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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Theophilus London - Bebey
    rhythmer | 2020-02-06 | 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Theophilus London
    Album: Bebey
    Released: 2020-01-17
    Rating:
    Reviewer: 황두하









    뉴욕 브루클린(Brooklyn)
    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테오필러스 런던(Theophilus London)은 데뷔 때부터 얼터너티브 힙합(Alternative Hiphop)을 추구해왔다. 힙합을 근간으로 하여 일렉트로닉, , 펑크(Funk), 엠비언트(Ambient), 신스팝 등등, 다양한 장르를 섞어내고 랩과 보컬을 오가는 그의 음악은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의 힙합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전위적이다.

     

    2014년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앨범 [Vibes]는 그런 테오필러스 음악의 정수를 담아낸 수작이었다. 특히, “Water Me” “Can’t Stop”은 힙합을 가장 세련된 형태로 발전시킨 강렬한 곡들이었다. 근래에 들어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같은 아티스트들이 얼터너티브 힙합을 선보이고 있는데, 따지자면, 테오필러스는 이 계열의 원조 격이다.

     

    6년 만에 발표한 세 번째 정규앨범 [Bebey]에 담긴 음악 역시 무척 다채롭다. 우선 눈에 띄는 건 레게 음악의 차용이다. “Leon”, “Marchin’”, “Bebey”까지 이어지는 초반부부터 레게와 일렉트로닉, 힙합을 절묘하게 조합해 흥을 돋운다. 특히, 2018년에 이미 싱글로 발표한 바 있는 “Bebey”는 중독적인 신시사이저 라인과 느긋하면서도 타이트하게 흘러가는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강한 여운을 남긴다. 랩퍼 긱스(Giggs)가 참여한 리믹스 버전 역시 훌륭하다.

     

    한편, 네 번째 트랙인 “Only You”부터는 다양한 장르의 곡이 이어진다. 나이지리아 출신 알앤비 가수 스티브 모나이트(Steve Monite)의 원곡을 밴드 테임 임팔라(Tame Impala)와 함께 리메이크한 '80년대풍의 일렉트로닉 펑크 트랙 “Only You”와 래퀀(Raekwon)이 카리스마 넘치는 랩을 보탠 트랩 사운드의 “Whoop Tang Flow”까지 그 범위가 상당히 넓다. 독특한 소스를 난입시키거나 반전이 느껴지는 변주로 장르의 전형을 비튼 시도들도 인상적이다.

     

    다만, 워낙 뚜렷한 색깔의 곡이 이어지면서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개별 곡의 완성도와 별개로 구성적인 측면에서의 단점이다. 이를테면, 엠비언트와 가스펠 사운드를 섞어낸 “Seals” “Whoop Tang Flow” 같은 트랙은 앨범의 정중앙에서 흐름을 끊어 집중력을 흐린다. 여러 장르를 일관된 무드로 밀고 나간 전작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이는 “Bebey”처럼 이미 싱글로 발매된 곡과 리믹스 트랙이 섞여 있는 탓이기도 하다. 많게는 발매된 지 2년이나 지난 곡들인데다가, 리믹스 트랙들도 이미 EP로 발매된 바 있다. 이전 트랙들을 다시 싣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순 없지만, 앨범의 구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Bebey]는 오랜 기다림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얼터너티브가 더 이상대안이 아닌 시대가 됐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특별하다. 2008년에 데뷔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트렌드가 쉼 없이 바뀌는 와중에도 뚝심 있게 본인만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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