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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이보 - Beautiful Mind
    rhythmer | 2014-04-29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이보(Evo)
    Album: Beautiful Mind
    Released: 2014-04-09
    Rating:
    Reviewer: 이병주









    이보(Evo)가 씬에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당시 솔로 앨범을 통해 큰 지지와 관심을 받고 있던 진보(Jinbo)와 함께한 일진스(Ill Jeanz) 프로젝트를 통해서였다. 그런데 사실 세련되며 감각적인 사운드를 앞세워 그룹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긴 했지만, 멤버 한 명 한 명의 퍼포먼스가 특별히 주목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후로도 그는 다른 뮤지션과 콜라보나 참여를 통해 활동을 이어갔기 때문에 하이라이트의 구성원이자 독립된 솔로 뮤지션으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된 이 앨범은 그를 향한 온전한 평가가 이루어질 첫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앨범에서는 도회적이며 깔끔한 무드의 사운드가 부각되고 있다. 이전까지 그의 음악이 쌓아온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진행과 여유 있게 끌고가는 래핑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그림도 일관되게 펼쳐진다. 이보라는 뮤지션의 음악이 어떠하다는 점을 이 한 장의 앨범만으로도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담백하다기보다는 밋밋하단 점이 문제다. 일정한 흐름 안에서도 귀를 잡아끌만한 요소가 어떤 식으로든 부족하다. 비트는 세세한 터치를 더해놓은 몇 곡을 제외하면 다소 전형적인 멜로디 진행과 단순한 드럼 패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특히, 중반부의 곡들에서 그러한 단점이 두드러진다. 더불어 랩에서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줄 인상적인 라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더 나아가서는 곡들을 통해 다루는 메시지의 문제로 넘어가게 되는데, 뮤지션만의 시각이나 깊은 내면을 드러내기보다는 흔한 주제를 다소 상투적인 표현으로 건드리는 쪽에 가깝다.

     

    결국, 이는 음악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의 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기보다는 프로듀싱의 실패가 아닐까 싶다. 가볍게 어울리며 즐기기 위한 음악이라고 하기에는 심심한 비트와 래핑이 걸리고, 배경과 형식을 간소화해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고 뭔가를 전달하겠다는 음악이라고 하기에는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다소 공허한 것이다. 더 많은 트랙이 무중력정도로만 스타일리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비범한 앨범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있을지언정, 현재 국내 힙합 씬의 평균적인 성취의, 혹은 평범한 앨범으로서 감상하기에는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동안 활동을 통해 기대했던 만큼 솔로 뮤지션으로서 이보의 매력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못한 앨범이었던 것뿐이다. 그의 음악이 가진 세련된 느낌을 더 멋있고 즐거운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해법이 사실 이 앨범과 과거 작품 안에 어느 정도 담겨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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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Gomgomi (2014-05-31 20:18:56, 121.137.116.**)
      2. 이 형은 쎈 거 하면 의외로 작살날 거 같은데
      1. 윤정준 (2014-05-04 15:31:57, 175.211.103.***)
      2. 팔로알토와의 콜라보 시너지 효과는 인정하고 좋아하지만
        무려 3곡이나 참여한건 이보의 솔로 정규작인 만큼 조금 아쉽네요.

        물론 앨범은 이보 스타일의 편하고 평이하게 듣기 좋았습니다.
      1. sodgh (2014-05-02 05:24:18, 222.233.162.**)
      2. 듣자마자 필이 팍! 꽂히는 느낌은 없었습니다만, 할로윈님 말씀처럼 좀 더 진득하게 들을수록 청자를 취하게 하는 매력이 있어 요즘 자주 돌려듣고 있습니다.

        그래도 본문 내용엔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흔한 주제를 상투적으로 표현하다보니 조금 뻔한 인상이 남았던 점... 그래도 그런 면이 공감대를 형성하기엔 최적이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1. 할로윈1031 (2014-04-30 03:01:16, 175.202.125.*)
      2. 외람된 말씀이지만 이보의 음악은 좀 더 진득하니 듣고 취하듯 즐겨야 더욱 재밌는 감상이 될듯 싶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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