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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콜 리뷰] Remy Shand - The Way I Feel
    rhythmer | 2017-01-28 | 1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Remy Shand
    Album: The Way I Feel
    Released: 2002-03-12
    Rating: 
    Reviewer: 오이









    레미 쉔드(Remy Shand)는 모타운(Motown)이 나인티에잇 디그리스(98 Degrees) 다음으로 배출한 또 한 명의 백인 아티스트였다. 그리고 알앤비/소울의 성지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의아할 만큼 보이 팝이 공존했던 나인티에잇 디그리스의 앨범과 달리 쉔드의 [The Way I Feel]‘90년대 이후 나온 꼭 들어봐야 할 알앤비 앨범 중 하나로 꼽힌다. 그만큼 앨범엔 전통적이면서도 탁월한 소울 음악이 담겼으며, 쉔드는 모타운의 명성에 딱 들어맞는 신예 아티스트였다.

     

    [The Way I Feel]은 그가 영향받았다고 하는 알 그린(Al Green), 마빈 게이(Marvin Gaye),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등의 음악적 향기를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시작부터 훅 빨아들인다. 타이틀곡인 "The Way I Feel"은 백인이란 사실에서 가질 수 있을 선입관 따위는 날려버리라는 듯 감각적인 그루브와 사운드, 그리고 보컬의 흥취를 선사한다. 그에게선 이른바 흑인적인 감성을 담고자 하는 강박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다. 그 자체가 음악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어있다.

     

    레미 쉔드가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쥐었던 악기가 기타인 만큼 앨범 전체적으로 기타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마지막 곡에서는 기타를 중심으로 아예 대부분을 연주곡으로만 채웠다. 특히, 부클릿을 본 이들이라면, 전곡의 인스트루멘탈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까지 모두 그가 담당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Take A Message”의 뮤직비디오에서 1 4역을 했던 밴드의 모습이 바로 앨범의 속성을 그대로 표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악기를 다루는 재주만큼이나 곡을 써내는 실력도 훌륭하다. 고개를 까닥이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그루브가 담긴 앨범의 대표곡 “Take A Message”는 물론이고, 바비 콜드웰(Bobby Caldwell)을 떠오르게 하는 전형적인 어덜트 컨템포러리 알앤비 넘버 “Burning Bridges”는 재지한 멜로디가 차분하게 진행되는 곡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좋았던 곡 중 하나다.

     

    또 다른 필청 트랙 중 하나는 바로 “Rocksteady”. 알 그린의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트랙인데, 이 곡뿐만 아니라 멤피스 소울의 영향을 느낄 수 있는 “I Met Your Mercy”라든지 마빈 게이를 연상시키는 “The Way I Feel”, “The Second One” 등에서 쉔드가 경험한 음악의 엑기스를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쉔드는 이처럼 빈티지한 사운드를 통해 옛 소울의 감흥을 제대로 불러일으키면서도 구성과 멜로디에서 본인의 스타일을 잘 조합하여 2000년대 가장 눈부신 네오 소울 앨범을 탄생시켰다.

     

    언제나 아쉬운 건 이 앨범 이후, 그의 공백이 너무나도 길었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듬해인 2003년에 두 번째 앨범을 작업 중이란 소식이 나왔지만, 활동은 전무했고, 완전히 잊힌 듯한 2016년에 EP [Archives Vol.1]을 깜짝 발표했지만, 신곡이 아닌 데뷔 앨범 작업 당시 데모와 미발표곡을 모은(3) 형식이라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그렇기에 [The Way I Feel]을 들을 때면, 언제나 기쁨과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어쨌든 단 한 장이라도 이토록 소울의 흥취가 가득한 걸작을 선사한 그에겐 참 고마워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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