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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The Internet - Hive Mind
    rhythmer | 2018-08-04 | 1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The Internet
    Album: Hive Mind
    Released: 2018-07-20
    Rating: 
    Reviewer: 황두하









    밴드 디 인터넷(The Internet)2015년에 발표했던 걸작 [Ego Death] 이후, 멤버 각자의 활동에 집중해왔다. 프로듀서이자 키보디스트인 맷 마션즈(Matt Matians)와 기타리스트 스티브 레이시(Steve Lacy)는 각각 보컬을 시도한 솔로 앨범을 통해 밴드 활동에 감쳐줬던 재능을 드러냈다. 드러머 크리스토퍼 스미스(Christopher Smith)는 씨앤티(C&T)라는 이름의 알앤비 듀오로 앨범을 발표했으며, 베이시스트인 페트릭 페이지 2(Patrick Paige II)는 올해 초 무려 랩을 시도한 솔로 앨범을 공개했다. 밴드의 보컬인 시드(Syd) 역시 작년 첫 솔로 앨범 [Fin.]로 강렬한 감흥을 안겼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해오던 이들이 오랜만에 뭉쳐서 새 정규앨범 [Hive Mind]를 발표했다. 그동안 멤버 각자가 솔로 앨범을 통해 확장했던 음악적 색깔을 한데 모은 결과물이라고 할만하다. 밴드의 귀환을 알리는 첫 트랙 “Come Together”는 대표적이다. 두꺼운 베이스라인이 주도하는 프로덕션 위로 스티브와 시드의 목소리가 하나로 포개져 조화를 이룬다. 시드의 보컬이 전면에 나섰던 전작과는 사뭇 다르다. 스티브가 메인 보컬로 나서고 시드가 코러스로 빠진 경쾌한 펑크(Funk) 트랙 “Roll (Burbank Funk)”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전작과 달리 피처링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전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게스트는 “It Gets Better (With Time)”에 참여하여 오랜만에 인생의 지혜가 담긴 시를 들려준 랩퍼이자 스포큰 워드(Spoken Word) 아티스트 빅 루브(Big Rube)가 유일하다. 여전히 시드가 메인 보컬로서 역할을 하지만, 멤버들이 적재적소에 목소리를 보태며 마치 피처링 아티스트 같은 역할을 한다. 페트릭은 “It Gets Better (With Time)”에 찰진 랩을 보탰고, 스티브와 마션은 앨범 전반에 걸쳐 서브 보컬로서 활약했다. 이들은 밴드 내의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자급자족적인(?) 구성을 통해 더욱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Come Together”부터 “La di da”까지 이어지는 초반부는 앨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귀를 사로잡는 캐치한 멜로디 라인과 밴드의 연주로 만들어낸 넘실거리는 펑크 리듬이 시종일관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사이키델릭한 소스가 첨가되며 보다 몽환적이고 끈적한 무드가 조성되는 중반부 역시 인상적이다. 그중에서도 전작의 “Girl”처럼 후반부에서 이루어지는 신스와 드럼의 변주로 트립 합 사운드를 강조한 “Next Time / Humble Pie”가 주는 여운은 상당하다.

     

    다만, 몇몇 트랙에선 살짝 집중력이 흐려지기도 한다. “Stay The Night”, “Look What U Started”, “Wanna Be” 등이 그렇다.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그간 밴드가 보여주었던 것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트랙들이어서 듣는 재미가 덜하다. 좋게 말하면 그만큼 그들의 개성이 뚜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음악적 색깔을 지키는 것과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은 한 끗 차이다.

     

    시드의 서사가 주가 되었던 전작과 달리 성 정체성을 굳이 강조하지 않는 가사 또한 본작의 미덕이다. 앨범에는 연인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사건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모여있는데, 그 사이에 시드의 이야기 또한 자연스레 녹아있다. 아울러 멤버들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모두의 인격이 합쳐진 어떠한 가상의 인물이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것 또한 흥미로운 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Hive Mind]는 밴드의 확장된 음악적 색깔이 성공적으로 응축된 작품이다. 이 재능 많은 밴드는 멤버들의 역량만으로 앨범에 다채로운 목소리를 더할 수 있는 음악 집단으로 진화했다. 전작보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본작을 통해 이들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들은 여전히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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