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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Anais - darkness at play
    rhythmer | 2019-02-19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Anais
    Album: darkness at play
    Released: 2019-01-18
    Rating: 
    Reviewer: 강일권









    오래 전부터 영국 알앤비/소울 아티스트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블랙뮤직 씬에서 성공적으로 지분을 늘려왔다. 절대적인 숫자 면에서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상당한 성과가 뒷받침된 덕이다. 특히, 여러 나라의 대중음악계가 미국 메인스트림 음악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있는 현실 속에서도 영국의 아티스트들은 독자적인 노선을 고집해왔다. 그 결과 우린 트렌드에 함몰되지 않은 영국 알앤비 아티스트의 좋은 작품을 매해 만나볼 수 있게 됐다.

     

    2017, 데뷔 EP [Before Zero]를 발표하고 주목받은 신예 아나이스(Anais)의 새 앨범 [darkness at play]는 올해 처음으로 접한 영국 알앤비 수작이다. 이 한 장의 앨범엔 알앤비/소울이 지닌 순수한 음악적 감흥과 사회적인 메시지의 힘이 공존한다. 아나이스의 보컬이 지닌 힘부터 상당하다. 그녀는 매혹적이면서 신비롭기까지 한 음색의 보컬로 자본주의, 탐욕, 부당한 권력 등등, 다양한 주제를 노래한다.

     

    침묵하는 것은 큰 범죄와도 같다고 말하며,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거론하는 “oh, man”, 공평하지 않은 세상, 그리고 정의가 완전히 사라질 세상에 관해 우려를 표하는 “count to five” 같은 곡은 대표적이다. 시적인 가사로 여성을 찬미하는 “woman”도 빼놓을 수 없다. 아나이스는 앨범 내내 인상적인 은유를 통해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적잖은 울림을 선사한다.

     

    물론, 이 같은 가사의 힘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건 아나이스의 훌륭한 보컬과 탁월한 프로덕션 덕이다. 대안적인 블랙뮤직 그룹 사라(Sa-Ra)의 멤버이자 프랭크 오션(Frank Ocean), 에리카 바두(Erykah Badu) 등과의 작업으로 유명한 프로듀서 옴마스 키스(Om'Mas Keith)가 참여한 앨범의 프로덕션은 작금의 트렌드인 얼터너티브 알앤비 중에서도 남다른 감흥을 전한다.


    언급한 모든 장점이 집약된 "oh man"을 비롯하여 앰비언트 사운드와의 결합을 통해 경건한 느낌마저 자아내는 “count to five”, 리버스 시킨 신스와 간결하게 치고 빠지는 건반이 어우러지는 사이로 좋은 멜로디가 스며드는 “100 flowers” 등은 하이라이트다.
     

    전반적으로 침잠되고 음울한 무드 속에서 유유히 거닐던 아나이스의 보컬이 가슴 속을 휘젓고 나면 [darkness at play]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oh, man”에서 후렴구에 돌입하기 전 미세한 떨림과 바이브레이션으로 극적인 감정의 흐름을 만들어낸 보컬을 들어보라.

    [darkness at play]는 보컬, 프로덕션, 메시지의 감흥을 고루 갖춘 작품이다. 참으로 인상적인 정규 데뷔다. 국내에서든 국외에서든 아나이스의 존재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알려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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