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Wale - The Album About Nothing
- rhythmer | 2015-04-10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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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Wale
Album: The Album About Nothing
Released: 2015-03-31
Rating:Rating:
Reviewer: 이진석
2000년대 중반에 등장, 떠오르는 신성으로 주목받으며, 여러 믹스테잎과 메이저 레이블 계약 등으로 파이를 키워온 랩퍼 왈레이(Wale)의 커리어는 메이박 뮤직 그룹(Maybach Music Group)으로 소속을 옮긴 후 약간의 적응기가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레이블이 바뀐 직후 내놓은 두 번째 정규작 [Ambition]에서 다소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여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2013년에 발표한 세 번째 앨범 [The Gifted]에 이르러 왈레이는 레이블의 색채와 그가 지니고 있던 기존 스타일을 잘 조율하여 확고한 위치를 다지는데 성공했다. 이후 약 2년의 시간이 지났고, 지난 두 믹스테잎 [The Mixtape About Nothing]과 [More About Nothing]의 후속이자 ‘사인필드(Seinfeld)’ 시리즈의 마지막 순서인 네 번째 정규작 [The Album About Nothing]으로 돌아왔다.유명 코미디언 제리 사인필드(Jerry Seinfeld)의 시트콤 [Seinfeld]가 왈레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그가 이전에 발표한 작품들과 여러 매체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이전 시리즈의 구성과 같이 이번에도 [Seinfeld]의 대사들을 앨범 곳곳에 배치했다. 첫 트랙 “The Intro About Nothing”은 왈레이와 제리 사인필드가 주고받는 대화로 시작되며, 이후로도 각 곡의 여러 부분에 배치된 대사들은 곡 자체의 모티브가 되기도, 또는 주제에 관한 추가적인 설명이 되기도 하며, 앨범의 진행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공에 대한 자축과 감회를 담은 첫 트랙을 지나 그는 다양한 주제를 풀어내기 시작한다. “The White Shoes”에선 제리 사인필드의 심볼인 하얀 스니커즈를 주제로 그것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에 관해 이야기하며, “The Middle Finger”에서는 본인이 겪었던 문제들과 주변의 충고를 가사로 엮어내는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토로하기도 한다. 또한, 사회문제에 시선을 기울이고 메시지를 설파하는 것도 잊지 않는데, 제목 그대로 ‘약에 취한 소녀들’을 노래하며, 그녀들에게 필요한 건 관심과 사랑임을 주창하는 “The Girls On Drug”은 그 대표적인 곡이다. 이렇듯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앨범은 온전히 왈레이가 만들어낸 서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랩 피처링을 사용하지 않은 채 홀로 모든 벌스를 소화한다. 객원으로 참여한 제이콜(J. Cole), 쓰자(SZA), 어셔(Usher), 제레미(Jeremih) 등은 각자 후렴을 맡아 약간의 힘을 보탤 뿐이다. 사실 왈레이의 톤 자체가 크게 매력적인 편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구성이 자칫하면 지루함을 유발할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건 그의 랩퍼로서 탁월한 능력 덕이다. 왈레이는 가장 큰 무기인 유려한 플로우 디자인과 녹슬지 않은 워드플레이를 바탕으로 많은 벌스롤 홀로 소화하면서도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무리 없이 이끌어간다.
프로덕션은 디제이 다히(DJ Dahi), 제이크 원(Jake One), 디제이 칼릴(DJ Khalil) 등등, 여러 프로듀서들을 초빙했음에도 상당히 편향된 분위기를 고수한다. 약간의 속도감이 붙은 경쾌한 멜로디라인의 비트가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으며, 보컬 샘플의 사용이나 객원들이 맡은 후렴은 이러한 무드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왈레이의 스타일을 가장 잘 받쳐줄 수 있는 음악들이 주를 이룬 셈이다. 다만, 타이트하게 흐르는 초반부의 기운을 좀처럼 이어가지 못하는 중반부의 늘어짐과 너무 안이한 팝 랩 구성의 “The Bloom(AG3)” 같은 트랙은 아쉽다.
[The Album About Nothing]은 나름의 확고한 컨셉트를 갖추었고, 왈레이의 흐르는듯한 랩핑과 가사가 주는 맛이 여전히 쏠쏠하며, 프로덕션 또한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비록, 전작 [The Gifted]가 가진 아우라에는 범접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그의 커리어의 정체 구간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본작은 정규와 믹스테잎을 쉴 틈 없이 뿜어내는 가운데 무려 7년에 걸쳐 이어온 '사인필드' 시리즈의 나쁘지 않은 마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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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맘바 (2015-04-11 21:34:53, 118.36.243.***)
- 인트로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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