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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그루비룸 & 릴러말즈 - Room Service
    rhythmer | 2019-10-14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그루비룸 & 릴러말즈
    Album: Room Service
    Released: 2019-09-09
    Rating:Rating:
    Reviewer: 황두하









    [Room Service]
    는 엠비션 뮤직(Ambition Musik)의 신예 릴러말즈(Leellamarz)와 하이어 뮤직(H1GHR Music) 소속의 프로듀서 팀 그루비룸(GroovyRoom)의 합작 앨범이다. 릴러말즈는 독특한 톤의 랩싱잉과 어쿠스틱한 질감을 내세운 사운드로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신인 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그루비룸은 이미 릴러말즈의 개인 앨범에 참여해 좋은 합을 보여준 바 있다.

     

    이들은 트렌디한 사운드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합작 앨범의 성향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첫 트랙인 “Room Service”부터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깨져버린다. 재지한 피아노 라인과 독특한 소스를 난입시켜서 몽환적인 무드를 강화한 프로덕션 위로 타이트한 랩싱잉 퍼포먼스가 얹혔다. 듣는 순간 몰입하게 한다. 특히, 후렴구의 멜로디 어레인지가 단순하지만, 매우 중독적이다. 앨범의 나머지를 기대하게 만드는 기세 좋은 출발이다.

     

    이어지는도시생활 “In My Room”도 흥미롭다. 전자에서는 주 무기인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 위로 외로웠던 뉴욕에서의 생활을 담담하게 돌아보고, 후자에서는 청량한 신시사이저가 주도하는 트랩 비트에 음악으로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격하게 토해낸다. 다소 투박했던 기존 릴러말즈의 음악이 그루비룸과 만나 보다 세련되어진 인상이다. 그중에서도도시생활은 그가 지금까지 만든 비슷한 트랙 중에서도 단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런 기세는 중반부에서부터 꺾이고 만다. “염색부터 “Pick up your phone”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완성도가 나쁜 편은 아니지만, 클리셰를 따른 구성과 관성적인 진행 탓에 집중력을 흐린다. 릴러말즈의 퍼포먼스도 다소 평이하다. 게스트로 참여한 유라(Youra), 식케이(Sik-K), (Moon) 등도 안이한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환기해주지 못한다.

     

    반면, 랩을 내세운 후반부의 자기과시성 트랙들은 준수한 편이다. 목을 긁어서 내는 듯한 톤의 랩 퍼포먼스는 전보다 더 발전했다. 박재범, 키드 밀리(Kid Milli) 같은 기성 랩퍼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Violinist Freestyle”은 직접 연주한 바이올린 연주로 개성을 살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다만, 독특한 표현이 살아있는 한국어 가사 사이로 의미 없는 한영혼용 가사들이 자주 튀어나와 감흥을 저해하는 것은 아쉽다.

     

    릴러말즈의 또 다른 장점은 싱잉과 랩 톤 사이의 낙차가 커서 혼자서도 다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게스트 없이 혼자 이끄는 곡에서 이러한 장점이 더 잘 드러난다. [Room Service]에서 그루비룸은 릴러말즈가 장기를 더욱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보다 세련된 옷을 입혀준 느낌이다. 비록, 중반부가 아쉽지만, 프로듀서와 랩퍼의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더욱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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