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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짱유 - KOKI7
    rhythmer | 2018-09-11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짱유
    Album: KOKI7
    Released: 2018-09-07
    Rating:
    Reviewer: 이진석









    일랍, 와비사비룸, 그리고 솔로 아티스트로서 활동을 이어온 짱유는 각각 결은 다르지만, 흥미로운 음악 세계를 만들어왔다.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래핑과 실험적인 프로덕션, 그리고 뒤틀린 심리를 직선적으로 쏘아내는 특유의 가사 스타일은 그의 음악에서 근간이 되는 요소다. 직접 전곡을 프로듀싱했던 정규 데뷔작 [장유석] 이후, 새 기획사 라이언하트(LIONHEART)에 둥지를 튼 짱유는 곧 새 앨범 [KOKI7]를 발표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프로듀서로서 함께한 제이플로우(Jflow)의 참여다. 그래서인지 대체로 히피는 집시였다의 결과물이 연상되는 얼터너티브 사운드가 주를 이룬 가운데(*필자 주: 흥미롭게도 본작의 프로덕션은 히피는 집시였다가 결성되기 이전에 완성되었다.), 몇몇 구간에선 한층 실험적인 요소가 도드라진다. “Kiss My Mouth All Day”무더기를 비롯한 많은 곡들이 히피는 집시였다의 몽환적인 무드를 떠올리게끔 하면서도 퍼포머가 짱유로 바뀌면서 사뭇 다른 느낌으로 연출되어 흥미롭다.

     

    한편, 보이스 샘플을 활용하여 음산한 기운을 자아내는 “4-4”는 진행상 매우 돌출된 인상이지만, 그만큼 강한 임팩트를 준다. [KOKI7]는 짱유의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첫 트랙난 모든걸 가지려 하며 살았네에서부터 언급되는 가족사는 곳곳에 재등장하여 [KOKI7]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어린 시절 가출한 어머니에 대한 애증을 담은 “NABI”는 이를 가장 전면적으로 드러낸 곡이다. 

     

    전작보다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로 진행되지만, 와중에도 짱유가 구축해온 캐릭터는 여전하다. “4-4”처럼 공격성을 노골적으로 분출한 트랙이 있는가 하면, 전반적으로 덤덤한 어투로 일관하다가무더기 “NABI”에선 어머니를네년이라 지칭하며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외에도, ‘더 이상 별을 따준다는 개소리는 집어치워’, ‘날 간 보지 말아 미친년아, 꼬인 내면을 엿볼 수 있는 라인이 여러 번 등장한다. 가족사는 이미 한국힙합에서도 많이 다뤄진 바 있는 소재다. 그러나 짱유는 분노와 그리움을 오가며 자칫 뻔해질 수 있을 전개에 페이소스를 더했다.

     

    퍼포먼스의 변화 역시 눈에 띈다. 기존에도 멜로딕한 랩을 구사하긴 했지만, [KOKI7]에선 랩-싱잉 뿐만 아니라 노래의 비중 역시 늘어났다. 걸쭉하고 느릿한 보컬과 빠르게 치고 나가는 래핑을 번갈아 선보이는 가운데, 간혹 비트와 따로 노는 듯하던 느낌은 줄어들었다. 트랙 수가 적은 덕도 있지만, 자유분방한 스타일에서 비롯한 산만함이 비교적 차분하게 정돈된 인상이다.

     

    짱유의 내면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갈무리한 뒤 이어지는오롯이 나에겐은 수록곡 중 가장 인상적이다. 제이플로우의 프로덕션과 짱유의 합이 가장 잘 어우러졌으며, 멋스러운 은유로 채워진 가사 역시 매력적이다. 단연 앨범의 하이라이트라 할만하다. 유일한 객원으로 참여한 민제(Minje)의 보컬 역시 먹먹한 여운을 남겨 앨범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데에 힘을 보탰다.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가 다소 희석되었고, 강렬하게 흡입하는 지점 또한 희미하지만, [KOKI7]는 짱유의 내면을 깊숙이, 그리고 차분하게 들여다보며 느끼는 바가 남다른 결과물이다. 새 둥지를 찾아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기 전, 한차례 숨을 고른 느낌이다. 그동안 제법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선보였음에도, 짱유에겐 아직 새로이 보여줄 것들이 많이 남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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