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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Drake - Views
    rhythmer | 2016-05-10 | 1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Drake
    Album: Views
    Released: 2016-04-29
    Rating:
    Reviewer: 조성민









    드레이크(Drake) [Views]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시기는 2014년 여름이다. 그러니까 이 앨범이 발표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인데, 그동안 드레이크에게 일어난 수많은 일을 나열해보면, 연기된 이유가 합당하게 느껴진다. 드레이크는 2015년 초, 버드맨(Birdman)[Carter V] 발매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던 릴 웨인(Lil’ Wayne)을 지원하는 명목으로 믹스테잎인 [If You’re Reading This It’s Too Late]을 유료로 발매했고, 후반기에는 퓨처(Future)와 합작한 [What A Time To Be Alive]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작품들을 통해 높은 상업적 성과를 올리고, 찬사를 받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소란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물론, 타이가(Tyga)를 비롯하여 토론토 출신 랩퍼들인 모 쥐(Mo-G), 토리 레인즈(Tory Lanez) 등과 연관된 트러블도 있었지만, 가장 화제가 된 사건은 역시 믹 밀(Meek Mill)과 벌인 디스전이다. 드레이크는 몇 차례 곡을 주고 받은 후 소강상태로 접어든 이 디스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밀이 제기한 대필 의혹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고, 그 꼬리표는 여전히 그림자처럼 그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다.

     

    이러한 과정 끝에 발표된 본작은 드레이크가 예전부터 꾸준히 선보인 미니멀하고 멜랑콜리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완성되었다. 더불어 지속적인 시도와 노력 끝에 완성도를 끌어올린 랩과 보컬의 균형 역시 여전하다. 풀어낼 이야깃거리도 워낙 많아진 덕에 그의 스타일상 감정적 운용의 폭을 더욱 넓게 가져가며 보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는 판도 마련되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분명 기대를 웃도는 작품이 될 여건을 갖춘 셈이다.

     

    드레이크가 이 앨범을 통해 말하는 주제는 세 갈래로 나뉜다. 틀어진 연인관계에 대한 후회와 분노, 그리고 종국엔 그리움으로 가는 과정이 예외 없이 포함되어 있고, 동료 뮤지션들과 얽힌 비프에서 얻은 상처와 잃은 사람들에 대한 회고도 담겨있으며, 정상을 찍은 현 상항을 대변하는 우월함과 거기에서 비롯된 고독에 관해서도 풀어낸다. 이 모든 것을 겪은 드레이크는 결국 불신에 차게 되고 이분법적인 결단을 내리게 되는데, 그런 극단적인 심리상태가 공간감이 과하거나 아예 건조하게 처리된 프로덕션과 공격성을 내포한 랩, 그리고 무미건조하게 발현된 보컬을 통해 표현되었다.

     

    본작의 프로덕션은 'OVO Sound'의 보이 원다(Boi-1da), 나인틴에이티파이브(Ninteen85), 노아 포티셰비(Noah “40” Shebib) 등이 대부분을 담당했다. 이제는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하위 장르로 자리 잡은 그들 특유의 음울한 멜로디와 공간감을 강조해서 무드를 가라앉히는 작법이 대다수 곡에 사용되었다. 트랙들은 느릿하게 흘러가는 템포에 미니멀한 신스로 멜로디 라인을 잡고, 808드럼이 밑을 받쳐주는 형태를 기본으로 하며, '8-90년대의 트랙들을 샘플링해서 사용하는 방식도 취하고 있다. 앨범 초반부의 “U With Me?”1999년에 발표된 디엠엑스(DMX)“What These Bitches Want”에서 도입부 구절을 따왔으며, 곡의 후렴 역시 디엠엑스의 데뷔 앨범 [It’s Dark and Hell Is Hot]에 수록된 “How’s It Goin’ Down”의 후렴을 그대로 가져왔다. 또한, 메지드 조던(Majid Jordan)의 프로듀서인 조던 울먼(Jordan Ullman)이 제공한 “Feel No Ways” 1983년에 발표된 말콤 맥라렌(Malcolm McLaren)의 앨범 [Duck Rock]에 포함된 “World’s Famous”의 짧은 드럼 패턴이 사용됐는데, 브릿지에서 곡의 흐름을 환기하는 드럼의 타격감이 일품이다.

     

    이외에도 요즘 흔히 보이는 작법인 '90년대 알앤비의 멜로디 라인을 샘플링 하기도 하고, 앨범 후반부에는 자메이칸 음악의 흔적이 묻은 사운드 소스와 장치들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꽤 흥미롭다. 메리 제이 블라이지(Mary J. Blige)의 히트곡인 “Mary’s Joint”를 통째로 들고 온 “Weston Road Flows”“Fire & Desire”의 인트로와 아웃트로에 차용된 브랜디(Brandy)“I Dedicate (Pt. 2)” 등이 전자의 예로 들어맞으며, 비니맨(Beenie Man)의 샤웃아웃과 댄스 홀(Dancehall) 바이브가 가미된 “Controlla”, 키보드와 타악기 운용으로 아프로비트(Afrobeat) 리듬이 부여된 “One Dance”, 그리고 리아나(Rihanna)와 듀엣을 선보인 “Too Good”에서 쓰인 팝칸(Popcaan)“Love Yuh Bud” 샘플 등이 이제껏 드레이크 앨범에선 보기 드문 색채를 더한다.

     

    이렇듯 다양한 시도와 탄탄한 랩/보컬 퍼포먼스가 감흥을 주지만, 정작 완성도를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매우 아쉽다. 우선 그의 이야기가 잘 와 닿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드레이크가 랩에 담은 내용이나 가사의 전반적인 수준부터 전작보다 떨어지는 편인데, 기발함을 뽐내려는 펀치 라인이나 연인과 수 싸움을 하는 과정을 풀어낸 많은 트랙을 통해 면역된 서술법이 유효타로 먹히지 않기 시작하면서 그의 이야기는 급격히 신뢰와 공감대를 잃는다. 프로덕션 역시 마찬가지다. 분명 드레이크 고유의 사운드를 유지하고 있고, 나인틴에이티에잇과 파티넥스트도어(PARTYNEXTDOOR) 같은 내부 프로듀서들 또한, 그들 본연의 느낌을 살렸지만, 전작의 킬링 트랙들과 중독적인 후렴에서 선보인 클러치 능력이 미미하다. 더군다나 드레이크의 장점인 멜로디 메이킹 능력마저 여느 때보다 평범하게 발휘하는 데 그쳤다.

     

    전개 과정에서부터 느슨하게 출발한 본작은 중반부와 후반부에 배치된 몇몇 트랙 덕분에 한 번씩 분위기를 쇄신하지만, 그것이 앨범의 틀을 지탱하는 드레이크의 비극적인 스토리 라인의 짜임새에 탄탄함을 부여하진 못했다. 분명 트랙 단위로만 봤을 때 각 곡이 지니는 매력이 없지는 않지만, 높았던 기대치를 고려하더라도 하나의 작품으로 평가했을 때 상당히 밋밋한 편이다. 드레이크가 다음 앨범에서 본작의 음악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더욱 잘하거나 새로운 것을 해야 할 듯하다. 웬만한 완성도가 아니고서는 인상에 남지 않을 정도로 우린 그의 음악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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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Nas (2016-06-26 08:54:08, 121.185.18.**)
      2. 너무 pop style이였네요...
      1. 응애 (2016-05-11 13:30:25, 218.148.162.**)
      2. 몇몇노래들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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