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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GoldLink - Diaspora
    rhythmer | 2019-07-09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GoldLink
    Album: Diaspora
    Released: 2019-06-12
    Rating: 
    Reviewer: 황두하









    골드링크(GoldLink)의 전작 [At What Cost](2017)는 한마디로워싱턴 D.C.를 향한 찬가였다. 앨범은 1960년대 중반 D.C.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고고 뮤직(Go-go Music)을 필두로 일렉트로닉, 하우스, 트랩 등을 섞은 복고적인 사운드에 자신의 뿌리인 DMV(*필자 주: 워싱턴 D.C.와 그 주변 지역인 메릴랜드, 버지니아를 통칭하는 용어, 골드링크는 엄밀히 말해 D.C. 출신이다.)로 돌아오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여기에 대부분 D.C. 출신으로 구성된 피처링 게스트와 특유의 차진 랩 퍼포먼스가 더해져 전에 없던 색깔의 앨범이 탄생했다. 이전까지 그를 대표하던 퓨쳐 바운스(Future Bounce)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진 게 득이 됐다.

     

    이번에 발표한 [Diaspora]는 그의 공식적인 첫 스튜디오 앨범이다. 본래 이전에 발표했던 [...And After That, We Didn’t Talk](2015) [At What Cost]도 스튜디오 앨범이었지만, 계약상의 문제로 인해 믹스테입(Mixtape)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타이틀이 의미하는 것처럼 본작은 고향을 떠나 세계를 떠돌며 성공을 이룬 그의 현재를 담은 작품이다. 그래서 프로덕션이나 구성면에서 전작과 상이한 성격을 지녔다.

     

    우선 눈에 띄는 건 레게, 댄스홀, 아프로비츠(Afrobeats) 등의 장르를 적극 차용한 프로덕션이다. 이에 본래 추구하던 댄서블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섞어내 이국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무드를 완성했다. 오늘날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댄스홀과도 결이 다르다. “Zulu Screams”부터 “Spanish Song”까지 이어지는 중반부는 이러한 변화가 가장 잘 드러나는 구간이다. 

     

    그중에서도 “Zulu Screams”는 앨범의 백미라 할 만큼 강렬하다. 하우스, 댄스홀, 아프로비츠를 기가 막히게 배합한 사운드와 링갈라어(*필자 주: 콩고에서 주로 사용되는 언어)를 활용한 후렴이 만나 흥을 한껏 돋운다. 여기에 레게통에 영향받은 랩 톤이 어우러져 매력이 배가된다.

     

    전작부터 시도된 전형적인 트랩 사운드의 트랙들도 여전하다. 청량한 신시사이저 라인이 중독적인 “Joke Thing”, 푸샤 티(Pusha T)가 예의 날카로운 라임을 선보인 전반부와 후반부의 비트 체인지가 짜릿한 “Cokewhite”, 독특한 소스의 운용으로 긴박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Rumble” 등등, 그 완성도가 탄탄하다.

     

    게스트들은 이번에도 앨범의 테마에 맞춰 선정됐다. 앞서 언급한 버지니아의 푸샤 티를 비롯한 비비 보릴리(Bibi Bourelly), 웨이블큐(WavelQ), 릴 네이(Lil Nei) 등의 DMV 출신은 물론, 캘리포니아의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런던의 아리 펜스미스(Ari PenSmith)와 말릭 베리(Maleek Berry), 나이지리아의 위즈키드(WizKid), 한국의 잭슨(Jackson Wang) , 다양한 국적의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특히, 의외로 준수한 라임을 보탠 홍콩 출신의 케이팝 아이돌 그룹 갓세븐(Got7) 멤버 잭슨은디아스포라라는 주제에 아주 적절한 게스트라 할 수 있다.

     

    다만, 가사는 다소 아쉽다. 대부분의 트랙이 성공, 혹은 파티를 묘사하는 평이한 표현으로 점철되었다. D.C.에서의 삶을 추억하는 “Tiff Freestyle” 정도만 주제에 맞는 구체적 언어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러브스토리를 귀향의 과정에 비유해 듣는 재미를 더한 전작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Diaspora]는 탄탄한 완성도를 지닌 개성 강한 작품이다. 데뷔 때부터 골드링크는 음악적 스펙트럼을 성공적으로 넓혀왔다. 퓨쳐 바운스에서부터 일렉트로닉과 고-고 뮤직, 그리고 본작을 통해 레게까지 그 범위를 확장했다. 더욱 긍정적인 것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외연을 확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존에 추구하던 색깔을 풍부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비슷한 음악들이 만연한 메인스트림 힙합 씬에서 그의 영역은 더 공고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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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Kernel (2019-07-11 18:18:55, 220.118.136.***)
      2. 앨범 돌리다가 Zulu screams 나올때 약간 충격먹엇음. 원래 아프로스러운거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너무 잘만들어서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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