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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Danny Brown - uknowhatimsayin¿
    rhythmer | 2019-10-31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Danny Brown
    Album: uknowhatimsayin¿
    Released: 2019-10-04
    Rating: 
    Reviewer: 황두하









    천편일률적인 사운드가 지배하는 메인스트림 힙합 씬에서 대니 브라운(Danny Brown)만큼 확고한 색깔을 지닌 랩퍼도 드물다. 그는 보다 대중친화적인 포장을 시도한 [Old](2013)로 팬층을 넓혔고, 걸작 [Atrocity Exhibition](2016)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괴기스럽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실험적인 프로덕션과 비트를 찍어누르듯 날뛰는 랩 퍼포먼스, 마약 중독에 의한 환각을 실감 나게 묘사하는 와중에 고차원의 워드 플레이와 블랙 유머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가사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그만의괴기 힙합이 범접할 수 없는 일정 경지에 이르렀다.

     

    큐팁(Q-Tip)과 손을 잡고 발표한 다섯 번째 정규앨범 [uknowhatimsayin¿]은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이상한앨범이다. 전반적으로 한층 깔끔하게 마감됐지만, 껍질을 벗겨보면 그 아래에는 기괴한 아이디어들로 가득하다. 마약에 취해 비틀대던 모습은 사라지고 그사이를 너저분하고 날카로운 유머로 채웠다. 앨범을 끝까지 들어보면, 한 편의 잘 짜인 블랙 코미디와 같은 느낌이 든다. 이는 그가 본작을스탠드업 코미디 앨범이라고 칭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본작의 내러티브는 “Best Life”를 기점으로 전반부는 과거, 후반부는 현재로 나뉜다. 전자에서는 마약, , 섹스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과거의 자신을 한 발짝 떨어진 관점에서 묘사해낸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새비지 노마드(Savage Nomad/*필자 주: 1960년대 후반부터 뉴욕 브롱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악명 높은 갱단)에 비유하며 그만큼 거침없었다는 것을 드러낸다.

     

    반면, 후자에서는 마약에서 빠져나와 삶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애쓰는 현재의 자신을 사뭇 진지한 어투로 항변한다. 과거 난잡했던 성생활을 유머러스하게 고백하는 “Dirty Laundry”와 빛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위태로운 모습을 노래한 “Shine”은 각각 전반부와 후반부를 대표하는 트랙들이다.

     

    랩 퍼포먼스는 전보다 차분해졌다. 특유의 과장된 톤으로 비트를 찍어누르듯 플로우를 내리꽂는 것은 여전하지만, 전처럼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대신 리듬을 천천히 밟아나가며 그루브를 쌓아간다. 덕분에 가사의 의미를 생각해볼 만한 틈이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의도와도 부합하는 변화다. 다만, 대니 브라운 음악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광기 어린 에너지는 상당 부분 거세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프로덕션에서도 감지된다. 큐팁을 비롯해 폴 화이트(Paul White), 제이펙마피아(JPEGMafia),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 등등, 상당히 다양한 프로듀서들이 참여했는데, 여전히 기괴하고 실험적이지만, 긴장감을 자아내는 킥 드럼과 독특한 보이스 소스가 난입하여 음산한 느낌을 자아내는 “Belly of the Beast”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반적인 힙합의 문법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마감됐다. 그래서 훨씬 듣기 편해졌고, 트랙 간의 응집력 또한 강해졌다.

     

    더불어 토미 맥기(Tommy McGee) “Make You Happy”를 샘플링한 “Best Life”와 청량한 신시사이저의 운용으로 레게 음악의 기운이 느껴지는 “uknowhatimsayin¿” , 그의 커리어 사상 가장 밝은 무드를 지닌 곡들도 눈에 띈다. 블랙 유머를 가득 머금은 랩과 어우러져 아이러니한 감흥을 자아낸다.

     

    말끔해진 대니의 외모는 [uknowhatimsayin¿]에서의 변화와 닮았다. 마약과 환각에서 빠져나와 시궁창 같았던 과거를 반추하고 현재의 삶에서 작은 희망을 찾아 나간다.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면 자신의 상황을 음악에 투영시키는 역량이다. 허를 찌르는 유머 뒤에 그 의미를 곱씹게 만드는 가사와 매번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실험성은 그대로다. 그리고 이를 더욱 깔끔해진 사운드와 랩에 담아냈다. 항상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그이지만, 음악에서는 중심을 제대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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