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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Brent Faiayz - Larger Than Life
    rhythmer | 2023-12-06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Brent Faiayz
    Album: Larger Than Life
    Released: 2023-10-26
    Rating:
    Reviewer: 황두하









    브렌트 페이야즈(Brent Faiayz)의 태도는 여타 알앤비 아티스트와 사뭇 다르다. 그 역시 사랑과 섹스를 노래하지만, 사회적인 이슈와 개인의 삶 또한 거침없는 태도로 논한다. 침잠된 무드를 자아내는 프로덕션과 낮고 부드럽게 읊조리는 보컬, 그리고 수위 높은 가사가 어우러진 페이야즈의 음악은 매우 독특한 감흥을 자아낸다. 그렇게 두 장의 정규 앨범과 여섯 장의 EP를 통해 본인만의 음악 세계를 견고하게 구축해왔다.

     

    믹스테입 형식으로 발표한 [Larger Than Life]에서는 기존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유행하던 블랙 뮤직 사운드를 차용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팀발랜드(Timbaland)가 참여해 특유의 보이스 소스와 내레이션으로 분위기를 잡아주는 첫 곡 “Tim’s Intro”부터 앨범이 지향하는 바가 느껴진다.

     

    이외에도 미시 엘리엇(Missy Elliott) “Crazy Feelings”에서 코러스를 따온 “Last One Left”, 켈리스(Kelis) “Caught Out There”을 샘플링해 넵튠스(Neptunes)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Best Time”, (Rome) “I Belong To You(Every Time I See Your Face)”의 후렴구를 피치 다운하여 삽입한 “Belong To You” , 곳곳에서 복고적인 향을 느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착 가라앉은 분위기의 프로덕션과 페이야즈의 차분한 보컬로 과거의 사운드를 재해석하여 2010년대 전과 후의 알앤비가 하나로 융합된 것만 같다. 그중에서도 마치 스크래치처럼 들리는 독특한 소스, 무거운 베이스와 타격감 강한 드럼이 어우러진 비트 위로 풍성한 코러스가 얹힌 “Forever Yours”는 앨범의 백미다.

     

    페이야즈가 [Larger Than Life]에서 지향하는 바는 확실해 보인다. 덕분에 그가 후렴만 맡은 “Outside All Night”, “Upset”, “On This Side” 같은 곡도 주객전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음악 세계에 새로운 인물들 초대한 느낌이다. 다만, 에이샙 라키(A$AP Rocky)를 제외한 래퍼들은 평이한 플로우로 일관하는 탓에 감흥을 깎는 요인이 됐다.

     

    가사 면에선 전보다 유쾌한 태도로 사랑과 삶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Outside All Night”, “Upset” 등의 곡에서는 래퍼처럼 화려한 라이프 스타일을 과시하기도 한다. 밤을 즐기는 여성과 집착하는 남자친구의 통화를 유쾌하게 풀어낸 스킷 “Big Mad Skit”은 앨범의 주제를 관통하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아준다.

     

    그만큼 [Larger Than Life]의 페이야즈는 한결 가벼워 보인다. 복잡한 문제에 얽매이기 보다는 현재의 삶을 충실히 즐기는 듯하다. 믹스테입이란 형식 속에서 자신이 과거에 영향받은 음악을 자유롭게 풀어낸 것도 이러한 태도의 연장으로 읽힌다. 과거와 현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엮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매우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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