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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와비사비룸 - VIBE
    rhythmer | 2017-04-14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와비사비룸
    Album: VIBE
    Released: 2017-03-28
    Rating:
    Reviewer: 황두하









    프로듀서 에이뤠(ARwwae), 두 랩퍼 짱유(JJANG YOU)와 제이플로우(Jflow)가 뭉친 와비사비룸은 2015년 초에 EP [비밀 꼴라쥬]를 발표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들은 과감한 접근을 시도한 프로덕션과 어그러진 유머를 가득 담은 랩으로 기존 한국힙합과 다른 감흥을 전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것이 되려 부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내며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에 발표한 두 번째 EP [물질보다 정신]에선 달랐다. 전작에서 드러났던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추구하는 고유한 매력을 극대화했다.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독보적인 스타일을 갖춘 탄탄한 완성도의 걸작이 탄생한 것이다. [물질보다 정신]을 통해 와비사비룸은 한국힙합 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팀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리고 약 2년만에 발표한 세 번째 EP [VIBE]는 보다 정돈된 느낌으로 전작의 기조를 이어가는 작품이다. 그래서 조금 더 깔끔해졌지만, 날 것의 폭발적인 에너지는 어느 정도 거세되었다. 우선 [물질보다 정신]에서도 멋진 활약을 보여줬던 프로듀서 에이뤠는 이번에도 돋보인다. 음산한 멜로디와 중독적인 루프를 절묘하게 배합하여 몽롱하고 아련함이 느껴지는 특유의 프로덕션을 완성했다. 동시에 관악기 루프가 리듬 파트와 어우러진 “VIBE”나 후반부에서 먹먹한 질감의 신시사이저로 분위기가 전환되는 “Everyday” 등에서는 전보다 여유로워진 무드가 감지되는데, 6곡밖에 수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만으로도 전체가 차분해진 인상이다.

     

    짱유와 제이플로우의 랩이 이루는 균형도 좋다. 솔로 데뷔작 [장유석]에서 진폭이 큰 랩 스타일이 절묘한 것 못지않게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던 짱유의 랩은 변칙적이고 과장된 플로우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정돈되었다. 특히, “Summer Time” 같은 곡에서는 빠르게 단어들을 뱉어내면서도 뛰어난 전달력과 매력적인 플로우를 들려준다. 아울러 전작에서처럼 한껏 고조된 에너지를 내뿜는 짱유에 이어 제이플로우의 랩이 분위기를 다잡으며 무드의 균형을 맞춘다.  

     

    매우 직접적인 제목으로 정신적인 가치를 강조했던 [물질보다 정신]에 이어 본작에서도 타이틀에 맞는 주제(‘느낌’)로 일관성을 부여한 점 역시 특기할만한 부분이다. 다소 추상적인 주제를 구체적인 상황 설정과 단어 선택, 그리고 기성 힙합 씬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어우러져 특유의 감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실소를 불러일으키는 어그러진 유머의 가사들도 음침한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물론, 잘 짜인 서사의 맛은 없지만, 의식의 흐름을 좇는 듯하다가도 툭 하고 튀어나오는 도발적인 가사들, 이를테면, “WSR”근데 메타 가사엔 배울 게 하나 없지같은 라인들이 흥미를 유발한다.

     

    [VIBE]는 성공적이었던 전작 [물질보다 정신]의 감흥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결과물이다. 그만큼 탄탄하다. 다만, 그래서 본작이 [물질보다 정신]의 괜찮은 비사이드(B-Side)’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와비사비룸의 무르익은 내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바, 이제는 EP가 아닌 정규 앨범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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