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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6ix9ine - Day69
    rhythmer | 2018-04-06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6ix9ine
    Album: Day69
    Released: 2018-02-23
    Rating:
    Reviewer: 조성민









    브루클린 출신 랩퍼 식스나인(6ix9ine)은 최근 급부상한 신인들 중 한 명이다. 음악적 취향과 이에 관한 호불호를 떠나, 근래 가장 힙하고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장르인 하드코어 트랩 록을 표방한다. 더 세분화하면 트랩의 새 지평을 연 이모 랩(Emo Rap) 신예들이나 헤비메탈을 적극 차용하여 대세로 자리한 엑스엑스엑스텐타시온(XXXTentacion) 등이 연상되기도 한다.

     

    음악뿐만 아니라 요란하고 화려한 헤어스타일과 타투, 옷차림을 비롯한 외적 차림새, 심각한 수준의 사건사고 경력, 그리고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를 발판 삼아 현 위치에 올라섰다는 점도 이들의 공통분모다. 좋게 표현하면 여러 대중문화 코드를 흡수해 탄생한 트렌드세터라 할 수 있겠고, 좀 더 직설적인 표현으로는 인스타 갱 디지털 힙스터정도가 적절할 듯싶다.

     

    다만, 식스나인은 음악 면에서 저들보다 본능적이고 저돌적인 자세로 임한다. 모든 곡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같은 감정을 대량으로 쏟아내는 식이다. 제동 한번 없이 시종일관 앞만 보고 내지르는 모습에서 무모할 정도의 기백과 에너지가 느껴진다. 일말의 계산이나 인위적인 여백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 데뷔 믹스테입인 [Day69]에서도 이런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알록달록 염색한 고운 머릿결과 무지개색 그릴즈로 치아를 보호한 그의 첫 인상은 얼핏 보면 캐릭터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것 같다는 생각에 비호감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식하리만큼 우직한 음악성에 의해 편견은 곧 파쇄 당한다. 우스꽝스러운 것이 아니라 진짜 멋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음악적으론 발전해야 할 지점이 많아 보인다. 압도적인 에너지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짜낸 샤우팅 딜리버리는 인상적일지언정,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여러 흠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또한, 앨범을 아우르는 주제인 갱단 싸움과 거리의 잔혹함을 와 닿게 풀어내기엔 식스나인의 내러티브 능력은 얕고 어설프다.

     

    특히, 모든 곡에 등장하는 과격한 라인과 무의미한 ‘Scumgang’ 챈트, 그리고 저속한 성적 표현들은 피로감을 가증시킨다. 또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의 초장기 시절마냥 사회의 온갖 불만을 다 짊어진 안티 히어로 캐릭터에 이입해 감정을 폭발시키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명확히 서술하지 않기에 감흥과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론, 이 앨범에서 식스나인의 랩과 가사는 큰 의미를 둘만한 요소가 아닐지도 모른다. 타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본작은 멋진 라인, 랩 스킬, 깊은 메시지를 듣고 싶어하는 청자를 위한 것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래서 한계 또한 분명하다. 특히, 모든 곡의 내러티브적 구성이 평이한데다가 비슷한 플로우로 점철된 점은 가장 눈에 밟히는 요소다.

     

    인상적인 라인도 담겨있다. 그를 스타의 반열로 올린 싱글이자 앨범의 하이라이트 트랙인 "Gummo"에 담긴 ‘In New York my niggas don’t Milly Rock, my niggas money bop(우린 뉴욕에서 밀리 락을 추기 보단 돈을 벌지.) 같은 구절이 대표적이다. 해당 곡은 작년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를 전국구로 끌어올린 트랙 “Magnolia”를 만든 피에르 본(Pi’erre Bourne)의 작품이다.

    그리고 식스나인의 해당 라인은 “Magnolia”의 후렴을 비꼰 것으로, 카티처럼 애틀랜타 출신 관광객과는 달리 거주민인 본인에게 뉴욕은 훨씬 험난한 도시라는 것을 내포한다. 여기에 앨범 끝자락에 자리한 “Mooky” 역시 강렬한 크렁크(crunk) 비트와 드릴 사운드를 적절히 섞어낸 트랩 트랙으로 진한 감흥을 선사한다.

     

    [Day69]은 음악적인 방향성이 확연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앨범이다. 그만큼 감상포인트의 범위도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에서의 중심을 얼마나 잘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공산이 크다. 결론적으로 이번 믹스테입은 그의 파격적인 등장과 여태까지의 행보에 비해, 그리고 때때로 비견되는 다른 신진 랩퍼들의 작품보다 실망스럽다. 그의 열혈 샤우팅 랩핑은 확실히 매력적이지만, 그것만으로 앨범에 산재한 단점이 상쇄되진 않는다. 정규 데뷔작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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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ㅇㅇㅇ (2018-04-06 17:46:49, 1.232.54.**)
      2. 이딴것도 리뷰할줄은 몰랏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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