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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Kehlani - SweetSexySavage
    rhythmer | 2017-02-06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Kehlani
    Album: SweetSexySavage
    Released: 2017-01-27
    Rating:
    Reviewer: 황두하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케이라니(Kehlani)2015년 발표한 비정규 데뷔 앨범 [You Should Be Here]를 통하여 그해 가장 주목받는 신인으로 떠올랐다. 랩퍼처럼 물 흐르듯 멜로디를 소화하다가도 적절한 순간에 또렷이 멜로디를 살려내는 그녀의 작곡 및 보컬 실력은 메인스트림 힙합/알앤비 사운드를 충실하게 구현해낸 프로덕션과 만나 제대로 빛을 발했다. 실제 경험을 비롯하여 다양한 주제들을 비속어를 동원해 직설적으로 풀어내는 가사 또한 앨범의 완성도에 한몫 했다. [You Should Be Here]는 촉망받는 신예의 인상적인 데뷔작을 넘어서 2015년에 발표된 블랙뮤직 앨범 중에서도 손꼽히는 완성도의 작품이었다.

     

    이후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던 그녀의 커리어가 위기를 맞은 것은 작년 초에 있었던 음악 외적인 스캔들 때문이었다. 전 애인인 파티넥스트도어(PARTYNEXTDOOR)가 자신의 SNS에 케이라니와 침대에 있는 사진을 올렸는데, 당시 그녀는 농구선수 카이리 어빙(Kyrie Irving)과 사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이로부터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이것은 결국 케이라니의 자살 기도로까지 이어졌고, SNS를 통해 장문의 해명 글을 올리기도 하는 등,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었다. 사건 이후 다행히 케이라니는 뮤지션으로서 커리어를 이어나갔지만, 하마터면 우린 또 한 명의 재능 있는 아티스트를 너무 빨리 잃을 뻔 했다.

     

    그녀가 이번에 발표한 첫 번째 정규 앨범 [SweetSexySavage]는 사건 이후 불완전했던 자신의 모습까지도 긍정하며 자신감을 되찾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Intro”에서 시인 레이나 비디(Reyna Biddy)가 읊는 시는 이러한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앨범의 전체 내러티브를 감싸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순애보적인 사랑을 노래하는 “Undercover”, “Everything Is Yours”, “In My Feelings”나 상대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나쁜 여자의 태도를 유지하는 “Keep On”, “Distraction”, “Do U Dirty” 사이의 간극이 메워진다. 얼핏 매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트랙들이 케이라니라는 캐릭터 안에서 일관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랩퍼 리틀 심즈(Little Simz)“Peace of Mind”의 인트로에서 내레이션으로 여성으로서 자존감을 가질 것을 설파하며, 케이라니의 이야기에 힘을 실어준 지점도 인상적이다.

     

    앨범의 프로덕션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얼터너티브 알앤비 사운드 위에 힙합, 소울, 팝을 적절히 섞어 미니멀하면서도 청량한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유의 보컬 전개와 캐치한 후렴구가 인상적인 “Dictraction”, “CRZY”, “Personal” 등은 특히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처럼 트렌디함을 유지하는 와중에 선배 아티스트들에 대한 오마주가 느껴지는 트랙들도 눈에 띈다. 에이컨(Akon)“Don’t Matter”의 영향이 느껴지는 “Undercover”, 고 알리야(Aaliyah)“More Than A Woman”에서 모티브를 따온 “Too Much”, 그룹 뉴 에디션(New Edition)“If It Isn’t Love”을 샘플링하고 후렴 멜로디를 센스 있게 차용한 “In My Feelings” 등은 대표적이다. 단순히 복고를 지향하기보다는 과거의 것들을 어반한 감성으로 세련되게 재현한 것이다.

     

    다만, 대중적으로 쉽게 다가갈 만한 트랙들의 비중이 늘어나고 비슷한 패턴의 곡들이 반복되다 보니 전작처럼 극적으로 전개되는 구간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일관성은 있지만, 대체로 무난한 인상이다. 보너스 트랙인 “Gangsta”를 포함해 무려 19곡이나 수록되어있을뿐더러 게스트와 콜라보를 통해 분위기를 환기할 만한 장치가 부재한 탓에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전반적으로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이것이 큰 흠이 되진 않는다.

     

    케이라니는 [SweetSexySavage]를 통해 스캔들을 정면으로 극복하고 자존감을 찾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이는 음악적인 완성도가 뒷받침되었기에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됐다. 비록, 전작인 [You Should Be Here]만큼의 신선함은 덜하지만, 첫 정규 앨범으로서 나무랄 데 없다. 무엇보다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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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Young THUGGER (2017-02-15 13:44:03, 14.39.182.**)
      2. 이앨범 괜찮네요 특히 distraction 들을만하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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