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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담예 - Life’s A Loop
    rhythmer | 2019-02-13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담예(DAMYE)
    Album: Life’s A Loop
    Released: 2019-01-22
    Rating:Rating:
    Reviewer: 이진석









    생소한 신예 담예(DAMYE)의 등장은 제법 신선하다. 물론, 오늘날 랩과 노래를 오가는 그의 퍼포먼스 자체는 특기할만한 지점이 아니다. 이는 2010년대 블랙뮤직 스타일을 대변할 정도로 흔한 요소다. 그러나 담예의 데뷔작 [LIFE’S A LOOP]은 현 시장에 범람하는 트렌드 지향의 힙합 사운드와 확연히 결이 다르다.

     

    앨범의 제목부터 가사를 통해 견지하는 담예의 태도와 사용하는 어휘에선 불가 철학의 영향이 배어난다. 트랙 대부분에서 그는 호전적인 성향을 내보이는 동시에 본인의 열등감과 지질한 면면을 거리낌 없이 꺼내놓는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갈등과 번민을 늘어놓은 끝에, 마지막 트랙 “LIFE’S A LOOP”에 이르러 반복되는 고리를 끊고 뛰쳐나감으로써 해소하는 것이 앨범 서사의 골자다.

     

    무엇보다 일품인 건 전곡 스스로 주조한 프로덕션이다. 힙합과 알앤비, 재즈와 펑크(Funk)를 넘나드는 프로덕션은 뻔한 트렌드를 답습하는 것을 지양하는 동시에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낸다. 펑크 리듬에 현대식 신시사이저 연주를 얹은 “TALENTED”나 기타 연주로 어쿠스틱한 기운을 두른 “DUSSA”, 과감한 변주로 완급을 잡는 “CMND+F” “BLESSED” 등등, 어느 하나 빠짐없이 견고하다.

     

    랩과 노래의 경계를 허물어트리며 나아가는 퍼포먼스에선 앤더슨 팩(Anderson .Paak)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노골적인 스타일 카피로 느껴지진 않는다. 특히, 특별하게 귀를 잡아끄는 음색이 아님에도 캐치한 멜로디를 만들어내고, 랩과 보컬 사이의 낙차를 활용한 퍼포먼스로 이를 상쇄한다. 이상의 프로덕션과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곡들이 모여서 또 하나의 큰 루프를 형성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중간중간 객원으로 나선 화지, 보니(Boni), 쿤디판다(Khundi Panda)의 활약 역시 긍정적이다. 담예의 퍼포먼스가 담백함과 심심함 사이에서 줄을 탈 때쯤, 개성 강한 톤을 가진 객원이 등장해 균형을 잡아주는 식이다. 다만, 여느 곡 하나 빠짐없이 탄탄한 짜임새를 보인 가운데, 강렬하게 흡입하는 지점이 없는 건 아쉽다. 하이라이트의 부재다.

     

    사이사이에 들어간 변주와 인터루드(Interlude)로 하여금 나름의 완급을 주었지만, 워낙 비슷한 무드의 프로덕션과 콘텐츠가 반복되다 보니 후반부까지 몰입을 유지하기 어렵다. 담예의 (특히, 랩에서의) 톤과 퍼포먼스 자체가 특출난 것이 아닌 데다가 가사에서 오는 감흥도 평범하기에 나타나는 한계다.

     

    아쉬운 점이 있긴 하나 [LIFE’S A LOOP]는 여러모로 잘 만들어진 데뷔작이다. 첫 작품임에도 견고한 스타일을 구축했고, 음악가로서의 정체성 역시 농밀하게 담아냈다. 무엇보다 이번 앨범을 통해 구축한 캐릭터의 향후 방향성을 궁금하게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탄탄한 음악적 기반을 갖춘 신예의 반가운 등장이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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