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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카모 - Pressure Makes Diamonds
    rhythmer | 2023-03-23 | 1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카모(CAMO)
    Album: Pressure Makes Diamonds
    Released: 2023-02-22
    Rating:
    Reviewer: 황두하









    카모(CAMO)가 처음 주목받은 건 “Life Is Wet”을 통해서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이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 곡이었다. 매력적인 톤을 살린 싱잉랩 퍼포먼스와 미국 메인스트림 블랙뮤직 사운드를 그럴듯하게 구현한 프로덕션의 조화. 특별히 흠잡을 곳 없는 완성도였으나 한계도 명확했다.

     

    트렌드를 재현한 것 이상의 개성을 느끼긴 어려웠다. 여느 힙합 아티스트들처럼 클리셰를 그대로 따른 뻔한 표현의 영어 가사도 아쉬웠다. 2021년에 발표한 첫 EP [Fragile]은 이 같은 카모 음악의 지향점과 단점이 동시에 담긴 작품이었다.

     

    [Pressure Makes Diamonds]는 그로부터 약 2년 만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이다. 첫 트랙그대에게(Six Weeks)”를 들으면, 기대감이 생긴다. 이별 후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가사, 가요와 힙합의 미묘한 경계를 절묘하게 가로지른 멜로디 라인, 보이스 샘플과 어쿠스틱 기타가 주도하는 서정적인 비트가 어우러져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기대감은 다음 곡 “Pressure”부터 바로 꺾이기 시작한다. 영어가 대부분인 가사엔 미국 메이저 힙합에서 들어봤을 진부한 자기과시성 표현으로 가득하다. “그래도”, “Like Me”, “Been Givin’ You” 등의 곡에서 가끔 등장하는 한국어 가사보다 표현 수준도 낮다 보니 전혀 감흥을 느끼기 어렵다.

     

    퍼포먼스마저 대체로 무난하다 보니 집중력이 흐려진다. “Bitchy” “Love Fades”처럼 중독적인 후렴구로 귀를 사로잡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을 상쇄하진 못한다. 게스트의 퍼포먼스와 비교해보면 이러한 단점이 더욱 선명해진다.

     

    “Waterwater”에서 독특한 묘사와 자신의 정체성을 녹여낸 토미 제네시스(Tommy Genesis)“Waiting For You”에서 이건 박재범의 Drive / 게스트로 너만 초대해 / Studio는 비었네 / 둘이서만 go all night yah’라는 라인으로 본인의 근황(?)을 언급한 박재범은 대표적. 이들은 적절한 순간에 등장해 지루함을 환기한다.

     

    트랩(Trap)으로 대표되는 주류 힙합 사운드를 차용한 프로덕션은 완성도가 탄탄하다. 전반적으로 보이스 샘플이 활용되어 일관성이 유지되면서도 트랙마다 다른 분위기가 조성되어 고저가 확실하다. 그중에서도 디 비(Dee B)가 프로듀싱한 뱅어 트랙 “Bitchy” “Waterwater”는 매우 인상적이다.

     

    전자는 보컬 샘플이 타이트하게 운용되면서 형성된 위협적인 기세가 끝까지 이어지고, 후자는 비장한 무드의 코러스와 808드럼이 어우러져 독특한 감흥을 준다. 비슷한 트랩 비트라도 디테일한 악기 활용에 따라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두 곡은 앨범의 중앙에 위치해 분위기를 잠시나마 끌어올린다.

     

    [Pressure Makes Diamonds]에서 정작 아쉬운 건 주인공 카모의 활약이다. 음악적인 센스가 번뜩이는 순간도 꽤 있다. 하지만 진부한 표현과 퍼포먼스 탓에 몰입하기 어렵다. 카모는 오늘날 한국 힙합 씬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예 중 하나다. 그러나 그가 지녔을 잠재력은 첫 정규작에서도 터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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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정원 (2023-03-27 11:58:43, 180.81.20.***)
      2. 글 잘 읽었습니다. 1번트랙 "그대에게" 에서 2번트랙 pressure에서 저는 사운드에서 개인적으로 큰 감흥을 느낀데 반해 아쉽네요. 개인적으로는 아프로비트를 적절히 섞어 꽤좋은수준의 음악적결과물을 만들었다고 생각되네요. 힙합앨범을 평가하실때 클리셰 적인 가사들을 지적하고 번득이고 재미있는 "라인"만 찾는다면, 10년전 타임머신을 타는게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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