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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A$AP Ferg - Always Strive And Prosper
    rhythmer | 2016-05-01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A$AP Ferg
    Album: Always Strive And Prosper
    Released: 2016-04-22
    Rating:Rating:
    Reviewer: 조성민









    에이샙 퍼그(A$AP Ferg)는 에이샙 라키(A$AP Rocky)를 제외하고 에이샙 몹(A$AP Mob) 내에서 여태껏 가장 많은 지원사격을 받았고, 그만큼 음악적으로 가장 많이 노출된 랩퍼다. 순수 랩 기량만을 따졌을 때 비등하거나 나을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듣는 네스트(A$AP Nast)나 트웰비(A$AP Twelvyy)가 받는 스포트라이트와 현재 진척되고 있는 그들의 단독 프로젝트 등과 비교하면, 이를 더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데, 여기엔 분명 이유가 있다. 클라우드 랩에 여러 사운드를 혼합하여 자기주도적이면서도 트렌디함을 유지해나가는 라키와는 달리, 퍼그는 어두운 베이스라인과 강렬한 드럼, 차가운 신스를 활용한 멜로디와 독특한 랩 보이스를 바탕으로 첫 정규 앨범 [Trap Lord]를 만들었다. 2013년에 발표된 해당 작품은 간혹 투박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그의 랩과는 달리 상당히 정교하게 짜인 구성과 귀를 압도하는 사운드가 돋보인 앨범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네스트와 트웰비에게는 없고 퍼그가 가지고 있는 그것, 바로 캐릭터와 카리스마가 작품에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얼마 전 발표된 퍼그의 정규 2 [Always Strive and Prosper]는 분명 전작을 이어나가는 트랩 앨범인 동시에 조금 더 대중적인 모험성을 띠고 있다. 아니, 사실 조금이라기보다는 노골적으로 대중적이다. 여기저기 수놓아진 서정적인 멜로디와 알앤비 바이브가 섞인 미디엄 템포의 트랙들, 그리고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EDM 사운드 등이 라키가 그랬던 것처럼 라디오와 마니아층 모두를 잡으려는 퍼그의 의지를 대변한다. 그러나 본작이 안고 있는 균형적인 불안정함과 그로 인해 희미해진 앨범의 방향성 탓에 안타깝게도 퍼그의 열렬한 팬과 대중 모두의 귀를 당기기엔 다소 허술해졌다.

     

    퍼그가 이 앨범에 담아낸 컨텐츠는 분명 전작보다 다양하고 자기성찰적인 것들이며, 이 자체는 인상적이다. 그는 여전히 할렘 거리를 돌아다니며 구역싸움을 하고(“Hungry Ham”), 벤틀리와 롤렉스를 거침없이 결제하는 소비패턴을 자랑하며(“Swipe Life”), 마약과 여자에 빠진 생활을 이어가기도 하지만(“Uzi Gang”), 음악에 대한 고민과 노력에 대한 보상(“Strive”), 애인을 잃은 뒤 느끼는 상실감(“Let You Go”), 그리고 내면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Beautiful People”) 트랙 등도 적절하게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이처럼 다양한 트랙들을 한 작품으로 연결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특별한 장치 없이 되려 불규칙적이기까지 한 트랙 배치는 곧 통일성의 부재로 귀결되었으며, 들쭉날쭉한 트랙의 완성도 역시 결함이 되었다.

     

    앨범의 프로덕션도 아쉽다. 스크릴렉스(Skrillex)가 제공한 “Hungry Ham”은 퍼그가 말하려고 하는 할렘 거리에서의 삶과는 어울리지 않으며, 차라리 클럽 뱅어를 목적으로 쓰였다면 더욱 적절할 듯하지만, 그 용도로 쓰인다 해도 라키의 첫 정규 앨범인 [Long.Live.A$AP]에 수록된 “Wild For The Night”보다 훨씬 단순하면서 정적인 탓에 감흥이 덜했을 것이다. 또한, 수많은 알앤비 히트를 보유한 노르웨이 출신의 프로듀싱 듀오 스타게이트(Stargate)“Let You Go”는 그들이 쌓아온 명성과 상반되는, 특별할 것 없는 멜로디 라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앨범 후반부에 위치한 “World Is Mine”은 저급한 퀄리티 때문에 흡사 [Dark Sky Paradise]에서 잘린 트랙처럼 들리는데, 곡의 후렴을 담당한 빅 션(Big Sean)은 그의 커리어 역사상 최악의 퍼포먼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본작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부분은 퍼그의 삼촌이 등장하는 초반부다. 스킷인 “Meet My Crazy Uncle” 다음으로 배치된 “Psycho”부터 “Let It Bang”까지의 구간은 이 앨범에서 퍼그가 그나마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자 하이라이트다. 퍼그는 “Psycho”에서 그의 삼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얼마만큼 그의 삶을 동경했는지에 관해 풀어내는데, 그 서사를 통해 할렘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의 삶을 그려내어 감정적 페이소스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잘 느껴진다. 반면, “Let It Bang”에서는 마약을 팔던 삼촌의 일상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는데, 사람보다는 환경에 대한 입체적인 묘사를 통해 간접적인 어프로치를 선보인다. 그리고 다음 트랙으로 이어지는 “New Level”까지의 흐름은 마치 [Good Kid, m.A.A.d City]에서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컴튼을 그려냈듯이 할렘을 잔혹함과 정겨움이 공존하는 도시로 그려내며 여운을 남긴다.     

     

    본인의 다재다능함을 어필하고 대중성을 잡아서 양지로 나아가려는 퍼그의 계획은 [Always Strive and Prosper]가 안고 있는 수많은 결함 탓에 빛이 바랬다. 퍼그는 그가 가진 이야깃거리를 효과적으로 나열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듯하고, 한 방향으로 집중되어 응집력이 강했던 전작에서 선보인 카리스마나 캐릭터의 영향력 역시 너무 미미해졌다. 우리가 퍼그에게 바라는 것은 세레나데나 감성적인 팝 랩이 아니다. 이번 앨범은 아티스트가 하고 싶은 것잘할 수 있는 것이 불일치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좋지 못한 결과물의 예로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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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Drizzy (2016-05-06 02:15:09, 65.206.95.***)
      2. 개인적으로 재앙 수준이라고 생각했던 트랩 로드보다는 훨씬 좋게 들었는데 리드머는 안 그런 모양이네요
      1. Fukka (2016-05-03 15:31:26, 39.7.57.**)
      2. 트랩 로드의 신선함을 또 바란 건 아니지만 너무 별로였음. 특히 팝랩 트랙들이 다 말아먹음.. 그나마 후반부에 들을만한 곡들이 있어 다행.
      1. 버기 (2016-05-02 21:27:16, 116.123.55.**)
      2. 저는 이 점수 반대요
        올해 여름은 물론이고 계속 먹힐만한 스타일 있는 멋진앨범 나왔음. 별 3개반에서 4개는 받아야할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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