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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Ari Lennox - Shea Butter Baby
    rhythmer | 2019-07-02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Ari Lennox
    Album: Shea Butter Baby
    Released: 2019-05-07
    Rating: 
    Reviewer: 강일권









    인터넷에 믹스테입(Mixtape)
    EP를 공개하던 싱어송라이터 아리 레녹스(Ari Lennox)는 제이 콜(J. Cole)이 설립한 레이블, 드림빌 레코드(Dreamville Records)와 계약한 이래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왔다. 드디어 발표한 정규 데뷔작 [Shea Butter Baby]에서는 그사이에 쌓인 레녹스의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재즈부터 네오 소울을 아우르는 그녀가 밝힌 넓은 음악적인 멘토의 범위만큼이나 앨범은 알앤비/소울의 거의 모든 범주를 껴안았다. 재즈, 블루스, 옛 모타운(Motown) 사운드, 네오 소울, 힙합 소울, 얼터너티브 알앤비가 잘 조율된 무드와 구성 아래 아주 매끄럽게 어우러진다. 제이 콜을 비롯한 엘리트(Elite), 오멘(Omen), 론 길모어(Ron Gilmore) 등의 인하우스 프로듀서가 중심을 제대로 잡은 가운데, 외부 프로듀서를 적절히 기용하여 이룬 성과다.

     

    여기에 여리면서 소울풀한 기운이 그득 서린 아리 레녹스의 보컬과 탁월한 멜로디가 더해져서 감흥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레녹스의 보컬은 무심하게 툭 던져지다가도 어느 순간 포근해지고, 또 한순간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다는 듯 나아간다. 얼핏 바람 앞의 촛불처럼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듯하지만, 알고 보면, 그것이 독특한 바이브를 생성하는 지점에선 에리카 바두(Erykah Badu)가 연상되기도 한다(특히, "Chicago Baby"와 "Up Late"의 벌스에서의 보컬은 영락없는 바두의 구현이다!).  

     

    그래서인지 앨범을 듣다 보면, 90년대 중반, 혹은 2000년대 초반의 네오 소울 전성기 한복판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더불어 갈트 맥더못(Galt MacDermot)의 마력이 밴 트랙 "Space"를 샘플링한 "BMO"나 래리 블랙몬(Larry Blackmon)"Two Of Us"를 샘플링한 "Whipped Cream" 같은 곡에선 오랜만에 원곡의 매력을 살리는 방향의 샘플링 작법으로 완성된 '90년대풍의 알앤비를 들을 수 있어 반갑다.

     

    두툼한 베이스와 탄력 있는 혼(Horn)이 어우러진 가운데, '새 집 스웩'을 통해 독자적으로 이룬 성공을 과시하는 "New Apartment"와 동양적인 선율의 매력에 흠뻑 취하게 하는 "Broke"가 남기는 여운 또한 진하다. 그런가 하면, 옛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잊고자 마리화나를 피우는 "I Been"에서의 레녹스는 사랑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본작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Shea Butter Baby]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과 아티스트가 영향받은 스타일을 구현하는 것 사이의 균형이 잘 잡힌 작품이다. 현 세대의 장르 팬들은 물론, '90년대 알앤비 팬들까지 사로잡을만하다. 아주 인상적이고 성공적인 정규 데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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