 님이야말로 어리석고 품위없고 교양없는 행동을
하신 것 같은데요?
실소가 나와서 그냥 넘어가려다 좀 많이 어이없기도 하고 해서 굳이 몇자 적어봅니다.
만약 제가 생각한 것 만큼 님이 상식없고 어리석은 양반이 아니라면 과연 어떤 의미에서 제가 그렇게 멍청한 말을 했다고 생각하는지 이유라도 한번 들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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