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팔로알토 - Lonely Hearts EP
- rhythmer | 2010-05-10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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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팔로알토
Album: Lonely Hearts EP
Released : 2010-04-21
Rating : +
Reviewer : Quillpen
창작자의 가치관이 극도로 부각되는 랩은 그 어떤 장르의 음악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음악이다. 그러나 그 랩퍼가 우리와 동시대에 비슷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면, 랩퍼가 내뱉는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바로 그 공감의 순간에 느끼는 희열은 죽이는 펀치라인을 들었을 때보다 몇 배는 더 강하다.첫 정규앨범이었던 [Resoundin’]으로부터 무려 5년 만에 발표된 팔로알토의 새 앨범 [Lonely Hearts EP]에는 오늘날 한국힙합음악에서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공감 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진로를 걱정해야 할 나이에 하게 되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고민, 한국사회에서 남자로서 느끼는 단상들, 씬에 대한 쓸쓸한 시선 등등…. 팔로알토는 전역 후, 다시금 사회라는 전쟁터에 뛰어들고 나서 느낀 (이전보다 나이 든) 생각들을 각각 트랙 속에 담아냈다. 군대를 다녀와서 치열한 복학생의 삶을 지나 사회에 뛰어들어야 할 시기의 청춘들이라면, 꼭 힙합팬이 아니더라도 공감할 내용들이다.
한편,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모든 이에게 바친다.’는 앨범의 슬로건과 타이틀을 더 잘 드러내주는 건 랩보다는 프라이머리(Primary)와 론리하츠클럽(Lonely Hearts Club: 팔로알토 & 211)이 반반씩 부담한 프로덕션이다. 적당히 재지하고 도회적인 감성의 프로덕션은 팔로알토의 여전히 안정된 보이스톤의 플로우와 잘 맞물린다. 특히, 악기 소스들의 절묘한 배치와 감각적인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Soul Sick”,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나”, “녀석들” 등, 프라이머리의 트랙은 앨범의 백미다.
본작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보컬 피처링의 과잉이 아닐까 싶다. 물론, 참여한 보컬리스트 모두 씬에서 이름값만큼이나 자신의 몫을 하고 있지만,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총 8곡 중 7곡이 보컬로 이루어진 후렴구이다 보니 전곡을 듣다 보면, ‘그 곡이 그 곡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보컬의 비중을 조금만 줄였더라도 본작은 더욱 만족스러운 앨범이 되었을 것이다.
언어유희와 라임이 뛰어난 가사의 랩, 쩌는 플로우의 랩, 가사 속에 뭔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랩. ‘라임이 먼저냐, 플로우가 먼저냐, 메시지가 먼저냐’를 놓고 우열 가리기 놀이를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다고 믿는 나로서는 앞서 언급한 세 경우 모두 각각 듣는 맛이 있다. 물론, 이 세 가지 모두가 뛰어나다면야 당연히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한국 랩으로써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만 제대로라면, 어느 한 부분에 더 집중한다고 해서 폄하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래도 확실히 이야기(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를 담고 있는 곡의 여운이 오래가는 건 있다. 더구나 뜬구름 잡는 스웨거(Swagger)가 난무하는 요즘 같은 때는 더더욱…. 어찌 보면, 본작이 기존 팔로알토의 색깔과 그다지 다를 것이 없음에도 새삼스럽게 느껴지고 여운이 남는 건 그러한 이유에서인 듯하다. 난 외로움을 타는 사람도 아닌데 말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Quill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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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nAzure - Vanishing Nuit (2010-11-10 02:11:39, 155.201.35.**)
- 언제나 이 담백함을 찾게되는것같아요. 굳굳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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