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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Kehlani - Crash
    rhythmer | 2024-07-05 | 1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Kehlani
    Album: Crash
    Released: 2024-06-21
    Rating:
    Reviewer: 장준영









    켈라니(Kehlani) [Cloud 19](2014), [You Should Be Here](2015)를 연달아 내놓으며 대중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벌써 10년이 되었다. 그사이에 수많은 곡에 참여하여 곡에 활기를 더했고, 꾸준히 정규도 내놓았다. 이제는 온몸의 수많은 문신만 봐도 구분되는 것처럼 목소리만 들어도 구별되는 개성을 지닌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켈라니는 그동안 일관되게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주로 구사하며 자신의 영역을 견고하게 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Crash]로 성역을 좀 더 확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After Hours"가 대표적이다. 니나 스카이(Nina Sky) "Move Ya Body”를 샘플링하여 클럽튠을 조성해 냈다. "Tears"에선 오마 레이(Omah Lay)와 함께 아프로비츠(Afrobeats)의 틀에서 짜임새 있는 사운드 구성과 연출을 선보인다.

     

    "Crash"에선 디스토션 걸린 공격적인 기타 스트로크에 어울리는 시원한 고음을 통해 폭발적인 가창을 들려준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변주가 인상적인 트랩 소울 "What I Want" [SweetSexySavage](2017)의 여러 곡을 다시 떠올리도록 하는 신기한 곡이다. 전체적으로 완성도에서 큰 편차 없이 괜찮은 프로덕션과 여전히 매력 넘치는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다만 정규보단 컴필레이션과 유사한 모습이다. 앨범으로서 유기적이고 매끄러운 구성을 취하지 못하고, 여러 스타일이 파편처럼 끊임없이 나열된다. 대부분의 곡이 단절되면서 답답한 전개가 계속된다. 가장 의아한 순간은 "Bettet Not"부터 "Tears"까지의 중반부다. 맥락과 흐름과 관계없이 곡이 배치된 탓에 돌출되고 어우러지지 못하는 순간이 자주 연출된다.

     

    베이스로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한 "Sucia"의 앞뒤로 비트를 잘게 쪼갠 밝은 기조의 "8"과 컨트리를 표방한 "Better Not", 아프로비츠 곡인 "Tears"를 이어 붙였다. 색채가 진한 곡이 연달아 등장하면서 어느 곡도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하고 부딪히며 몰입을 방해한다.  

     

    특히 "Better Not"은 아르페지오 주법과 함께 슬라이딩 기타 소스, 베이스 드럼의 사용, 후렴구에서의 합창과 곡 전개까지 컨트리의 장르적 전형성을 재현한다. 보컬 역시 프로덕션에 맞게 담백한 가창을 택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가 무색하다. 퍼포먼스에서의 강점이 모두 사라지고 여느 컨트리 아티스트의 기시감만 늘어났기 때문이다.

     

    [Crash]는 음악적인 외연을 확장하려고 했던 켈라니의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하지만 공간을 확장한 만큼 효과적인 선택과 배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시도에 그쳤다. 10주년을 기념하기엔 아쉬운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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