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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G-Unit - The Beast Is G Unit
    rhythmer | 2015-04-03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G-Unit
    Album: The Beast Is G Unit
    Released: 2015-03-03
    Rating:Rating:
    Reviewer: 강일권









    한때 메인스트림 힙합 씬을 주무르던 피프티 센트(50 Cent)의 최근 커리어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소속사였던 인터스코프(Interscope Records)와 마찰이 이어지며, 새 앨범 발매는 계속 미뤄졌고, 힙합 팬의 관심이 점점 시들어가는 가운데 새로운 레이블에서 발표한 (원래 계획과는 다른 앨범인) 5 [Animal Ambition]은 졸작에 가까웠다. 심지어 그가 다른 뮤지션들에게 시비를 거는 것도 이전만큼 미디어와 힙합 팬들의 흥밋거리가 되지 못했다. 이제 그에게 남은 회심의 카드는 와해된 옛 형제들을 모으는 것밖에 없어 보였다.

     

    세부적인 사정은 다를지언정 옛 형제들인 영 벅(Young Buck)과 로이드 뱅크스(Lloyd Banks) 역시 근황이 좋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그들로서도 쥐유닛(G-Unit)의 재결합은 여러모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한결같이 피프티의 옆을 든든하게 지킨 걸 제외하곤 앞선 두 랩퍼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는 토니 예요(Tony Yayo)나 그룹에 들어와 보니 옛 명성만 남아 적잖이 당황했을 법도 한 키드 키드(Kidd Kidd)에게도 이는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결국, 다시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만 같던 쥐유닛의 재결합이 성사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013, 청원 사이트까지 개설해가며 그룹의 재결합을 역설하던 게임(Game)만 쏙 빠진 채, 4명의 원년 베테랑과 1명의 신병으로 구성된 쥐유닛은 그렇게 풍전등화와 같은 운명을 거스르고자 돌아왔다.

     

    그와 동시에 독자적인 노선을 선포하며, 작년 8월에 공개한 EP [The Beauty of Independence]는 강력하진 않지만, 그들이 뭉쳤을 땐 여전히 무시할 수 없음을 체감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후, 6개월여 만에 발표된 이번 새 EP에서도 쥐유닛은 좋은 팀워크를 보여준다. 프로덕션적으론 전통적인 쥐유닛 스타일과 트렌드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자 한 흔적이 엿보인다. 강렬한 드럼과 과용한 신스의 조합을 통해 연출하던 기존의 하드한 힙합 사운드가 중심에 놓이지만, 그 안에서 여백을 만들고, 래칫과 트랩 뮤직 요소를 채워 넣었다. 초반을 장식하는 "Ballin'", "I'm Grown", "Bring My Bottles" 등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본작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이들의 랩이 뿜어내는 아우라다. 피프티 센트가 전보다 뒤로 빠져서 무게중심을 잡는 데 열중하는 사이, 영 벅이 특유의 불규칙적인 톤의 플로우로 비트를 헤집어놓고, 로이드 뱅크스가 멤버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라이밍을 작렬시키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랩핑을 들려준 토니 예요와 새로운 피의 패기가 느껴지는 키드 키드까지 가세하여 그룹의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한다. 특히, 로이드 뱅크스가 감각적인 라이밍과 비유를 바탕으로 랩퍼로서 능력을 과시하는 솔로 트랙 "Doper Than My Last One"은 백미다.

     

    EP 때와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감흥을 안기는 곡이 없다는 건 아쉬운 점이나 쥐유닛의 존재감과 새로운 커리어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서 이만하면, 성공적이다. 개별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그들은 다시 뭉쳐 발표한 두 장의 EP를 통해 확실한 구심점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패잔병들의 마지막 발악이 아닌, 베테랑들의 반가운 귀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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