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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로꼬 - Hello
    rhythmer | 2019-02-22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로꼬(Loco)
    Album: Hello
    Released: 2019-02-07
    Rating:
    Reviewer: 황두하









    [Hello]
    AOMG 소속의 로꼬(Loco)가 입대 전에 발표한 EP. 로꼬는 [쇼미더머니1]에서 우승한 이래 나긋나긋한 톤의 듣기 편한 랩과 그레이(Gray)로 대표되는 어반한 프로덕션이 어우러진 음악을 선보여 왔다. 이를 무기로 상업적 성과를 보이며, 박재범과 함께 초기 레이블의 성공을 견인했다. 그러나 그만큼 음악적 한계도 뚜렷했다. 치열한 삶과 사랑을 청춘의 시선으로 담아낸 가사는 어느샌가 동어반복이라는 느낌이 강했고, 여유 있게 리듬을 밟아가는 랩은 듣기 좋은 것 이상의 쾌감을 주지 못했다.

     

    본작 역시 비슷한 기조를 이어간다. 그레이가 프로듀싱하고 자이언티(Zion.T)가 참여한 타이틀곡오랜만이야는 그의 음악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는 트랙이다. 그만큼 지난 성공 공식을 지나치게 따른 탓에 관성적으로 느껴진다. 종종 피처링에서 번뜩이는 감각을 드러내던 자이언티도 이번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른 트랙들 역시오랜만이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체로 지난 히트곡들의 다운그레이드라는 인상이 강하다.

     

    이 앨범을 전작들과 차별화시키는 지점은 바로 가사다. 로꼬는 입대를 앞둔 심정을 그 어느 때보다 담담하면서도 구체적인 언어로 풀어나가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중에서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넋두리처럼 이야기하며 현재 씬에 대한 불만 역시 은근슬쩍 털어놓은오랜만이야”, 음지의 아티스트들에게 보내는 응원을 담은 “Some Beatmaker”, 입대 전 혼란스러운 감정을 잘 정리해놓은잘가등의 가사는 흥미롭다.

    특히, “잘가는 팔로알토(Paloalto)의 참여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가 입대 전 에픽하이(Epikhigh) 앨범에 피처링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인생 선배로서의 충고를 잘 녹여낸 것이 인상적이다.

     

    아쉬운 점은 프로덕션이 지루한 탓에 이러한 가사들마저 귀에 남지 못하고 흘러간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오랜만이야가 대표적이다. 차곡차곡 잘 쌓은 간드러진 신시사이저가 곡을 주도하는 “Some Beatmaker”잘가정도가 귀에 남는 트랙들이다.

     

    [Hello]에서는 로꼬의 장점과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다. 동시대 청춘의 삶을 평범한 단어로 묘사해 공감을 끌어내는 가사는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과거의 공식에만 기대 발전이 느껴지지 않는 퍼포먼스와 프로덕션은 지나치게 안이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윤기 나게 만들었으나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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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Enomis (2019-02-26 04:54:05, 120.50.80.**)
      2. 힙합씬 내에서 편하게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 중 최상위 포식자는 로꼬가 아닐까 합니다. 저 역시 이 EP는 다소 밋밋하게 들었지만, '잘가'는 매일 듣고 있는 곡이예요. 평소에 로꼬와 팔로알토, 이 둘 사이에 뭔가 공통 분모가 있다고 느꼈는데 한 곡에서 만나니 시너지가 썩 좋아요. 팔로알토가 군대에 있을 때 힙플로 보냈던 편지를 모니터 너머로 보던 약 10년 전의 제 모습도 떠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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