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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홀리데이 - Holy
    rhythmer | 2023-02-17 | 1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홀리데이(HOLYDAY)
    Album: Holy
    Released: 2023-01-23
    Rating:
    Reviewer: 이진석









    VMC
    의 멤버로는 다소 느지막이 합류했지만, 홀리데이(HOLYDAY)는 씬에서 잔뼈가 굵은 프로듀서다. 활동 초기 코홀트(Cohort)와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의 작품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고, 당대의 메인스트림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며 점차 이름을 알렸다. 프레디 카소(Fredi Casso)와 더불어 VMC의 인하우스 프로듀서로 입단한 뒤엔 오디(ODEE), 오이글리(Oygli)와의 협업이나 넉살 등 여러 아티스트의 앨범에 참여했다.

     

    그의 첫 솔로 정규작 [HOLY]의 키워드는확장이다. 데뷔 초부터 무기로 삼았던 스타일뿐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음악적 저변을 넓히고자 한 흔적이 눈에 띈다. 우선, 전반적으로 두텁게 깐 베이스를 강조한 트랩 넘버가 중심을 잡는다. 로파이(Lo-fi)한 사운드 위에 과잉된 전자음이 긴박감을 끌어올리는 “Tag”, 오디(ODEE)와 신스(SINCE)의 타격감 있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Guilty Pleasure”는 홀리데이의 장기가 잘 드러난 트랙이다.

     

    이외에도 칩멍크(Chipmunk) 기법이 사용되어 따스한 질감이 연출된 “Spotlight”으로 앨범을 시작하거나 전형적인 붐뱁의 형식을 따른 “Last Call” , 여러 서브장르를 끌어안으면서도 어느 정도 통일성 있는 질감을 연출하여 일체감이 느껴진다. 앨범의 호스트인 프로듀서가 판을 깔았다면, 다음은 객원의 차례다. 예상외의 조합이 독특한 시너지를 만들어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긴박한 프로덕션에 힘입은 맥대디(Mckdaddy)와 오이글리의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Tag”, 염따의 중독적인 후렴에 이어 큐엠(QM)과 펀치넬로(Punchnello)의 벌스가 속도감 있게 치고 나가는 “ANTI”는 대표적이다. 단독으로 참여한 래퍼들 역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 넉살은 짧지만 탁월한 퍼포먼스로 앨범의 오프닝을 연다. “HOW U FEEL?“에서 평소보다 약간 높은 톤으로 차분히 박자를 밟는 우원재 역시 인상적이다.

     

    이처럼 플레이어 대부분이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지만, 그저 무난함에 그쳐 아쉬운 경우도 있다. 일례로 “Rum and Drum”에 참여한 제이영(J.Yung)과 영 스키(YOUNG SKI)는 칠(Chill)한 기운에 맞춘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나 작품 내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다. 트랙의 구성 역시 약간의 의문이 남는다. 팔로알토(Paloalto)가 목소리를 보탠 “Wavin”의 경우, 개별 곡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으나 텐션이 높은 트랙들 사이에 맥을 끊는 듯한 느낌이 든다.

     

    [HOLY]는 잘 만든 프로듀서 앨범의 공식을 충실히 재현한 듯한 결과물이다. 다양한 스타일을 포괄하면서도 프로듀서의 개성이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트랙 하나하나 사운드에 세심하게 신경 쓴 티가 역력하며, 객원의 배치 역시 설득력 있게 이루어졌다.

    특히 레이블의 마지막을 축복하듯 그간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딥플로우(Deepflow)의 벌스는 앨범 막바지에 뭉클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정규 앨범 단위로는 VMC의 마지막 작품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홀리데이의 성공적인 출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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