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마일드 비츠 & 차붐 - Still Ill
- rhythmer | 2010-07-08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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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마일드 비츠 & 차붐
Album: Still Ill
Released : 2010-07-08(온라인: 07-07)
Rating : :
Reviewer : Quillpen
참으로 힙합의 전형을 보여주는, 실로 오랜만에 가슴을 끓어오르게 하는 한국힙합 앨범이다. 절제된 샘플 루핑과 그 뒤를 든든하게 받치는 드럼 & 베이스의 조화, 원초적이고도 빈틈없이 전개되는 차진 랩핑, 차분하고 묵직한 전체 흐름 속에서 적재적소에 활기를 불어넣는 치밀한 구성. 이 앨범은 확실히 작금의 힙합 씬에서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예전 힙합의 감흥을 일깨워준다. 그 방식은 매우 전형적이지만, 앞서 언급한 요소들의 유기적인 맞물림은 진부함이라는 단어가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무엇보다 미국과는 달리 다작하는 힙합 프로듀서가 익숙하지 않은 힙합키드들이 많은 상황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듯했던 마일드 비츠(Mild Beats)는 본 작을 통해 그동안 고집스럽게 추구해왔던 정교하고 세밀한 샘플링 작법의 정수를 선사하며, 이번 프로젝트의 주역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샘플 소스들의 끈끈한 조합과 절제된 곡의 분위기가 뿜어내는 포스가 대단한 “안산”을 비롯하여 여유로우면서도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건반 루핑과 감각적인 보컬 샘플이 조화를 이룬 두 곡 “Still Ill”과 “욕구불만”, 역시 내내 타이트한 진행을 들려주는 “Choose Me”,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제대로 된 ‘Laid-Back’ 그루브를 선사하는 “낭만에 대하여”, 그리고 유려한 보컬 샘플의 운용으로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대미 장식곡 “And I’m Still Waitin’” 등은 이번 앨범의 성격을 대변하는 트랙들. 그 외 경쾌한 브라스 샘플이 부각된 “Smell Good”과 늘어지는 베이스 위로 펑키하고 익살스러운 기타 리프가 어우러지는 “대인배” 등은 진중하고 차분한 앨범의 분위기를 적당히 환기시켜주는 곡들이다.
그런가 하면, 데뷔 이후부터 기대를 모았던 차붐(Chaboom)은 촘촘한 라임의 구성은 덜하지만, 명확한 딜리버리와 동물적인 감각의 플로우로 자신이 앨범의 또 다른 주연임을 과시한다. 또한,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인 ‘거리’를 적당한 터치로 오버하지 않고 담아냄으로써 자칫 잘못하면, 유치해질 수도 있었을 이 소재를 현명하게 풀어냈다. 그것도 단 한 명의 피처링 랩퍼 없이 오로지 혼자만의 힘으로.
차붐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안산’을 배경으로 하되, 너도나도 겉으로만 떠들어대는 형제애나 고향에 대한 맹목적인 미화를 하며 미국힙합 겉핥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한 마디로 허세가 없다. 그저 안산을 배경 삼아 자신의 꿈과 일상을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담담하게 이야기할 뿐이다. 무명에 대한 설움을 토로하거나 랩퍼로서 자기 과시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자부심과 포부를 차분하게 얘기하는 앨범의 대표곡 “안산”이라든지 자신의 하루 동안 노선을 손에 잡힐 듯이 묘사한 “낭만에 대하여” 등은 안산이라는 도시와 그 안을 이루고 있는 오브제를 잘 이용하여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곡들이다(‘거리 위에는 쉽게 볼 수 있는 생존권 보장이라 쓰여있는 피켓/사람들은 말해 너도 저들과 다르기 위해서는 잡아타라고 간판이라는 티켓’, ‘어느새 그들이 꾸던 꿈은 시화공단 연기처럼 하늘 높이 흩어져’ –“안산” 중에서).
차붐의 랩에서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영 혼용이 이루어지는 부분이다. 주로 비속어나 욕설, 애드리브 등에서 나타나는데, 요즘 한영 혼용은 흔한 경우지만, ‘랩퍼는 자신의 나라의 언어로 랩을 할 때가 가장 멋지고, 그런 랩퍼가 많아져야 한국 랩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선 일말의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게다가 그는 국내 랩퍼 중 한국말 욕을 가장 차지고 설득력(?) 있게 하는 인물 중 한 명이 아닌가. 그가 영어를 섞지 않고도 얼마든지 괜찮은 가사를 써낼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본 작에 수록된 몇몇 곡만 들어봐도 알 수 있고 말이다.
서두에서 이미 본 작에 대한 결론을 밝혔지만, [Still Ill]은 근 몇 년 사이에 나온 비슷한 방향성(이른바 90년대를 지향하는)을 가진 힙합 앨범 중 가장 인상적인 족적을 남길만한 작품이다. 마일드 비츠와 차붐, 이 둘이 이번에 만들어낸 힙합은 분명 남자들의 힙합이지만, 프로덕션과 랩 모두에서 기존 하드코어 힙합이나 마초 힙합과는 느껴지는 심상 자체가 다르다. 장담하건대 이번 앨범은 한국힙합 씬에서 매우 ‘Ill’한 존재들이었음에도 다소 간과됐던 마일드 비츠와 차붐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한 방이 될 것이다.
*본 리뷰는 앨범 발매(7월 8일) 전 정식 음반과 다름없는, 마스터링 작업이 완료된 CD를 듣고 작성된 것임을 밝힙니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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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멤혼 (2010-09-16 23:55:02, 117.110.23.***)
- 그리고 "Ganzi"님 의견 정말 존중합니다. 힙합을 사랑하는 사람의 태도라고 보이지 않는 분들이 가끔 보이네요. 결코 절대적인 "귀"는 없다고 생각 합니다. 서로 알아간다 생각하고 의견을 개진해 나가는게 커뮤니티 사이트의 목적 아닐까요? 좀 더 마음을 열고 들어 보시면 왜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왜 싫어 하는 사람도 있는지 알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 배워 나가는게 진짜 이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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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멤혼 (2010-09-16 23:35:42, 117.110.23.***)
- "야가미이오리"님 샘플링 작법 자체를 욕하시는 게 아니라면
"제가 생각하는 진정성 가득한 사운드는 샘플링에 의존하지않고 시퀀싱해서 트랜드를 만들어가는 사운드라고 생각함"
이 발언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요?
힙합 문화에 있어서 샘플링의 다양한 시도는 상당히 중요한게 아닌가요? 재해석의 미학을 가장 많이 갖춘 장르가 바로 힙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마일드비츠님께서 음악적 스펙트럼이 좁으신 것도 아니고 대충 샘플링해서 우려먹기 식으로 만든 비트라고는 생각 되지 않네요..오히려 음악에 대한 저작권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힙합문화에 있어서 샘플링은 요즘 굉장히 줄어들었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짧은 생각이지만 답변을 달아보았습니다. 잘못되었다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적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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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nzi (2010-07-12 06:49:30, 61.109.120.***)
- 여기에 달린 댓글들뿐만 아니라 다른 앨범 댓글도 포함해서 예전부터 궁금한 건데요, 그냥 단순하게 별로라고 말하는 청자분들 어떤 근거로 말씀하시는 건가요? 물론, 취향에 안 맞아서 별로라고 하는 거야 어느 정도 이해는 하겠는데, 믹싱, 사운드, 샘플링 작법 등을 들먹이며 말하는 분들은 좀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관점을 펴면서 말해야 책임감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예전에는 각자 회원님들이 나름대로 관점을 가지고 비판 같은 비판을 했는데, 지금은 아니네요.
전 아직 이 앨범의 몇 곡만 들어봐서 뭐라 평할 순 없지만, 여튼 댓글에서 아쉬움이 많아 몇 자 적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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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가미이오리 (2010-07-11 00:50:11, 119.149.77.***)
- 샘플링도 프리모나 피트락처럼 완전 대박처럼
멋있게 하면 아무도 뭐라고 못해요
내가 제일 토할꺼같이 징그러운말이
샘플링 말나오면 제리케이 가사인용하면서
"프리모는 좋대면서 샘플링은 싫텐다"
그렇다면 프리모처럼 제리케이가 비트를 똑같이 찍나요?
드럼부터 차이가 엄청나게 나는데 무슨 ㅉ
마치 수학여행 장기자랑 래퍼가 검증받지않은 랩한다고
나스가 된마냥 거리의 시인이라고 어깨에 힘들어간거와 같은이치임
샘플링하면 "프리모도 하니까 괜찮아, 칸예도 샘플링하는데 뭘..."
ㅋㅋㅋㅋㅋㅋㅋ
결과물이 전혀다른데 무슨 똑같이 평가받으려고 하나..
말이 이상한대로 샜지만
샘플링하는작법 욕하는게 아님
개나소나 샘플링하면 프리모랑 동급먹으려는 애들때문에
진저리가 나서그럼
프리모 피트락이 샘플링만으로 뜬건가?
죽이는 드럼이 있고 그안에서 죽이는 룹을 찾고
블루프린트는 저스트블레이즈, 칸예웨스트 진짜 존나 죽이는
비트를 보여줬는데 어떻게 단 한줄로 이앨범을 비교하려고 합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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