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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T.I. - Dime Trap
    rhythmer | 2018-10-26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T.I.
    Album: Dime Trap
    Released: 2018-10-05
    Rating: 
    Reviewer: 이진석









    유행의 최전선에서 숨 쉬듯 메가 히트를 뽑아내던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렇다고 티아이(T.I.)의 음악이 힘을 잃은 것은 아니다. 개성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랩의 감흥은 여전하며, 프로덕션을 꾸리는 감각도 녹슬지 않았다. 무엇보다 티아이는 이제 부의 과시와 브래거도치오(braggadocio: 일종의 '허풍'을 가미한 자기과시) 외에도 여러 가치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래퍼가 됐다. 재작년 발표했던 EP [Us Or Else]가 그 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취임 이후, 잦은 빈도로 정치적인 이슈를 거론했던 그는 두 흑인 청년의 억울한 죽음을 계기로 미국 내 만연한 인종차별을 강하게 비판했다.

     

    티아이의 열 번째 앨범, [Dime Trap]은 사실 꽤 오래전부터 예고했던 작품이다. [Paperwork]를 발표한 이후 그는 다음 작품이 완전한 트랩 뮤직으로 채워져 있을 것이며, ‘Paperwork’ 트릴로지의 두 번째 이름은 [Paperwork: The Return]으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이듬해 인터뷰에서는 앨범의 제목이 [Trap Open]으로 바뀌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고, 결국, 이 앨범은 2018년이 되어서야 [Dime Trap]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되었다.

     

    트랩 뮤직의 정수를 담는다고 했지만, [Dime Trap]의 프로덕션은 전형적인 트랩 스타일에 국한되지 않는다.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가 깔아놓은 긴박한 드럼라인을 따라 쉴 틈 없이 랩을 쏟아내는 “Laugh at Em”을 지나면, “Big Ol’ Drip”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 위로 와치 더 덕(Watch the Duck)의 소울풀한 보컬이 등장한다.

     

    믹 밀(Meek Mill)과 지지(Jeezy)를 초빙하여 “Jefe” “More & More” 같은 뱅어 트랙을 선보이다가도, 마지막 트랙 “Be There”에 이르러서는 청량한 무드로 갈무리된다. 각자 다른 곡에 객원으로 참여한 영 떡(Young Thug)과 앤더슨 팩(Anderson .Paak) 역시 개성 강한 스타일로 트랙에 악센트를 찍으며, 다채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티아이가 [Dime Trap]을 통해 사운드 이상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건 주제와 태도적인 측면이다. 실제로 그는 “The Weekend”의 아웃트로에서 [Dime Trap]허슬러들을 위한 TED(TED talk for hustlers)’로 정의했다. 총기와 여자, 마약, 자수성가에 대한 내용이 작품 대부분을 차지하며, 자신을 스스로트랩 뮤직의 창시자(Trap music originator)’로 명시하고 허슬러들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조언한다.

     

    동시에 티아이는 여전히 트럼프 정권을 향해 유감을 표하고, “The Amazing Mr.F**k Up”에선 아내를 향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처럼 티아이는 개인, 사회운동가, 자수성가한 흑인, 배우, 마약상 등등,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나온 자신의 위치를 다채로운 요소를 통해 전시한다. 이 같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Dime Trap]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재미를 충분히 제공한다.

     

    모든 이야기에 무게를 실어주는 건 실제로 그가 십 수 년간 쌓아온 탄탄한 커리어와 조금도 녹슬지 않은 랩 퍼포먼스다. 특히, 멈추지 않고 자리를 지키겠다는 다짐과 런던 재(London Jae)의 보컬이 뭉클함을 전하고, 트랩 뮤직의 가치를 정의하는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되는 “Be There”는 다소 뻔하지만, 그의 상황과 합쳐져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Dime Trap]은 그동안 티아이가 트랩 뮤직에 바쳐온 커리어를 한 장으로 정리해낸 듯한 작품이다. 서던 힙합의 왕좌에서 내려온 후, 적지 않은 세월을 지나왔으나 티아이의 역량은 여전히 탁월하다. 사실, 지금의 그에게 예전처럼 차트를 휘어잡을 히트 싱글을 기대하는 것은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차트에서 점차 멀어지는 시간 동안 티아이는 그만큼 성숙해졌고, 이처럼 묵직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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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mepaper (2018-10-27 11:50:23, 114.201.82.***)
      2. long live the k.i.n.g(ㅇㅗㅏ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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