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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브라운 - 추 (Yours Truly)
    rhythmer | 2023-09-09 | 2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브라운(BRWN)
    Album: 추 (Yours Truly)
    Released: 2023-07-23
    Rating:
    Reviewer: 황두하









    브라운(BRWN)이라는 이름이 낯설지도 모른다. 그가 활동을 시작한 지는 벌써 5년이 되었다. 그간 EP와 믹스테입, 싱글을 꾸준히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알앤비를 기반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1990년대 한국 가요의 기운을 더해 본인만의 색을 구축해 왔다. 차분하게 멜로디를 밟아나가는 매력적인 음색도 강점이다.

     

    [ (Yours Truly)]는 브라운의 첫 정규작이다. 전곡을 함께 한 프로듀서 욜로돌로-인스(Yolodolo-Ins)는 앨범에 얼터너티브 알앤비의 기운을 가득 불어넣었다. 부유하는 듯한 신시사이저와 808드럼이 공간감을 자아내는 첫 트랙 “I’ll Be Your Friend”부터 익숙한 얼터너티브 알앤비의 향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넘실대는 신시사이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한다. 2010년대 초중반에 유행하던 피비알앤비(PBRNB) 사운드와도 맞닿아 있어 흥미롭다. 그래서 세련된 가운데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적인 맛이 있다.

     

    그중에서도 과장된 신시사이저와 피치를 낮춘 보컬이 어우러지며 상승하는 “Drown”, 잘게 쪼갠 하이햇과 신시사이저, 묵직한 베이스가 뒤엉켜 빠르게 내달리는 “Addicted”, 붐뱁(Boom Bap)을 차용한 타격감 강한 드럼과 브라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Whitney” 등등, 장르 문법 안에서 악기의 운영과 조합에 변화를 주어 완성도를 끌어올린 트랙이 눈에 띈다.

     

    그런가 하면 “Satellite” ‘90년대 한국 가요가 떠오르는 처연한 멜로디 라인이 얼터너티브 알앤비 사운드와 어우러져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후렴구에서 멜로디와 기타 연주가 어우러지는 구간은 매우 강렬하다. 기존 브라운 음악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다.

     

    브라운은 앨범 내내 가까이할수록 멀어져 가는 관계를 토로한다. 평범한 단어를 낯설게 조합해 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포착한 가사가 매우 인상적이다.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 없이 감정을 나열해 조금 불친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마디마다 여백을 두는 멜로디 라인이 가사를 충분히 음미할 만한 공간을 만든다.

     

    비슷한 주제 의식의 곡이 죽 이어지는 가운데 상처만 남은 관계를 중독 상태로 표현한 “Addicted”나 상대에게 닿지 못하고 맴도는 자신을 위성으로 묘사한 “Stellite” 같은 곡이 주의를 환기한다. “오래전부터까지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온 덕분에 지난한 다툼 끝에도 여전히 관계에 대한 희망을 놓지 못하는 마지막 곡 “Maybe”에 이르면 묘한 쾌감이 느껴지며 여운이 남는다.

     

    가녀린 톤으로 위태로운 관계를 노래한 보컬은 사운드와도 무척 잘 어울린다. 한 명의 프로듀서와 일관되게 얼터너티브 알앤비 사운드를 밀고 나간 것이 주효했다. [ (Yours Truly)]을 통해 브라운은 존재감을 확실하게 아로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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