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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식케이 - 6SEOUL
    rhythmer | 2026-03-12 | 5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식케이(Sik-K)
    Album: 6SEOUL
    Released: 2026-02-25
    Rating:
    Reviewer: 황두하









    식케이(Sik-K)는 커리어 내내 당시 유행하는 메인스트림 사운드를 빠르게 받아들여 왔다. 작년 릴 모쉬핏(Lil Moshpit)과 가요를 샘플링해 레이지(Rage)로 탈바꿈한 시도로 장르 팬들의 호평을 받았던 [K-Flip]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전과 달리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해 냈다는 점이다.

    네 번째 정규 앨범 [6SEOUL]은 그간의 흐름에서 살짝 벗어난 작품이다. 힙합 앨범이라고 칭하긴 어렵다. 느릿한 템포 위로 공간감을 자아내는 신시사이저와 보이스 샘플을 활용한 멜랑꼴리하고 몽환적인 프로덕션으로 얼터너티브 알앤비 장르를 구현해냈다. 2010년대의 드레이크(Drake), 파티넥스트도어(PARTYNEXTDOOR), 위켄드(The Weeknd) 등이 떠오르는 사운드다. 최신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취향의 한 부분을 앨범 단위로 확장한 듯한 인상이다.

    무엇보다 완성도가 근사하다. 시종일관 일렁대는 신시사이저와 묵직한 808 베이스, 독특한 소스들이 어우러져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곡이 진행될수록 악기를 쌓이면서 도회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느끼는척하지마”, 변주와 함께 보컬의 피치를 내린 후반부가 인상적인 “M.I.A”와 “somesomesome x3”, 밝은 질감의 신시사이저로 레이지의 느낌을 차용한 전반부에서 중간의 내레이션을 기점으로 침잠되는 “That Is Me”는 주목할 만한 곡들이다.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곡마다 다른 악기를 활용하고 사이사이 변주를 가미해 분위기를 적절히 환기한다.

    “Player”는 앨범의 백미라 할 만큼 인상적이다. 신시사이저와 보이스 소스가 묘하게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운데 식케이와 크러쉬(Crush)의 상반되는 톤의 보컬이 어우러져 균형을 이룬다. 의심하는 연인에게 구애하는 가사의 표현도 뛰어나다. 박정현의 “P.S. I Love You”에서 한 구절을 샘플링해 피치를 올려 중간에 삽입했다. 원곡의 가사와 멜로디가 곡에 자연스레 묻어나서 흡입력을 높인다. [K-Flip]에서 했던 것처럼 가요를 샘플링해 현재의 사운드로 재구성한 감각이 돋보인다.

    가창도 랩보다는 노래에 더 가까워졌다. 멜로디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면서도 랩처럼 라임을 빼곡히 채워 리듬을 밀고 당기는 솜씨가 탁월하다. “Better”, “Namsan Tower”, “Toxick” 같은 곡들은 대표적이다. 특히, “Namsan Tower”에서 급격하게 톤을 올려 노래하는 순간은 매우 인상적이다. 건조하면서도 허스키한 톤은 프로덕션의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랩보다 노래하는 식케이가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다.

    앨범에 몰입되는 것은 가사 덕분이기도 하다. 식케이는 사랑의 여러 가지 단면을 포착해 구체적인 묘사와 감정 표현으로 풀어놓는다. 그가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연인이 사랑을 나누는 순간이다. “느끼는척하지마”, “마법”, “M.I.A”, “somesomesome x3”, “Namsan Tower” 등, 모두 섹스를 노래하면서도 상이한 표현과 상황 설정으로 듣는 재미를 더했다. 이 밖에도 연인에 대한 애증을 토로하는 “Toxick”, 떠난 연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That Is Me” 같은 곡들도 흥미롭다.

    다만, ‘트랩’을 키워드로 자기 과시를 늘어놓는 “Trap”은 완성도와는 별개로 앨범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는 듯하다. 그래서 “Places & Exes”가 마지막 곡이고, “Trap”은 보너스 트랙처럼 느껴진다.

    [6SEOUL]에서 식케이는 스펙트럼을 확장하기보다는 하나의 색에 집중했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유효했다. 일관되고 탄탄한 프로덕션과 본인이 가진 장점과 역량을 살린 노래, 특유의 표현이 두드러지는 가사의 삼박자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기존의 음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이뤄낸 성취라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 [K-Flip]으로 격상한 위상을 다시 한번 공고히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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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이름이무얼까 (2026-03-13 00:09:34, 211.234.234.***)
      2. 앨범 풀로 돌리면서 나쁘지 않다는 느낌은 들었는데 리드머 4점을 받을만큼의 명반이었는지는 모르겠음.. 그래도 싱잉 앨범으로 괜찮다는 전체적인 리뷰는 공감되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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