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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디피알 라이브 - Is Anybody Out There?
    rhythmer | 2020-03-11 | 1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디피알 라이브(DPR LIVE)
    Album: Is Anybody Out There?
    Released: 2020-03-03
    Rating:
    Reviewer: 황두하










    디피알 라이브(DPR LIVE)는 최초 싱글 “Eung Freestyle(응 프리스타일)”을 통해 알려졌다. 그루비 룸(Groovy Room)이 프로듀싱하고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 플로우식(Flowsik), 펀치넬로(Punchnello) 등등, 당시 떠오르던 신예들이 함께한 이 곡의 뮤직비디오가 바이럴(Viral) 되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그도 덩달아 큰 주목을 받았다. 물론, 이후 높아진 주가는 본인의 역량 덕분이었다. 두 장의 EP를 연속으로 발표하며 깔끔한 사운드와 유려한 랩-싱잉 퍼포먼스, 그리고 디피알 크루가 함께 제작하는 화려한 영상미의 뮤직비디오로 장르 팬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더불어 기존의 씬과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독자적인 행보가 더욱 흥미를 유발했다.

     

    그러나 EP에서 보여준 음악적인 한계도 명확했다. 트렌디한 사운드를 세련되게 재현한 데서 더 나아가지 못한 프로덕션과 큰 의미 없이 지나가는 과도한 한영혼용 가사 탓에 듣기 좋은 것 이상의 감흥을 자아내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깔끔하게 잘 마감된 힙합 버전의 이지리스닝 음악 같은 인상이 강했다.

     

    이는 전작 이후 1년 만에 발표한 첫 번째 정규앨범 [Is Anybody Out There?]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트로를 지나 두 번째 트랙 “Geronimo!”에서 심연 아래로 추락한 뒤 이어지는 스킷(Skit)성 트랙 “To Whoever”에서 지난 삶의 과정을 반추하며 내러티브를 진행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그러나 플로우를 채우기 위한 관성적인 표현이 대부분인 영어 가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해 발목을 잡는다. 반대로 간간히 나오는 한국어 가사가 굉장히 재치있다 보니 이러한 점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서 하려던 이야기가 다소 흐려지게 됐다.

     

    같은 크루의 디피알 크립(DPR CREAM)과 디피알 이안(DPR IAN)이 전곡을 책임진 프로덕션은 트랩, 펑크(Funk), 퓨쳐 바운스(Future Bounce), 신스 팝 등등, 블랙뮤직과 블랙뮤직 외의 장르가 안정적으로 어우러졌다. 특히, “Here Goes Nothing”부터 “Disconnect”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특유의 신시사이저 운용과 드라마틱한 변주의 구성으로 우주에서 추락하는 듯한 느낌을 매우 잘 살려냈다. 후반부의 “Kiss Me”, “Neon”, “Legacy” 같은 곡들도 특정한 무드를 조성하는 전형을 따르는 가운데 특유의 개성을 갖춘 사운드로 귀를 사로잡는다. 디피알만의 음악이 완성형에 가까워진 것이다.

     

    다만, 완성도와는 별개로 “Oh Girl”, “Kiss Me”, “Neon” 등의 사랑 노래들은 초반부에서 깔아놓은 앨범의 주제와 다소 벗어나 있디. 지난 히트곡들의 공식을 따라 팬들에게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을 만한 트랙들을 강박적으로 넣어놓은 것만 같다. 주제에 집중했다면 조금 더 몰입도가 올라갔을지도 모른다.

     

    디피알 라이브는 첫 정규작에 본인만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다. 그러나 전작들부터 이어져 오던 아쉬운 지점이 여전하다. 결국, [Is Anybody Out There?]는 세련되게 마감된 사운드만이 남는 앨범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준수하게 잘 빠졌지만, 다 듣고 나면 기억에 선명하게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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