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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태양 - White Night
    rhythmer | 2017-08-22 | 2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태양
    Album: White Night
    Released: 2017-08-16
    Rating:
    Reviewer: 황두하







     

    태양의 솔로 활동은 그룹 빅뱅(BigBang)의 연장선에 있었던 지드래곤(G-Dragon)이나 탑(T.O.P)과는 달랐다. 장르에 대한 확실한 고집과 취향이 YG라는 자본과 만나 탄생한 미니앨범 [Hot]과 정규 1 [Solar]는 탄탄한 프로덕션과 훌륭한 퍼포먼스를 고루 갖춘 결과물이었다. 당시 국내 메이저 가요계에선 보기 드물 만큼 장르적 성향이 짙은 알앤비 앨범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웠다. 그에 대한 기대감은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슈퍼스타의 반열에 오른 지드래곤에게 거는 기대완 또 다른 성질의 것이었다.

    그러나 2014년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Rise]는 실망스러웠다. 팝적인 색채를 강화하여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했으나 지향한 바와 그의 음악적인 고집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듯한 인상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당시 YG에서 나온 여느 트랙들과 별다르지 않은 프로덕션과 트렌드에서 묘하게 비껴가 있는 사운드도 아쉬웠다. 그의 보컬 퍼포먼스와 섬세한 감각은 여전했으나, 기대한 수준의 결과물은 아니었다.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세 번째 정규앨범 [White Night]은 그간 솔로 활동을 통해 보여준 음악과 현재의 트렌드가 함께 담긴 작품이다. 그런데 이것이 화학적으로 어우러진 것이 아니라 여러 스타일이 병렬되어있다. 그래서 구성적으로 다소 성긴 인상이 강하다. 특히, 1집에서 보여주었던 포스트-디스코/펑크(Funk) 스타일의 “Amazin’”과 팝 소울 트랙 텅빈도로", 그리고 퓨쳐 바운스(Future Bounce) 사운드를 차용한 “Naked”가 이어지는 구간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무드가 들쑥날쑥 하다. 앨범이라기보다는 싱글 모음집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행히 커리어 초반에 들려준 장르적 색채가 강한 트랙들은 완성도가 준수한 편이다.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트랙 “Ride”나 앞서 언급한 “Amazin'”, 타격감이 강조된 드럼과 극적인 연출이 여운을 남기는 오늘밤 등이 그렇다. 그러나 , , 의 연장선에 있는 팝 소울 트랙들(“Darling”, “텅빈도로”)은 전작보다 느슨해진 멜로디 라인이 발목을 잡는다. 더불어 빅뱅의 에라 모르겠다부터 레이블에서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 퓨쳐 바운스 트랙들(“白夜”, “Wake Me Up”, “Naked”)은 다소 식상해진 트렌드를 어색하지 않게 재현했다는 것 이상의 의의를 찾기 어렵다.

    “I Need A Girl”처럼 재치가 번뜩이거나, , 처럼 귀에 박히는 포인트가 부재한 가사도 약점이다. 다소 직설적인 가사 가운데 구체적이거나 차별화된 표현이 없는 탓에 솔로나 그룹 활동에서 보여준 가사들의 동어반복 같은 느낌이다. 태양 음악의 큰 매력 중 하나였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쉽다.

    [White Night]은 태양이 솔로와 그룹 활동을 오가며 보여준 음악들을 집약한 결과물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준수한 편이지만, 특별한 감흥을 느끼긴 어렵다. 정규 앨범치고는 다소 짧은 곡 수 탓에 이러한 단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여러 가지 스타일을 시도했지만, 가장 귀를 사로잡은 것은 커리어 초반을 떠올리게 하는 트랙이라는 점도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이 지점이 그가 한 발 더 나아가야 할 다음 앨범을 위해 풀어가야 할 실마리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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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pusha (2017-08-25 20:09:40, 1.237.227.***)
      2. SM처럼 송캠프 만들고 세계각국의 유명 프로듀서들 악곡 사들여서 앨범을 만들면
        훨씬 다채롭고 재밌는 사운드가 나올텐데..
        YG는 프로덕션적으로 쓸데없이 폐쇄적이여서 문제인듯
      1. RAWQUIP (2017-08-23 23:18:47, 222.102.78.**)
      2. 차차멜론이나 그루비룸 같은 프로듀서, 혹은 진보 같은 프로듀서와 작업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너무 와쥐 내부의 프로덕션에 의지하다보니 그냥 빅뱅 노래를 태양 혼자 부른 느낌이 강했네요. 특히 이번 정규앨범에서 그런 기시감이 더욱 강했습니다.
      1. 보리 (2017-08-22 23:44:50, 183.96.130.***)
      2. 손가락이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스크롤내리다 공감을 눌러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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