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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Future - The Wizrd
    rhythmer | 2019-01-25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Future
    Album: The Wizrd
    Released: 2019-01-18
    Rating:
    Reviewer: 황두하









    퓨쳐(Future)
    2015 [DS2]를 통해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그러나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이듬해 두 장의 정규앨범을 일주일 간격으로 발표하며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도약하려는 야심을 불태웠다. 셀프 타이틀 앨범 [Future]와 또 다른 자아를 내세운 [HNDRXX]는 그의 음악 스타일을 두 가지로 나눠 극대화한 작품들이었다. 하나는 마약과 자기과시로 점철된 강렬하고 어두운 트랩 뮤직이고, 다른 하나는 오토튠을 입힌 랩-싱잉 퍼포먼스로 그윽하고 끈적한 무드를 만들어내는 알앤비 사운드다.

     

    뱅어 트랙인 “Mask Off”와 리아나(Rihanna)와 함께한 “Selfish”는 각각 이러한 스타일을 대표하는 곡이었다. 두 앨범은 완성도 면에서 [DS2]보다는 못한 작품이었지만, -싱잉 스타일의 원조 격인 퓨쳐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엔 충분했다. 비슷한 스타일의 랩퍼들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왜 그가 그저 그런 카피캣들과 다른지 증명한 것이다.

     

    이후 약 2년 만에 발표한 일곱 번째 스튜디오 앨범 [The Wizrd]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자신감을 20트랙에 가득 담아낸 작품이다. 일단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랩-싱잉 퍼포먼스는 출중하고, 최근 자주 합을 맞췄던 에이티엘 제이콥(ATL Jacob)을 비롯해 사우스사이드(Southside), 테이 키스(Tay Keith), 위지(Wheezy) 등 다양한 프로듀서들이 참여한 프로덕션 역시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전처럼 뇌리에 남는 중독적인 라인이 부족하다. 그저 무난하게 흘러갈 뿐이다. 섹스와 마약이 뒤섞인 환락의 세계를 소재로 삼는 가사 또한 - 나쁜 의미로 - 한결같다.

     

    이러한 약점은 초반부에 특히 두드러진다. 첫 트랙인 “Never Stop”부터 하나 같이 동어반복인 데다가 지난 히트곡들의 다운그레이드 버전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스트 없이 혼자 이끌어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인지 대부분 벌스 하나에 후렴이 반복되는 짧은 구성을 취했지만, 그럼에도 지루하다. 캐치한 후렴과 두 파트로 이루어져 다이내믹한 연출을 꾀한 “F&N” 정도가 그나마 퓨쳐표 뱅어의 명맥을 잇는 트랙이다.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은 “Krazy But True”부터다. 감미로운 보컬로 젋은 랩퍼들에게 미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이 트랩 알앤비 트랙은 그 주인공이 퓨쳐라는 것만으로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Krazy But True” 이후, 이어지는 “Servin Killa Kam”부터 다시 감을 찾은 듯 날카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과장된 신시사이저와 쉴새 없이 귀를 때리는 베이스라인이 인상적인 “Baptiize” “Faceshot”은 강렬하다. 게스트로 참여한 영 떡(Young Thug)과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역시 물오른 기량을 선보였다.

     

    퓨쳐는 본작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듯 [Honest] [DS2]에서 각각 “Honest”(“Temptation”) “Slave Master”(“Baptiize”)를 샘플링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The Wizrd]는 과거의 공식만을 반복하여 현상을 유지하는 데 그친 작품이 되었다. 어느덧 일정 수준 이상에 오른 퓨쳐의 기량은 여전하지만, 음악적으로 전보다 발전하거나 획기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에게 영향받은 신진 세력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이때 과거에만 기대선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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