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머
스크랩
  • [국내 리뷰] 라드 뮤지엄 - Scene
    rhythmer | 2017-11-11 | 1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라드 뮤지엄(Rad Museum)
    Album: Scene
    Released: 2017-10-26
    Rating:
    Reviewer: 강일권









    현재의 한국 힙합 씬이 쏟아지는 조명만큼이나 명과 암이 또렷하다면, 알앤비 씬은 스포트라이트 밖에서 묵묵히 성장 중이다. 순전히 음악의 질적인 측면만 논한다면, 힙합보다 좀 더 눈부시다. 재능 있는 신예들이 묵묵히 작업하며 이루어낸 성과다. 싱어송라이터 라드뮤지엄(Rad Museum)의 데뷔 EP [Scene]도 이 같은 흐름에 한몫하는 작품이다. 그만큼 완성도가 탄탄하고 매력적이다.

     

    라드 뮤지엄은 딘(Dean)을 통해 알려진 크루 클럽에스키모(clubeskimo)의 일원이다. 아직 그의 이름이 생소한 상황에선 이 같은 사실이 가장 먼저 이목을 잡아끌지만, 곧 마음을 움직이는 건 음악이다. 작금의 트렌드인 얼터너티브 알앤비에 기반을 두지만, 관습적인 구성이나 그럴듯한 흉내내기에 함몰되지 않았다. 적당히 로파이(Lo-fi)하게 잡은 사운드의 기조가 또렷이 느껴지는 가운데, 곡마다 알앤비의 서브 장르와 팝, 그리고 ‘90년대 가요 감성이 기가 막히게 조합됐다.

     

    네오 소울과 한국의 ‘90년대 어쿠스틱 발라드 프로덕션이 보기 좋게 어우러진 “Over The Fence”, ‘60년대 유행한 로큰롤과 리듬 앤 블루스의 결합을, 그리고 그로부터 영향받았던 ‘70년대 한국 가요를 떠올리게 하는 ㅗ매드키드ㅗ”,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 계열의 재즈 랩 프로덕션을 보다 가벼운 터치로 완성한 느낌의 “Birthday”, 드림 팝의 꿈결 같은 무드를 전혀 이질감 없이 녹여낸 “Woman” 등에서 그의 얕지 않은 내공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잘게 쪼갠 드럼과 어쿠스틱 기타 리프를 조화롭게 병치한 힙합 프로덕션의 “Tiny Little Girl”2000년대 초반의 배드 보이 레코즈(Bad Boy Records), 혹은 패볼러스(Fabolous)의 곡이 주던 감흥을 소환하여 흥미롭고, 벌스는 평이하게 진행되지만, 후렴구가 깊숙이 와서 박히는 “Dancing In The Rain”에선 라드뮤지엄의 탁월한 멜로디 주조 감각을 체감할 수 있다. 비교적 전통적인 알앤비 창법에 기반을 둔 “Dancing In The Rain”을 제외하곤 간간이 팔세토를 오가며 담백하게 멜로디의 흐름을 타는 보컬도 매력적이다.

     

    [Scene]은 올해 끝자락에 만난 또 하나의 발견이다. 왜 우리가 근래의 한국 알앤비/소울 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주목해야 하는지를 주지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더할 나위 없이 성공적인 데뷔다.

    14

    스크랩하기

    • Share this article
    • Twitter Facebook
    • Comments
      1. 신숭털 (2017-11-11 22:24:18, 218.152.158.**)
      2. 엘이에서 한 두명 정도 언급한거 같은데... 확실히 요즘 알앤비 씬은 계속해서 좋은 뮤지션들이 등장하는 거 같아요. 꼭 들어보겠습니다!
    « PREV LIST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