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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재키 와이 & 방달 - MOLLAK
    rhythmer | 2025-08-13 | 2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재키 와이 & 방달
    Album: MOLLAK
    Released: 2025-07-01
    Rating:
    Reviewer: 황두하









    [MOLLAK]은 재키 와이(Jvcki Wai)가 약 7년 만에 발표하는 앨범 단위의 결과물이다. 에이오엠쥐(AOMG)와 계약한 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가 이번에 택한 파트너는 프로듀서 방달(vangdale)이다. 최근 레이지(Rage)와 하이퍼 팝(Hyper Pop)의 유행이 계속되면서, 일렉트로닉의 요소를 뾰족하게 살려 아예 장르의 경계를 넘어가는 음악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Mollak]은 이러한 흐름에 있는 작품이다.

    앨범의 사운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빠른 템포의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점철되어 있다. 흥미로운 건, 신시사이저의 질감이나 사운드의 구성이 2000년대 초중반에 유행하던 댄스 음악들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을 세련되게 재해석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조악함도 그대로 재현한 인상이다.

    메인 신시사이저의 질감이 다소 구시대적인 “1 Coin”과 베이스라인과 신시사이저 멜로디의 조화가 성기게 느껴지는 “Bungaetan” 같은 곡은 대표적이다. 보이스 소스를 디지털 가공해 신시사이저처럼 활용한 “Choom”, 신시사이저가 은은하게 넘실대는 “Necrophilia”처럼 프로덕션이 인상적인 곡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한 구성과 뻔한 사운드가 발목을 잡는다.

    랩도 아쉽다. “GG”나 “Choom”처럼 리듬감을 살려 랩에 가깝게 뱉을 때는 특유의 개성이 살아난다. 그러나 “1 Coin”, “Narak”처럼 멜로디의 결을 살려 노래에 가까워질수록 지루해진다. 오토튠 등을 입혀 디지털 가공한 보컬과 단순하고 직선적인 멜로디 흐름이 마치 1990년대 댄스 가요의 여성 보컬들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마치 과거의 음악을 코믹하게 패러디한 것 같아서 집중하기가 어렵다.

    내면의 우울 등 정신적인 취약함을 드러내는 가사는 뜬금없이 들이미는 유머와 섞여 흥미로운 순간을 만들어낸다. 그중에서도 첫 트랙 “GG”는 ‘용기와 기백 랩하는 기계 / 그녀는 lucky star 수많은 nonsense’ 같은 가사로 유명세를 피해 도망친 지난날을 회고하며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개성이 중요하다 하면서도 획일화된 길을 쫓는 씬을 고발하는 “Choom”도 인상적이다. 다만, “Narak”, “Ms. Menhera”처럼 온라인에 떠도는 밈을 그대로 재생산한 곡들은 아쉽다.

    재키 와이는 감각적인 싱잉 랩과 특유의 작법이 돋보이는 가사로 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 아티스트다. 그와 비슷한 스타일의 래퍼를 양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그래서 많은 장르 팬들이 복귀를 기다려 왔던 것이다.

    그러나 [MOLLAK]은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간혹 번뜩이는 표현으로 그만의 감각을 보여주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진부하다. 복고적인 사운드를 차용하는 것 자체가 목적으로 느껴지는 프로덕션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기 어렵고, 재키 와이의 싱잉 랩은 오히려 촌스러움을 배가한다. 단순히 유행하는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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