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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Snoh Aalegra - Feels
    rhythmer | 2017-11-14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Snoh Aalegra
    Album: Feels
    Released: 2017-10-20
    Rating:
    Reviewer: 강일권









    영화계에선 한 감독과 여러 작품을 작업하며 작가의 영화 세계를 대변하는 배우를 페르소나라 일컫는다. 스웨덴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스노 앨레그라(Snoh Aalegra)는 거장 프로듀서 노 아이디(No I.D.)의 알앤비 페르소나라 할만하다. 두 아티스트는 추구하는 스타일과 사운드의 근원이 옛 소울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앨레그라의 데뷔 EP [There Will Be Sunshine](2014) 때부터 시작된 인연을 바탕으로 그녀와 노 아이디는 3년 넘게 한결 같은 그림을 그려왔다.

     

    마침내 발표된 앨레그라의 정규 데뷔작에서도 이 같은 기조는 고스란히 이어진다. ’70년대 소울과 이를 원천 삼아 완성한 ‘90년대 힙합 소울은 앨범을 관통하는 장르적 문법이다. 무엇보다 주력한 걸로 보이는 것은 당대 소울의 극적인 무드 연출. 간간이 샘플링을 병행하여 주조한 [Feels]의 곡들은 ‘70년대 범죄 누아르나 고전 탐정물의 사운드트랙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녀가 직접 이름 붙인시네마틱 소울(Cinematic Soul)’을 체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여기에 기품 있으면서도 퇴폐미가 서린 앨레그라의 보컬이 음악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특히, 아이작 헤이즈(Isaac Hayes) ‘71년 명곡 “Ike's Rap II”를 샘플링한 “Nothing Burns Like the Cold”는 대표적인 예다. “Ike's Rap II”의 상징적인 선율은 이미 포티쉐드(Portishead) “Glory Box”와 트리키(Tricky) “Hell Is Round the Corner”에 쓰인 바 있으나, 앨레그라의 곡에서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한다. 그만큼 샘플 원곡의 힘이 크지만, 범죄 느와르 특유의 축축한 정서를 연출한 프로덕션과 그녀의 보컬, 그리고 피처링한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의 랩이 만나 포티쉐드나 트리키의 곡과는 또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앨범 최고의 곡인 “Feels”도 그렇다. 듣는 순간 가슴을 벅차 오르게 하는 오케스트레이션 편곡과 그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앨레그라의 보컬 조합은 고전 영화 속의 가장 행복한 시퀀스를 이미지화한다. 더불어 여러모로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70s년대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편곡과 진행이 적잖은 여운을 남긴다.

     

    ‘블랙스폴로테이션(Blaxploitation/*필자 주: 1970년대를 기점으로 주로 흑인 영웅이 등장하는 흑인 관객들을 위한 영화의 총칭)'의 오프닝 테마로도 잘 어울릴만한 “Walls”, “Let’s Get It On”2017년 버전이라 할만한 “You Keep Me Waiting”, 드레이크(Drake)“Do Not Disturb”에 샘플링되어 화제를 모았던 “Time” 등도 시네마틱 소울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곡들이다.

     

    앨범 발매 훨씬 전에 공개된 싱글(“Nothing Burns Like the Cold”“Feels”)을 능가하는 신곡이 없다는 점이 일말의 아쉬움을 남기지만, [Feels]의 완성도는 분명히 탁월하다. 처음부터 앨레그라가 지켜온 음악적 노선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오늘날 이처럼 극적인 소울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더욱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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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miNs (2017-11-17 04:44:41, 120.50.80.**)
      2. 이 앨범 분위기 정말 죽이네요.
      1. Fukka (2017-11-16 19:28:01, 175.223.18.***)
      2. 할로윈1031님 말씀 정말 공감이여 ㅋㅋㅋ
      1. 할로윈1031 (2017-11-15 12:00:04, 175.202.126.***)
      2. 요즘엔 나사빠진 랩앨범이 늘어나서 그런지,
        리드머 리뷰에 힙합이 올라오면 걱정반으로 알앤비 음반이면 기대가 반으로 시작하고 클릭합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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