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비프리 - FREE THE MANE 3 “FREE THE MANE VS B-FREE”
- rhythmer | 2025-12-16 | 3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Artist: 비프리
Album: FREE THE MANE 3 "FREE THE MANE VS B-FREE"
Released: 2025-10-03
Rating:



Reviewer: 남성훈
2010년 첫 정규앨범을 발표했던 비프리(B-Free)는 2020년 프로덕션과 랩의 시너지가 전례 없던 강력한 감흥을 선사한 [Free The Beast] 이후로는 독특하게 시리즈 앨범으로만 솔로 앨범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Free The Beast 2]와 [Free The Beast 3 B-Free VS Korea]는 여러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흥미로운 수준에서 흩어지는 가사와 산만한 프로덕션의 조합은 견고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2023년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인 [Free The Mane "End Of Amen"]은 상당히 주목할만했다. 래퍼로서 크게 주목받기 때문에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그의 비트메이커, 프로듀서로서의 강점이 잘 드러난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전성기 배드 보이 레코즈(Bad Boy Records)를 연상시키는 세련되면서 소울풀한 진행의 비트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다만, [Free The Mane 2 "Free The Mane VS 최승로"]로 이어진 괴이한 콘셉트를 살리지 못한 가사와 편차가 큰 래핑 때문에 시리즈의 당위가 약해지기도 했다.
이후 1년 만에 나온 [Free The Mane 3 "Free The Mane VS B-Free"]는 시리즈 최고작이면서, 그 자체로도 단연 흥미로운 힙합 앨범이다. "FTM3 Intro"에서 "네르갈"까지 이어지는 초반부터 비트만으로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한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악기와 멜로디를 쌓아 단순한 루프(Loop)를 듣는 듯한 흥겨움을 주지만, 그 사이에 지속적으로 신선한 사운드와 장르 요소들을 계속 찾게 되는 감각적 비트의 완성미는 놀라운 수준이다. 급작스러운 랩 록(Rap Rock) "욕심쟁이" 이후 어반 알앤비(Urban R&B) 질감을 녹여낸 트랙들로 전환도 자연스럽다. 다양한 스타일의 구현에도 프로듀서로서의 고유함과 장악력이 느껴진다.
정점은 "개천절"에서 "인터넷은 너의 친구가 아니야 / 폭설"까지의 후반부다. 강렬한 붐뱁(Boom Bap)과 로파이(Lo-Fi) 사운드가 명확히 구분되면서 동시에 교차하고, 묘한 악기 멜로디가 치고 빠지면서 만드는 감흥이 예사롭지 않다.
그간 시리즈의 약점으로 여겨진 가사와 래핑도 완성미를 높였다. 다행인 점은 시리즈의 기조를 해치지 않고 유지했다는 점이다. 최승로를 암살하기 위해 과거로 향했다가 과거에 갇히고, 비프리를 만나 대결한다는 즉흥적이고 반서사적인 콘셉트는 사실 앨범의 감상에 별반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Free The Mane 3 "Free The Mane VS B-Free"]는 그간 비프리가 보여준 행복한 삶을 위한 각자의 태도, 이를 둘러싼 제도권을 향한 분노가 주제의식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담겨있고, 일상성이 주는 애환도 잘 살렸다. 즉흥적으로 의외의 단어를 뱉어내는 듯 이어가는 라임도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정돈되어 있다. 그의 천부적이라 할 수 있는 박자 감각도 전혀 녹슬지 않고 랩을 듣는 재미를 채워준다.
[Free The Mane 3 "Free The Mane VS B-Free"] 이후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연작으로 읽히는 총 여섯 장의 솔로 앨범을 나열했을 때, [Free The Mane 3 "Free The Mane VS B-Free"]는 [Free The Beast] 이후 계속된 아쉬움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주는 꽤 괜찮은 마무리다. 무엇보다 비프리가 보여줬던 음악적 재능이 뻔하지 않은 모양으로 잘 발현됐다는 점은 그의 다음 앨범을 다시 기대하게 한다.37
-

-

- Gomgomi (2025-12-16 14:18:56, 115.86.255.***)
- 국힙 뮤지션들은 비프리 앞에 다 대가리 박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