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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차붐 & 리비도 - Hot Stuff 2
    rhythmer | 2021-10-05 | 2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차붐 & 리비도
    Album: Hot Stuff 2
    Released: 2021-07-03
    Rating:
    Reviewer: 남성훈









    차붐(Chaboom)
    과 리비도(Leebido)의 합작 EP [Hot Stuff]는 트랙별로 오브제를 통해 힙합의 전형적인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낸 수작이었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나온 속편 [Hot Stuff 2]는 전작의 규칙을 충실히 따른다. 트랙 순서대로 담배, , , , 집 브랜드였던 오브제들은 스마트폰, , 음식, , 침대로 바뀌었다. 국산 브랜드로 일상성이 부여되어 오히려 신선함을 환기한 것도 여전하다.

     

    하지만 유사한 컨셉의 속편이 쉽게 당면하는 식상함과 거리를 두는 데 성공했다.  "thisisneverthat"을 제외하고 각 트랙의 제목이 두 브랜드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규칙이 살짝 비틀어진 점이 유효했다. 더구나 "CHApaguLEE", "화요봉봉" 등 이미 대중에게 하나의 브랜드로 각인된 조합이어서 억지스럽지 않다. 시너지가 상당한 듀오의 음악이라는 인상이 자연스레 느껴진다.

     

    이러한 오브제 컨셉은 듣는 이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Hot Stuff 2]를 돋보이게 하는 건 내용물이다. 차붐과 리비도의 퍼포먼스, 그리고 마진초이(marginchoi)가 전부 책임진 프로덕션의 잘 짜인 합은 다시 한번 탁월하면서 매력적이다. 전작에서 리비도의 찰진 랩이 우선 이목을 끌었다면, 이번엔 둘의 경쟁 구도를 떠나 차붐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다.

     

    첫 곡 "Z Flip Fold"가 대표적이다. 그라임(Grime) 비트에 어울리는 유려한 플로우 위로 인터넷 밈(meme)과 시의성 있는 이슈를 가볍게 소환하며 뛰어난 랩 스킬과 리리시스트의 면모를 함께 보여준다. 마지막 트랙 "에이스 시몬스"에서 감정이 과잉되며 페이소스를 자아내는 구간에서도 농익은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마진초이의 감각 있는 프로덕션은 각 트랙의 주제와 잘 어우러진다. 스타일의 변화가 연이어 이루어지면서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 루프와 몽환적인 동시에 세련된 사운드의 조합이 일관성 있다. [Hot Stuff 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앨범이지만, 장르적 완성도가 견고하고, 주제를 디테일 있게 담아냈다. 다음이 궁금해지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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